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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례 LG트윈타워 해고 청소노동자, “신앙으로 버티고 있다”31일째 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촉구하며 농성중인 LG트윈타워 해고청소노동자들
권이민수 | 승인 2021.01.16 16:50

“가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시고 추운 데서 고생하시는 분들 얼굴 한번 보고 고생하신다고 말하고 가려고 하는데 이래도(막아서는 행위) 되는 거에요?”

▲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일방적인 해고에 항의하며 로비에서 31일째 농성중이다. ⓒ권이민수

1월15일(금) 오후 5시 수많은 인파가 모인 여의도 LG트윈타워 현관에서 한 연대인의 원통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곧 서러움에 북받친 듯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도 했다. “언니(청소노동자)를 만나러 왔다.”는 그는 결국 언니를 마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당일은 한파가 많이 누그러지긴 했어도 외부 활동을 하기엔 여전히 추운 날씨였다. 그럼에도 15일 기준 31일째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 금속 노동조합’과 같은 노동단체,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같은 정당 청년 모임 등 다양한 연대자들이 모여들었다.

“밖에도 연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으니 일단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추운 날씨에 건강하게 계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정승윤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경기도당 부위원장)

하지만 건물을 봉쇄하고 막아선 보안용역들로 인해 이들의 바람은 성사되지 못했다. 연대인을 막아서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다보니 퇴근하려던 LG직장인들이 건물 밖을 나서지 못해 로비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경찰 인력도 동원됐다. 그러나 연대인의 방문을 ‘집회’로 규정하고 ‘해산 명령’만 내릴 뿐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경찰의 모습에 “경찰은 대기업의 편이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연대인들도 있었다. 현장에 나와 있던 경찰측에 다가가 경찰의 입장을 물었으나 “바쁘니 나중에 오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해고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안용역들의 폭력, 도를 넘었다

내부 청소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떨까?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었으나 기자도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15일 늦은 밤 전화통화를 통해 내부에 있는 청소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부에서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김점례 씨는 “농성장의 상황이 열악하고 어렵다.”고 토로했다. 식사의 경우 청소노동자들에게는 건물 내 구내식당 이용이 거절됐다. 김 씨는 “식당에 밥 먹으러 갔다니 식당 측에서 하는 말이 청소노동자에게는 식사를 판매하지 말라고 했다. 연대인이 전달해 준 밥이라도 식당에 앉아서 먹으려고 했지만 그 마저도 거절돼 로비 바닥에 앉아 먹어야 했다. 후에 사측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로비에서 밥해먹는다.’며 언론에 뿌렸더라.”는 증언을 전했다.

청소노동자들의 잠자리도 쉽지 않긴 마찬가지다. 대리석 바닥 위에서 잠을 청하다보니 춥고 딱딱하다. 60대 이상의 여성들인 청소노동자들에겐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한겨울의 추위가 밀어닥쳤던 1월 1일 사측은 전기를 차단하고 난방을 끊었다.”고 했다. 그 바람에 청소노동자들은 전기와 난방도 없이 그 추위를 견뎌야 했다. 보안용역들이 연대인들이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마련한 밥을 엎어버리거나 가족들이 가져온 초코파이와 우유도 빼앗아 밖에 내팽게치기도 했다. 김 씨는 보안용역들이 청소노동자들을 향해 “나가서 주워 먹으라.”고 했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황이 어렵지만 김점례 씨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에 힘입어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김 씨는 “하나님은 우리의 신음소리까지도 다 듣고, 알고, 보고 계신다고 하니 그 믿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상황이 이렇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지만, 그래도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싶어서 아침이면 로비에 앉아 새벽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말도 남겼다.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조합원 한분, 한분 다치지 않고 건강할 수 있기를 위해서 기도한다. 무엇보다 고용승계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수님이 왜 가난한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없는 자들의 편에 서셨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죄도 없으시고 흠도 없으신 그 분이 병든 자, 가난한 자를 위해 이 땅에 오셔서 태어날 때 마굿간 구유에 누워계셨다는 성경의 말씀을 묵상하는데 요즘 생각하면 할수록 맘이 저리다.”(김점례,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김 씨는 “중보자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하다.”며 “한 달이 넘게 농성중이지만, 사측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그래서 답답하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 고용승계가 잘되고 건강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 농성중인 해고노동자들을 방문한 연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보안용역들이 출입문을 폐쇄한 통에 LG직원들이 퇴근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권이민수

LG그룹 일가족의 만행

지난해 12월 16일부터 LG트윈타워 건물 로비에는 ‘고용승계’을 요구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장이 32일째(16일 기준) 지속되고 있다. 연말 연초의 설렘도,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든 한파도 이들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LG트윈타워의 건물 관리를 담당하는 업체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하청업체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을 통해 청소노동자를 고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30일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수아이앤씨와 계약을 종료했다. 사실상 지수아이앤씨에 소속됐던 청소노동자에겐 해고통보나 다름없었다.

청소노동자들은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집단 해고”라고 주장한다. 지난 2019년 10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관리자 갑질, 근무시간 꺾기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LG그룹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고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 씨와 구훤미 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나눠 소유한 회사다. 구미정 씨와 구훤미 씨는 회사 설립 당시 2억 5000만 원씩 총 5억 원을 투자했으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여 년간 207억 원 이상의 배당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등으로 논란이 커짐에 따라 이들은 지수아이앤씨 매각을 결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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