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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모임’ 발족 기자회견 가져차별에 앞장 선 교단 오명 벗어나도록 앞장 설 것 다짐
권이민수 | 승인 2021.02.24 15:31
▲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모임 발족 기자회견이 감리회관 앞에서 진행되었다. ⓒ권이민수

지난 2월22일 오후3시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 희망광장에 기독교대한감리교회(이하 감리교회) 소속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모임(이하 혐차반모) 발족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해 성 소수자에게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 사건이후 감리교회는 성 소수자 혐오 문제를 두고 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성 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감리교 소속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단체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의 인도는 혐차반모 총무 신동근 목사가 맡았다. 기자회견의 시작은 혐차반모 공동대표 이영우 목사의 개회 기도였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면서 정죄하지 않게 하여 주시고 한 형제, 자매로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아름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저희가 되게 하여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어 혐차반모 공동대표 이경덕 목사의 인사말 시간도 있었다. 이 목사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 소수자,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그간 감리교 안에 공론의 장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혐차반모 발족은 질풍노도와 같은 마녀사냥식이 아니라 차분하고 이성적인 토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이 공론장을 통해 우리 감리교회도 사회와 소통이 될 수 있는 교단,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폭을 넓히는 교단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들도 혐차반모를 향한 격려의 한 마디를 전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바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와 인권재단 사람 대표 박래군 소장이었다. 박 목사는 “감리교회에서 이런 뜻 깊은 모임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격려사를 열었다. “주님께서 나병 환자를 직접 손을 대서 치유해주셨던, 불가촉천민 취급 받았던 그를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시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셨다. 교회가 지금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사람을 껴안고 함께 만나서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했다. 또 “제발 교회에서는 소수자를 껴안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감리교회에서부터 새로운 물줄기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말도 남겼다.

또한 박 소장은 얼마 전 진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해줬다. 그는 한 교회를 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 교회는 1920년대 백정과 함께 예배를 드린 교회였다. 당시 문화 속에서 백정과 일반인이 함께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큰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그 교회는 반발 속에서도 백정과 함께 예배드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박 소장에 의하면 그 교회는 그 역사를 기념하며 기념관을 만들 정도로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곧 어처구니없는 것을 보게 됐다. 차별을 반대해 온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던 그 교회 옆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크게 붙은 것이다. 박 소장은 “한국교회가 한국의 인권회복과 실현을 위해 헌신했다. 당시 한국교회가 없었다면 한국에서 인권을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시대는 변했어도 여전히 혐오와 차별에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우리 시대 고통 받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한국 교회가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 안에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와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격려사가 끝나자 혐차반모 공동대표 차흥도 목사와 유연희 목사의 성명서 겸 발족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이후 혐차반모의 신학/정책위원 김경환 목사의 경과보고 시간도 있었다. 김 목사에 의하면 감리교회는 1930년과 1997년에 채택한 사회신경 등을 통해 차별을 배격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부터 감리교회는 ‘동성애 찬성 및 동조자’를 처벌 대상에 삼입하면서 성 소수자 혐오를 본격화했다. 결국 이는 이 목사 판결이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

기자회견 장소에 반 동성애 측 인물이 난입하기도 했다. 그는 “성경을 제대로 알아야 된다”며 기자회견을 참석한 이들에게 호통쳤다. 그로 인해 기자회견 준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성 소수자를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다. 혐차반모의 시작이 감리교회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또 성 소수자와 관련된 사건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한국교회 안에 어떤 평등의 목소리를 전하게 될까? 교계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도 혐차반모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다.

▲ 혐차반모 발족 기자회견 시작 전 한 그리스도인이 항의하고 있다. ⓒ권이민수

다음은 혐차반모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을 발족하며

이 시대는 낯설고 다양한 인종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놓인 이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기본 합의를 이루었다. 누구나 차별당하는 일 없이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역사적 진보다. 이는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에 둔 기독교적 세계관에 정초하고 있다 하겠다.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인권동등과 세계평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실현되도록 하나님의 편견 없고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 더더욱 최근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하여 8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와 기독교인들조차도 찬성이 반대보다 더 많은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책임을 방기할 뿐 아니라 도리어 거슬러 가려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015년 우리 장정에 성소수자 차별 조항이 통과된 이후, 단 몇 년 사이 무서운 속도로 감리교회를 잠식하고 있는 혐오와 차별의 광풍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선 목회자들은 접해 보지도, 생각 해 보지도 않았던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마치 감리회 전체의 입장인 양 호도되고 나아가 동료 목회자를 정죄하고 처벌하는 잣대로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되는 행태에 놀라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감리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모임’을 발족하고 특별히 일부 개신교인들의 반발로 14년 간이나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했음을 밝힌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세미나에 걸쳐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성서와 신학, 법률에 비추어 검토했으며, 세심한 조정과 숙고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틀과 방향에 있어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어긋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교회가 이를 무작정 반대하며 대화에도 임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행위이므로 즉각 멈춰야 한다.

또한 교단은 이동환 목사의 성소수자 축복에 대한 경기연회의 ‘2년 정직 처분’ 판결에 대해 성소수자를 적확하게 이해한 뒤 깊은 토론을 거쳐 재고해야 한다.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격려하며 축복해 나간 그의 행동을 하나님의 사랑이 아닌 교단이 규정한 법으로 성급히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를 징계한다는 것은 율법을 초월하여 온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모임의 활동에 이념적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나 교단 내에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우리 일의 목적은 오히려 온전한 복음의 정신에 부합하기 위해 이 시대 교회가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와 가치를 추구하며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지체들과 함께 실천 해 나가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길을 찾아 나갈 도반으로서 세대와 계급, 입장과 이해를 넘어서고자 하는 모든 이를 이 모임에 초청한다.

기독교는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성별, 인종, 신분, 종교, 이념 등 사람 사이의 차별과 혐오를 가능케 했던 모든 벽을 허물고 대화와 이해와 소통과 치유의 삶으로 나아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위에 서 있다. 또한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는 웨슬리 정신은 우리가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선언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임의 발족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성서문자주의를 넘어서는 성서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성서가 전하는 소수자에 대한 신앙적 원칙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며 경청하고 성찰하고자 한다. 성찰과 사랑이 빠진 정죄는 이 시대 하나님의 일에 훼방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우리는 혐오와 폭력에 저항한다. 특히 고난 받는 소수자들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정죄하고 심판하고 혐오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이다. 따라서 감리회가 교리적 심판과 정죄로부터 돌이켜 안전한 공론의 장을 열 것을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시대 속에서 일하시며 쉬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 역사에 동참할 것이다. 목회현장과 삶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수자들 특히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고통의 문제에 대해 이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진지하게 함께 찾아갈 것이다. 낯선 이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특히 고난과 고통 안에 있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음성에 끝까지 귀 기울일 것이다.

하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신 공평과 정의와 평등의 하나님 나라를 실천할 것이다. 혐오와 차별을 넘어 소통과 존중, 이해와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바로 천국임을 믿으며 에큐메니컬 정신에 따라 열린 마음으로 연대하며 나아갈 것이다.

2021년 2월 22일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일동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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