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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아니라 전쟁연습이다”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기자회견 열고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권이민수 | 승인 2021.03.05 14:59
▲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8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전쟁연습이라고 비판하면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권이민수

3월4일 오전 11시 광화문 미국 대사관 건너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기독인들이 자리했다. 그들은 모두 손에 ‘전쟁반대’라고 쓰인 피켓을 든 채였다. 이들은 오는 8일부터 강행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이를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내고자 모인 것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사회자는 모은교회의 우규성 목사였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평화의 사도로 불러주셨고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맡겨주셨다.”며 2018년 봄을 회상했다. 남북의 정상이 만났던 그 순간이 그에게는 그야말로 따뜻한 봄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 목사는 “봄이 왔으면 여름이 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다시금 겨울로 돌아가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우리 민족에게 찾아올지 모른다”며 한미 연합 훈련은 우리 민족에게 방해만 될뿐이기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먼저 기장 총회 평화통일위원장인 김희헌 목사의 인사말이 있었다. 그는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이 땅에 봄이 오기만 하면 시작되는 한미연합 군사 훈련이 있다는 것을 애통하게 생각한다.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통일의 기운이 오를 때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이런 좋은 기운을) 역전시켜 안타깝다. 특히 2018년에 무르익던 남북의 대화가 완전히 뒤로 가고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는데. 대화를 시급히 해야 할 이때에 다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제기한다는 소식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고 했다.

발언은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인 김동한 장로와 시우리교회의 김찬수 목사가 맡았다. 김 장로는 “용어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아니라 ‘한미 연합 전쟁연습’이다. 실제 전쟁을 하기 위한 연습을 해마다 하는 것이다.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을 향해 “같은 인간을 지배하고 착취하려는 제국주의적 행태”라며 “역사 속에서 그 어느 제국도 영원하지 못했고 역사의 오점으로 남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 장로에 따르면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이 이 땅에 와서 한미 연합으로 전쟁연습을 연례적으로 하는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미국 경제가 어려우니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우리에게 팔겠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진정한 자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남기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외쳤다.

이어 김찬수 목사는 “전쟁 연습을 통하여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코로나19 전파위험으로 인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 지휘소 훈련이자 방어적 훈련 방식으로 축소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이번 예정된 연합 훈련 역시 본질에 있어서는 북한을 상대로 하는 전쟁연습이며 이는 그동안 진행되어온 남북 간 합의를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남북, 북미 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전쟁의 공포와 불안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군사훈련을 반대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평화를 염원하는 민의 힘을 믿고 한미 동맹이라는 낡은 족쇄에서 벗어나 무엇이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녕을 위한 일인지 분별하여 실천하여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연대 발언을 위해 자리한 사람도 있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황윤미 대표였다. 황 대표는 지금의 상황을 두고 “미국이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진행할 수 있음에도 미국이 이를 진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이 “남북,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로 꽉 막혀 있어서 굉장히 숨 막히는 실정인데 이런 남북, 북미 교착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바꿀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라고 봤다. 또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다시 재개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2017년을 능가하는 무한 핵 대결과 핵 전쟁위험에 빠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다다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모든 발언이 끝나자 성명서 낭독이 이어졌다. 서울제일교회의 신연식 목사가 낭독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와중에 한 시민이 “말도 안 된다”며 기자회견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는 곧 기자회견장 주위에서 기자회견의 원활한 진행을 돕던 경찰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우려 속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시작이 다가온다. 과연 그 우려대로 이 훈련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까? 정부는 시민들의 불안가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평화를 위한 최선의 답을 찾아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 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 주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한 시민이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 ⓒ권이민수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단하라!

남북관계가 파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한,미 당국은 연합 전쟁연습을 벌이겠다고 한다. 이에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바라는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는 깊은 우려와 함께, 다음과 같이 우리의 생각을 밝힌다.

북을 겨냥한 전쟁연습은 그 규모와 형태가 어떠하든지 한반도의 평화 염원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또한 2018년 온 겨레의지지 속에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전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다. 문재인 정부는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가리켜 ‘적절한 수준에서 축소된 규모로 치러지는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의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그 목적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 훈련은 주한미군과 해외 전략자산의 대규모 동원을 전제로 한 전쟁연습이요. 북한의 주요 인사 제거와 지역점령을 목표로 둔 작전계획대로 운용되지 않은가!

남북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한시바삐 신뢰를 회복하는 일만도 부족한 때에, 한미연합 전쟁연습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산산조각내고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올 것이다. 올해 초 북은 대화의 선결과제로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의 중지를 요구해왔다. 이에 한국정부는 정직하게 대답하고 떳떳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 신뢰를 잃고 멀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는 평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단하며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 구성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구태의연한 과거를 벗어 버리기를 기대했지만,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표현된 미국의 입장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분노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만큼 군사훈련이 중요한 곳은 없다”라고 말하면서 전쟁을 부추기는가 하면, “한반도에서 열리는 훈련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을 얘기할 수는 없다”라며 오만을 떨었다. 우리는 미국이 대북 강경 정책으로 남북 협력의 길을 가로막았으며,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의 분위기를 높여왔던 지난날을 뼈아프게 기억한다. 새로운 정부에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막힌 담을 자기 몸으로 허무신 그리스도”를 평화의 주님으로 고백한다.(에베소서 2장 14절)

평화를 향한 이 믿음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요구한다.

하나. 전쟁연습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벌이는 가장 악독한 정치 행위이다. 문재인 정부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평양공동선언>의 약속을 따라 앞으로 전쟁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무너진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한시바삐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평화의 문을 다시 열어갈 것을 촉구한다.

하나. 평화와 전쟁연습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세계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 과연 누구였는지를 분별하고,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지출하며 온 세계를 무기로 뒤덮어온 과거를 반성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쟁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실질적인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힘쓸 것을 촉구한다.

2021년 3월 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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