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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십자가 이야기 1
김경훈(사진, 십자가 목공예 작가) | 승인 2021.02.20 16:35
ⓒ김경훈

살면서 많지는 않아도 선물을 받아 봤다. 하지만 모두 기억 나진 않아도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선물 하나 만큼은 아마 내가 이 생명 다 할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 있다.

일곱 살 아들과 아내와 함께 외국 생활 시작하려고 한국을 떠나려는 날 아침 어머님께서 조용히 우리 부부를 안방으로 부르시더니 곱게 포장한 작은 상자를 주시며 “내가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다. 예수 잘 믿어라!”라고 하셨다.

비행기 안에서 그 선물 상자를 열어 보니 성경 찬송이 합본된 책이었다. 어머님께서는 이듬해 쓰러지신 후 합병증을 8년간 겪으시고 돌아가셨다. 결국 어머님의 마자막 선물이 유품이 되었다.

멀리 사는 아들에게는 마음 아플테니 나중에 알리라는 그 유언은 도대체 왜 하셨는지 아직도 나는 의문으로 안고 산다.

아직도 어머님이 그리울 때는 이 성경책을 펼쳐 읽기도 하고 즐겨 부르시던  찬송을 나도 부른다. 이젠 책 표지가 너무 낡아 접착제로 붙여 쓰기는 하지만 남에게 보이기에는 너무 허름한 책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어머님의 선물을 십자가로 나타낼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오래 했는데 마침 어머님께서 주신 그 성경책과 같은 두께의 나무를 찾게 되었고 다듬어 어머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나타내 보려고 만들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아들에게 전하시려는 어머님의 생각을 이제 노인이 되어서야 알고 만들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싶다.

남들이 모르는 아련함과 애뜻함으로 오랫동안 간직 하게 될 나무 십자가이다.

김경훈(사진, 십자가 목공예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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