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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에 대한 감리회 전망” 세미나 열려차별 앞장서는 감리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권이민수 | 승인 2021.01.22 14:36
▲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의 주관으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감리회 전망” 세미나가 광화문 감리본부 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권이민수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던 한파가 지나고 겨울을 보내는 비가 조금씩 내리던 1월 21일.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의 주관으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감리회 전망” 세미나가 광화문 감리본부 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세미나는 1월 21일과 2월 4일 총 2차로 준비됐으며 당일 1차 세미나의 주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헌법과 신학적 고찰’이었다.

코로나 전파 위험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세미나는 줌(ZOOM)과 유튜브를 활용한 온라인 송출로 진행됐다.

기독교대한감리교회는 지난해 인천퀴어축제에서 축복을 했다는 이유로 2년 정직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 사례부터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표명까지 성 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어 많은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감리교가 왜 이렇게 됐나”

세미나 사회자는 좋은친구 교회의 신동근 목사가 맡았다. 시작은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의 대표인 이영호 목사의 기도로 시작됐다. 이 목사는 “우리는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지만 예수님의 뜻을 쫓아가고자 한다”며 “이 시간이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더불어 그는 “이동환 목사 재판을 보며 감리교가 왜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하는 감리교 강정 수정과 차별금지법 제정, 차별받는 다양한 소수자를 위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위한 여정에 함께 하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세미나에는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의 인사말 시간도 있었다. 장 의원은 줌을 활용해 그가 대표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설명과 발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장 의원은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선택해야 되거나 논쟁이 있어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딛고 넘어가야 하고 만들어야 하는 안전장치다.”라고 했다.

또 “완전하게 차별이 없어지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차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더욱 우리가 이 사회에 녹아있는 차별과 시혜와 불평등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적이고 법적인 제도 장치를 통해 차별을 다루자”고도 말했다.

그는 인사말을 마치며 “차별금지법에 있어서 법적인 고찰은 당연한 것이고 격렬하게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에 계신 분들의 논리와는 달리 이 자리가 종교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사랑과 차별을 철폐하자는 가치가 차별금지법이라는 제도적 가치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고견을 나누는 자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를 법 제정의 과정에서 큰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잘 받아 놓겠다”는 말도 남겼다.

차별금지는 헌법이 명시한 권리

이후 발제 시간이 이어졌다. 첫 번째 발제는 건국대 한상희 교수의 ‘헌법의 눈으로 본 차별금지법’이었다. 한 교수는 “차별금지법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헌법에서 이미 모든 사람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그래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이 헌법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 영역과 민간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오늘날 희미해졌다. 헌법에 이미 고용, 교육, 종교, 서비스, 혼인과 가족 등 다양한 영역을 규정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규정하는 민간영역은 순수한 의미에서 민간 영역이 아니다. 그 외 수없이 많은 법안이 규율하고 있다”고도 했다. 차별금지법이 민간 영역을 지나치게 침범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한 교수는 그 외에도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의 다양한 주장을 법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반박해 나갔다.

그는 “종교의 영역에서 이야기되는 규범과 세속국가에서 이야기되는 규범은 서로 이야기되고 보완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서로 대립하기도 하는 관계다. 그러나 종교적 규범이나 가치 지향점을 바로 세속 법에 적용할 수 없다. 종교상의 교리가 있다고 한다면 한번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종교적 가치를 세속법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그동안 차별금지법에 관한 논란을 지켜보며 답답했던 게 상당히 열심히 일하는 법학자조차도 종교와 세속적 영역을 구별 못하고 있다. 종교 규범이 세속 규범을 건드리게 되면 반대의 상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지나치게 종교적 관점에만 매몰돼 차별금지법을 무조건 반대하는 이들을 향한 조언을 함께 남겼다.

구약성서의 다성성

두 번째 발제는 ‘성서해석의 빛에서 보는 차별금지법’이었다. 마이크는 미연합감리교회의 유연희 교수가 잡았다. 유 교수는 계약법전과 신명기법전이 가진 노예법의 차이에 주목했다. 서로 상이한 법전이 성서에 함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법전이 다양하게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하나하나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런 다양성은 ‘성서의 다성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이런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약성서의 아브라함과 하갈 이야기나 라반과 야곱 이야기 등을 새롭게 해석해 냈다.

유 교수는 “노예법만이 아니라 성서 전체가 방법론과 시각, 시대정신, 독자의 경험과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성서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으면서 품을 활짝 열고 새 시대 새 독자를 기다린다는 것만이 확실하다”고 했다. 일관적인 해석을 강요하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성 소수자 등 차별받는 소수자를 혐오하는 보수 교회를 꼬집은 것이다.

차별의 선두에 선 교회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야

발제가 모두 끝나자 예사랑 교회 변영권 목사의 논찬과 온라인 참여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변 목사는 논찬을 통해 “차별금지법은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이웃들이 더 많은 보편적인 인권을 누리도록 하는 취지의 법이지,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거나 교회를 핍박하는 법이 아니다. 이미 그리스도인으로서 높은 윤리적 기준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차별금지법 때문에 내가 누리던 권리들이 축소되거나 불이익을 당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성서의 법, 그것도 핵심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닌 매우 지엽적인 구절 몇 개를 갖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근거로 삼거나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증오와 혐오 선동을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적어도 성서를 연구하고 설교하는 목회자들이라면 그 법의 이면에 담겨 있는 사회상, 시대적 한계, 저자의 편향성과 무의식 까지도 연구하고 비평하고 우리의 현실과 만나게 해야 하고, 성서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성도들에게 전해야 하는데 한족의 목소리만 전한다거나 문자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하는 것은 직업정신이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하다”며 차별금지법 반대를 선동하는 목회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세미나에 나온 내용들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다 같지는 않은 것이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자리들을 통해 이성적이고 건전한 논의가 교계에 자리잡기 기대해 본다”는 말을 남기며 논찬을 마무리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를 이야기하는 사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기독교계는 이와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반대를 넘어 차별의 선두에 서서 혐오를 선동하는 교회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점차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을 교회가 핍박받고 있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은 이 세미나를 통해 교회의 인권 역주행을 조금이나마 멈춰 세울 수 있을까?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는 감리교 목회자와 성도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 이들의 노력이 작은 결실으로라도 드러날 수 있기를 소망을 담아 기대해본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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