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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고난당하는 사람들 편에 서는 것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2.13 19:27
▲ 화해는 단순히 사람들 사이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Getty Image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모든 것이 하나님, 곧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자기와 화해시키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주신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다.(고린도후서 5,18)

새로운 피조물, 새 것, 새 존재. 뉘앙스는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우리를 감동케 하는 말들입니다. 새롭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예전의 낡은 것을 배경으로 이해되고, 다른 하나는 미래의 전망과 연관됩니다. 어떻게 낡은 예전 것으로부터 새 것으로의 이행이 일어나는지요? 뭉뚱그려 말하면, 그것은 본문이 말하는 대로 그리스도 안에 있음이 그 조건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말은 자주 사용되지만, 막연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본문 앞에 있는 14-15절의 말들을 토대로 생각하면, 그것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 안에 내가 있다는 것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죽음 안에서 내가 죽고 예수의 부활에서 내가 살아납니다. 죽은 나와 산 나가 동일할 리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나의 고백적인 말과 별로 관계가 없을 것입니다. 죽음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전 나’의 죽음은 육신과 함께 나를 지배하던 탐심과 정욕의 죽음입니다(갈 5,24). 이런 일이 이 땅에 사는 사람에게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탄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그것을 완화시킬 수 있는 권한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예수의 부활 안에서 다시 산 자는 삶의 목표가 바뀝니다. 모든 관심을 지배하는 정욕과 탐심은 나를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욕과 탐심이 십자가에 못박힘으로써 변화가 일어납니다. 삶의 목표와 동인이 자기와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가 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이며 그 안에 있는 새로 창조된 존재의 모습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이로부터 멉니다. 그래서 떨립니다. 그렇지만 그 목표를 품고 그 목표를 향해 갑니다.

이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화해의 사건을 일으키셨습니다. 하나님과의 화해는 나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것이며 삶의 방향을 전환하고 삶의 내용을 바꾸는 것입니다. 위에서는 이것을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화해는 단순히 소원한 관계의 해소가 아니라, 악에서 돌이키고 악과 멀어지고 불의를 기뻐하지 않고 진리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해의 직분(διακονίαν τῆς καταλλαγῆς [디아코니안 테스 카탈라게스])은 단지 개종을 위한 선교일 수 없습니다. 화해는 악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악과 불의 때문에 고난당하는 사람들 편에 서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화해는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에 의해 실현된 화해가 사랑이었듯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화해와 사랑이 새로운 피조물 새로운 존재의 특성이며 해야 할 일(~직분)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가는’ 오늘이기를. 우리를 통해 화해와 사랑의 사건이 일어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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