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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됨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4.25 15:07
▲ 서양 장기의 체스에서 병사는 왕관을 쓰지 않는다. ⓒGetty Image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가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 그의 놀라운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는 것이다.(베드로전서 2,9)

그리스도인됨과 그 이유를 이렇게 짤막한 말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이토록 높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무관했던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 밖에 있던 사람이 그 안에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이스라엘과 반대 위치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되었지만 예언자 호세아를 통해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고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지 않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회복의 가능성이 선포되었지만, 그 가능성이 그들에게 실현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어쩌면 그 가능성은 이방인들이라고 멸시했던 이스라엘 밖의 사람들에게서 먼저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 사건을 통해 일어난 기적입니다. 이스라엘과 그리스도인의 이같은 대비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스라엘은 선택된 하나님의 백성이지만 아브라함의 후손이기에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 사건인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믿음의 사건인 하나님과의 계약을 맺고 그의 말을 지키기로 함으로써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출 19,6). 그러므로 거룩한 백성이란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그의 길로 가는 의무와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신 28,6).

이처럼 베드로는 그리스도인됨을 이스라엘의 이스라엘됨에 따라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 그의 놀라운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덕’을 선포하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말씀의) 젖으로 자라 구원에 이르라고 합니다(1-2절).

이것은 출애굽기와 신명기의 본문들이 말씀을 지키라고 했던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예전 이스라엘이 그의 말씀을 떠났던 것처럼 하지 말고 그의 말씀을 따라 살 때 왕 같은 제사장이 되고 거룩한 나라가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높은 자긍심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됨을 사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 자긍심은 허위의식이 되고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높은 자긍심이 말씀을 지키는 동력이 되고 말씀을 지키는 삶이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으로 이어지는 오늘이기를. 왕 같은 당당함과 제사장처럼 타자를 위함이 어우러지게 사는 이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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