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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십자가십자가 이야기 9
김경훈 작가(사진·십자가 목공예) | 승인 2021.04.24 17:15
ⓒ김경훈 작가

가끔이지만 나에게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는 사람 중에 “예쁜 십자가 만들어 주세요!”라는 단서를 붙여 주문하는 고객(?)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어떻게 십자가를 만들어야 그 사람 눈에 예쁘게 보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굳이 십자가를 흉물스럽게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특별히 예쁜 십자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내 맘대로 만들면 안 되는구나! 하게 된다.

아무리 지상 외모주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하지만 십자가의 모양까지도 예뻐야 한다니 나만 모르고 있었지 다들 아는 이야기인가 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십자가를 치장용 악세사리 정도로 여기고 살고 있나 보다. 강대상 뒷면에 걸어 놓은 커다란 십자가도 교회 내부 분위기에 우선 맞아야 하고 목사님 설교 하시는 강대상에 조각된 십자가도 뭔가 어울려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고른다. 물론 은혜로운 모양이어야 하면서 아름다운 성전을 위한 인테리어를 중요하게 생각 했다는 단서를 붙이지만 제일 중요하게 보는것은 다른 교회와는 다른 한마디로 멋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도 작용은 했으리라 짐작은 된다.

심지어 목걸이용 십자가 장식도 한참을 뒤적이며 자기 얼굴과 맞아야만 산다. 예수를 믿던 안 믿던 십자가가 예배의 도구로서가 아니고 장식품으로 전락한지 오래 됐다.

얼마 전 교회 용품 파는 곳에서 들은 이야기 속에서도 실제 십자가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것이 사실이었다. 그분 말씀은 우선 보기에 화려하면 비싸도 잘 팔린다고 했다. 물론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비싼게 당연 하지만 새로 나온 디자인!이라는 말에는 대부분 구입을 한다고 했다. 예쁘게 만들었으니까.

우리는 십자가를 어떤 마음을 갖고 대하며 살까? 어찌 보면 예수 믿는 사람이니까 억지로 아는체 하면서 사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 스스로 먼저 십자가 의미에 맞추어 살기 보다는 자기 소유물로서의 십자가로 여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사실 로마 시대 사형제도의 형틀을 예배당에도 달고 사람들은 목에도 걸고 다닌다는 것은 좀 꺼림칙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런 꺼림직함 보다는 당당하고 자랑스러울 수 있어야만 한다. 웃지 못할 모습이지만 아무리 당당해도 그렇지 십자가 목에 걸고 절에 가서 불공드리는 사람을 보면 십자가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성경에는 “예쁘다!”라고 우리말로 나타내기 보다는 “아름답다!”라고 기록된 부분이 많다. 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 중이 아름다운 열매는 좋은 나무에서는 나온다고 하셨다. 내가 못된 나무 이면서 예쁜 십자가를 찾는것은 아이러니도 보통 아이러니가 아니다. 또 사람들이 성전을 아름답다고 했을 때 예수님은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겠다고 하셨다. 우리의 욕심이 성전을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예쁜 것이란 하나님의  뜻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한갖 쓰레기 같이 없어질것에 불과 하다는 귀한 깨달음을 갖게 하는 하루다.

그래도 기왕이면 다홍 치마라는 말에 예쁜 십자가 찾는 사람은 늘어가기 마련인가 보다.

ⓒ김경훈 작가

김경훈 작가(사진·십자가 목공예)  kimkh5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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