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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법전에 들어서기계약법전 톺아보기 (1)
이정훈 | 승인 2021.04.12 16:50
▲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수여하는 모세 ⓒGetty Image

흔히 구약성서는 법이고 신약성서는 사랑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평가가 가정하고 있는 구약성서에는 법률 조항이 많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옳지 않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법률 조항은 90%가 구약성서의 첫 다섯 권인 오경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구약성서 법률 조항들은 3개 큰 법전에 대부분 들어 있다고 한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한다면 출애굽기 20:22-23:33의 ‘계약법전’, 신명기 12:2-26:15의 ‘신명기계 법전’, 마지막으로 레위기 17:1-26:46의 ‘성결법전’이다. 이러한 법전들의 구성 연대도 등장순서와 동일하게 계약법전-신명기계 법전-성결법전 순이라고 한다.

이러한 법전들에 대해 순서대로 모두 다룰 수 있으면 좋겠지만, 먼저 성결법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계약법전과 신명기적 법전이 제의의 실천을 언급하며 시작하듯, 성결법전 또한 역시 성스러운 제물을 바치는 적절한 장소에 대한 진술로 시작된다. 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계약법전은 제단이 제의를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한,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제물을 바칠 수 있다고 가정한다는데 동의해 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신명기는 모든 신성한 제물이 오직 중앙집중화된 장소(나중에 예루살렘으로 해석되었다)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레위기 17장의 주장은 더 모호하며 예배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학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즉 레위기 17장은 제의에 사용될 희생 동물의 도살은 회막 입구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이 레위기 1장에서 등장하는 회막인지 또는 다른 회막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성결법전의 저자는 오직 합법적인 하나의 제의 장소에서만 중앙집중화된 제의 체제를 가정했을까 혹은 여러 제의 장소 체제를 가정했을까? 많은 학자들은, 제사장계 저작들(P)과 성결법전(H) 자료가 오경의 가장 늦은 시기의 자료라고 믿었던 율리우스 벨하우젠의 초기 영향 아래, 신명기계 저자(D)에 의해 설정된 대로 P/H가 중앙집중회된 제의 체제를 가정했어야 한다고 믿는다. P/H가 이 체제를 이미 전수받았기 때문에 제사장계 저자들은 이러한 관행을 주장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의문시되어 온 여러 가지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H의 세계관에서 여러 제의 장소를 지지하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보인다. 왜냐하면 H는 또한 제의에 사용될 모든 고기는 건강한 제물로 먼저 드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의 후 먹어야 할, 고기는 접근하기 쉬운 제단 장소가 가정되어야 한다. 성결법전의 절대(특정)적인 연대에 관계없이, D 이후에 P/H가 작성되지 않았을 수 있다. P/H는 D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P/H가 D가 중요시 하는 의제(agenda)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일 수 있다.

D의 중앙집권화 프로그램의 적용은 어떤 경우에도 단기간이었기 때문에 그것의 오랜 영향력은 상당히 미미했을 것이다. D와 P/H가 서로 다른 관심사와 서로 다른 의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반드시 서로에 대해 논쟁을 벌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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