▲ 여호사밧과 아합 왕 앞에 선 예언자 미가야 ⓒGetty Image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내게 와서 배우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진정으로 말씀 배우기를 원하고 또 청하면 우리 각자가 마음에 새겨놓았던 기준들이 하나하나 사라져가게 됩니다.

마음에 새겨놓은 이 기준들 때문에 우리는 평안을 누리지 못했고, 스스로를 괴롭혀 오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 기준들을 얼마든지 마음에서 파낼 수 있도록 안내하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깊숙이 기준을 새겨놓았을지라도 파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움푹 파내어진 자리에 다시 온전한 새 살이 돋아나도록 치유하십니다. 이 치유의 결과가 바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그리고 누려야 할 평안입니다. 이 평안을 날마다 누리게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대림절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새롭게,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절기가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세례 요한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빛의 증언자로, 예수님을 기대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릇 안이 비어 있어야 음식을 담을 수 있듯이 우리 자신을 비워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비워져야 주님의 빛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빛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역대하 말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비워야 함에 대한 깨달음을 저와 성도님들이 얻게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본문에는 두 왕이 나옵니다. 남유다의 왕인 여호사밧과 북이스라엘의 왕인 아합입니다. 그리고 본문은 두 가문이 혼인함으로 인척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합니다.

인척관계를 맺고 몇 해 뒤 여호사밧이 아합을 만나러 갔을 때 아합이 이런 제안을 합니다. “길르앗 라못을 칩시다!” 2절 말씀이죠. “이 년 후에 그가 사마리아의 아합에게 내려갔더니 아합이 그와 시종을 위하여 양과 소를 많이 잡고 함께 가서 길르앗 라못 치기를 권하였더라.”

열왕기상 22:3-4의 말씀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3 이스라엘 왕은 자기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길르앗에 있는 라못은 우리 땅인데도, 우리가 그 땅을 시리아 왕의 손에서 다시 찾아올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소. 경들은 이것을 알고 있었소?” 4 그리고 그는 또 여호사밧에게도 말하였다.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나와 함께 올라가시겠습니까?””

아합이 이처럼 자신 있게 시리아로부터 땅을 찾아오자고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열왕기상 20장의 본문을 보면 아합과 북이스라엘 군대가 몇 배나 되는 시리아의 군대를 두 차례나 무찌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런 승리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호사밧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여호사밧이 대답하되 나는 당신과 다름이 없고 내 백성은 당신의 백성과 다름이 없으니 당신과 함께 싸우리이다 하는지라 여호사밧이 또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먼저 여호와의 말씀이 어떠하신지 오늘 물어 보소서 하더라.”

역대하 본문을 보면 여호사밧 왕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왕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대하 17:3-6 “3 여호사밧이 왕이 되면서부터, 그의 조상 다윗이 걸어 간 그 길을 따랐으므로, 주님께서 여호사밧과 함께 계셨다. 여호사밧은 바알 신들을 찾지 아니하고, 4 다만 그의 아버지가 섬긴 하나님을 찾으며, 그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고, 이스라엘 사람의 행위를 따르지 않았으므로, 5 주님께서는 여호사밧이 다스리는 나라를 굳건하게 해주셨다. 온 유다 백성이 여호사밧에게 선물을 바치니, 그의 부귀와 영광이 대단하였다. 6 그는 오직 주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살기로 다짐하고, 유다에서 산당과 아세라 목상을 없애 버렸다.”

여호사밧은 자신의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왕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합이 자신감이 충만해서 제안을 했을 때도 먼저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합은 어떻게 합니까? “5 이스라엘 왕이 이에 선지자 사백 명을 모으고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길르앗 라못에 가서 싸우랴 말랴 하니 그들이 이르되 올라가소서 하나님이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붙이시리이다 하더라.”

이렇게 선지자 사백 명이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붙이시리이다 하더라.”고 말했음에도 여호사밧은 재차 아합에게 묻습니다. “6 여호사밧이 물었다. “우리가 물어 볼만한 주님의 예언자가 여기에 또 없습니까?””

우리가 읽지는 않았지만 6절 이후에 미가야라는 선지자가 등장합니다. 북이스라엘의 왕인 아합은 미가야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7 그는 내게 대하여 좋은 일로는 예언하지 아니하고 항상 나쁜 일로만 예언하기로 내가 그를 미워하나이다.”

아합이 미가야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음에도 여호사밧은 ‘그런 말 하지 마소서.’라고 하며 하나님이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역대하 20장 13절 이하에 나오는 미가야의 대답입니다. “13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만, 나는 다만 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만을 말하겠습니다.” 14 그가 왕 앞에 나오자, 왕이 그에게 물었다. “미가야는 대답하시오. 우리가 길르앗의 라못을 치러 올라가는 것이 좋겠소, 아니면 내가 그만두는 것이 좋겠소?”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올라가십시오. 승리는 임금님의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임금님의 손에 넘어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15 그러나 왕이 그에게 다시 말하였다. “그대가 주님의 이름으로 나에게 말을 할 때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누차 일렀는데, 내가 얼마나 더 똑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하겠소?” 16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이산 저산에 흩어져 있습니다. 마치 목자 없는 양 떼 같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들에게는 인도자가 없다. 제각기 집으로 평안히 돌아가게 하여라’ 하십니다.” 17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그는 나에게 늘 길한 것은 예언하지 않고, 흉한 것만을 예언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미가야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여호사밧과 아합은 예언을 무시하고 전장에 나갑니다. 결국 전장에서 여호사밧은 가까스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목숨을 건지고 아합은 미가야의 예언대로 목숨을 잃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호사밧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비결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살아야 한다.” 저와 성도님들이 주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살기를 원합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주님의 뜻은 우리의 기준과 지식과 상식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이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약의 본문을 보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시키시기도 합니다.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전쟁을 만류하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패하는 일은 군대, 무기, 장수의 통솔력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달려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뜻과 기준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난 수요일 한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1층 복도 리모델링 공사를 당분간 미루기로 했습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우리의 신앙 상태를 점검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하게 되면 우리 마음속에 각자의 기준들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준을 고집하려고 하게 됩니다. ‘아~ 이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강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이런 강한 마음의 기준 때문에 의견을 나누어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한 방향으로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요. 소수의 다른 의견을 낸 성도님들은 ‘내가 무시당했다.’고 느끼게 됩니다. 교회가 분열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겠죠. 하나하나 작은 균열들이 쌓이다보면 결국 언젠가는 큰 균열이 생깁니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 그 일이 크건 작건 상관없이 동일하게 우리는 긴장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결정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은 안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합리적인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럴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하려 할 때 안정과 합리성이 우리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물어야 합니다.

교회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공동체입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어리석게 느껴질지라도, 우리 자신의 기준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마음에 새겨놓은 기준을 파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는 결정의 방식을 다수결이 아니라 ‘제비뽑기’로 했습니다. 수요일에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성도님들이 이 일을 위해 몇 달 전부터 기도해왔기에 멈추어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하겠습니다. 기도하지 않았다면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거 ‘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비뽑기의 방식을 결정한 근거는 잠언 16:33 “33 제비는 사람이 뽑지만, 결정은 주님께서 하신다.” 는 말씀이었습니다. 실제로 구약에서는 사람이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이 제비뽑기의 결정에 공동체가 순종했습니다.

왜 순종했을까요? 주님께서 결정하신 일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성도님들이 기도했기에 이 결정에 마음으로까지 따르게 된 줄로 믿습니다.

제비뽑기의 결정에 따라 리모델링을 미루게 되었습니다. 알맞은 때에 우리가 합심으로 더 힘을 합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안정이나 합리성이 우리의 기준이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는 하나님이 멈춰서라고 하시면 아무리 좋은 조건이어도 멈춰서고 나아가라고 하시면 아무리 악조건이어도 나아가겠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아야합니다. 멈추어 설 때와 나아갈 때는 하나님이 정해주십니다. 우리 자신을 비울 때 이 하나님의 싸인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예언자가 또 없습니까?” 400명이나 되는 예언자의 말을 듣고도 여호사밧은 진실 된 한 사람의 예언자를 찾습니다. 오로지 미가야만이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드러냈습니다. 미가야처럼 우리 초도제일 믿음의 공동체가 온전하신 하나님의 뜻만을 드러내는 예언자적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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