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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전을 떠나202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활절 맞이 묵상집 ㉑
NCCK | 승인 2021.03.09 14:27
▲ 코로나19로 인해 텅 빈 한 대형 교회 ⓒReuters

마가복음서 13:1-2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가실 때에, 제자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돌입니까! 얼마나 굉장한 건물들입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텅 빈 교회를 보면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순식간에 거대하고 화려한 교회 건물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재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그때면 교인들도 돌아오겠지만, 교회가 코로나 이전처럼 존재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회적 공공성 없이 순전히 예배만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교회 건물은 의미도 쓸모도 없게 될 겁니다. 예수님이 아무런 미련 없이 성전을 떠나신 것처럼, 성전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일까요?

성전 시대의 종식은 이미 예수님 당시에 이루어졌습니다. 마가가 증언하는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 이야기 중 예루살렘 성전과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신 것이 아니라 성전을 ‘부정否定’하신 것 같습니다. 성전에 가시던 날 아침, 잎만 무성할 뿐 열매는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것처럼, 화려하고 웅장하기만 할 뿐 정의와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성전 건물은 다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혹독하게 말씀하셨으니까요. 예수님이 오늘 한국 교회에 오셔서 거대한 텅 빈 교회들을 보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요?

• 우리 가운데 계신 하나님, 건물이나 제도나 교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우리가 당신의 성전이 되게 해 주십시오.

NCCK  kncc@knc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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