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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 해도 흐뭇한 관계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1.03 16:06
▲ 승천하는 엘리야와 이를 지켜보는 엘리사 ⓒGetty Image
보라 야훼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예언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버지들의 마음을 그 자녀들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의 아버지들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이는 내가 와서 저주로 그 땅을 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말라기 4,5-6)

이 본문 바로 앞 절에는 모세가 전한 야훼의 법을 기억하라는 권고가 나오고, 이어서 예언자 엘리야가 언급되니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법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예언의 임무입니다. 예언자들의 비판은 법으로부터 멀어진 개인과 사회를 다시금 하나님의 법 앞에 세우고 법을 지키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법이 제대로 지켜지는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굉장히 딱딱하고 인정 없고 숨 막힐 것 같을까요? 그것은 법이 어떻게 이해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성서의 법은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규정하고, 그 핵심 목표는 사랑과 돌봄을 촉진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법이 금하는 것은 사람을 해치는 일체의 행위들입니다.

그러므로 그 법은 사랑의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언자들의 통렬한 비판들은 이 땅에서 사랑이 자취를 감추고 대신 폭력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꼭집어서 엘리야인가요?

엘리야를 하나님께서 보내시기로 하셨다면, 무엇보다도 그것은 그가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자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시대적 상황을 돌이킬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을 돌이켜 법에 귀 기울이게 할 수 있을까요? 엘리야는 주로 심판의 말씀을 선포하던 예언자들과 달리 아합에게 맞서 행동하던 예언자입니다. 그의 어떤 행동이 그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본문은 시대 상황을 독특하게 묘사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등을 돌리고 적대합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인 가족의 해체가 시대를 대변합니다. 세대 간의 갈등이 근래의 일은 아니겠지만, 전통적 규범들이 작동하던 과거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갈등의 폭이 작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위 본문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지는 모르지만 모든 관계들의 토대가 파괴되었다고 할만큼 심각한 시대상황이 올 것입니다.

사회란 관계들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상황은 사회가 무너졌음을 뜻합니다. 엘리야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사회적 관계들을 재건할 것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말하기 어려워도 그 회복과 재건은 하나님도 저주와 심판의 손길을 거두시게 할 그런 일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몸과 몸이 부르는 생각만해도 흐뭇한 관계들입니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회개를 외친 요한에게서 엘리야를 보셨습니다. 그가 외친 세례는 무엇입니까? 욕심을 절제하고 불쌍한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엘리야가 귀 기울이게 만들 법의 내용입니다. 그러한 마음과 행동이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게 사는 새해를 맞는 오늘이기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고 감사드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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