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적 ‘정통과 이단’의 비판적 준거 : “성경과 교리화된 기독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종교학자: 한밝 선생님. 2020년 8월 18일 《에큐메니안》의 〈한밝 변찬린, 단군신화의 상징을 풀다〉 에 이은 두 번째 대담의 초청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그리스도교(계통)의 ‘이단’ 현상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겠습니다.⁽¹⁾ 사실 세계 종교사는 ‘정통’과 ‘이단’의 분쟁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새로 발생한 특정 종교(교파 혹은 종파)가 주류종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 관련 종교와의 ‘이단’ 논쟁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 종교 역사 특히,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이단’ 논쟁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요?

한밝 선생: 한 종교가 발생하여 수백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면 그 종교는 낡아 역사의 지층에 묻혀 화석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발생 당시의 산 정신은 쇠퇴되고 생명의 종교는 의식화되고 형식화되어 죽은 종교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때 화석화된 죽은 종교의 지층을 뚫고 새 종교의 싹이 움트게 됩니다. 새 종교가 탄생될 때 죽은 종교에 고착되어 주형화되고 경화된 낡은 종교꾼들이 새로 탄생된 진리를 이단으로 정죄하고 자기들만이 정통이라고 주장하게 됩니다.(下, 249)⁽²⁾

모든 종교에서 있어서 이단과 정통의 시비는 숱한 〈피의 사건〉을 야기시킨 가증스러운 행위였습니다. 진리 때문에 정통과 이단의 시비가 비롯된 듯 하지만 실상은 자기들의 교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낡은 무리 종교꾼들에 의하여 더러운 비판과 정죄의 행위가 시작되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교권을 획득한 다수는 정통으로 자처하였고 항상 앞서가는 소수의 무리들은 이단으로 낙인찍혀 박해받고 순교한 역사가 기독교의 역사였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살해한 후 항상 비진리가 진리를 정죄하고 거짓 선지자가 참 선지자들을 박해한 사건이 계속되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를 이단자로 몰아 십자가에 처형하였고 가톨릭은 개혁자들을 이단자로 정죄하여 종교재판으로 화형을 했고 개신교들도 자기 교권을 확립한 후 신흥종교를 이단자로 몰아 단죄하고 있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下, 249) (예를 들면) 구약은 낡은 약속, 낡은 종교였습니다.

예수는 새 약속, 새종교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하여 왔는데 이단자로 몰아 살해하였습니다. 낡은 종교꾼들이 자기들의 교권의 상실을 두려워한 나머지 진리를 정죄하여 처형한 것이 마귀가 권세를 잡은 세상나라의 정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종교는 정통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앞서가는 선지자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우행은 현대에도 재현되고 있습니다.(下, 249)

종교학자: 한국 그리스도교의 종교지형을 보면 당나라의 종파 불교가 신라에 고스란히 재현되었듯이 서구 종교지형에서 형성된 그리스도교가 한국의 종교 현장에 전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과 개신교의 다양한 교파 교회 내(간)의 성서해석은 상당한 해석학적 편차를 보임에도 상호간의 ‘이단’ 논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 마치 ‘성서해석 카르텔’이 작동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정통과 이단’은 상대적 개념인데 서구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둔 종교 혹은 구성원의 대다수는 ‘그리스도교가 정통’이라는 시각에서 한국 종교문화를 바라보는 종교적 관성이 작용하는 듯합니다. 서구의 다양한 교파들이 ‘전통을 가진 정통’이라면 다양한 교리와 교파가 형성된 원인은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지요?

한밝 선생: 한국에 천주교가 전래된 지 200년이 되고 개신교가 들어온 지도 100년의 세월이 흘러가지만 얼이 빠진 우리들은 아직도 종교적인 사대주의와 식민주의의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전해준 교파의 주형에 찍혀 죽은 교리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고집하면서 남을 정죄하고 이단시하는 독선과 아집과 교만이 교계에서 판을 치고 있습니다.(下, 8)

기독교는 입으로는 유일신을 부르고 있지만 사실상 다신교입니다. 핵분열되듯 수많은 교파로 찢겨나간 열교(裂敎)가 된 원인은 무수한 다신의 영들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한 성령이 작용했다면 교파가 생길 까닭이 없습니다. 기독교가 열교로 분열되고 교파와 교리를 양산해낸 것은 성령을 가장한 다른 영들이 성(聖)교회에 침입했기 때문입니다. 겉옷 진리, 더구나 찢어진 한 조각을 자기의 소유로 만든 로마군병 모양 성경 속의 몇 구절만 찢어내어 교리로 만들어 자기들만이 성경을 해석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선전하는 교파들의 나팔소리는 허공을 치는 공허한 소리입니다.

어느 교파의 교리를 막론하고 창세기부터 묵시록에 이르도록 일관된 해석을 한 교파는 없습니다. 각 교파는 자기들의 구미에 맞고 식성에 좋은 성구 몇 가지만 성경에서 찢어내고 가위질하여 사사로운 교리로 재편집하여 제각기 다른 교파를 만들어 내어 열교화되었습니다. 로마 군병들이 예수의 겉옷을 찢듯 성경을 오리가리 찢어 한 조각을 들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선전하고 있으니 성령이 아닌 다신의 영들이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사실이 아닙니까?

지금도 성경을 찢고 가위질하고 난도질하는 작업이 각 교파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도 수많은 교파가 양산되고 있습니다. 한 교파 안에서도 몇 구절의 성경 해석이 다르면 또 분열되고 한 교회 안에서도 목사파, 장로파가 갈라지는 종교적 핵분열의 시대에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下, 541)

종교학자: 서구 그리스도교가 헬레니즘의 해석학적 도구를 통해 신학체계와 교리체계를 형성하여 세계 종교로 발돋음한 과정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과정이 성서의 진리를 왜곡시키며 다양한 그리스도교의 교파가 생기는 배경이 되었다는 의미인지요?

한밝 선생: 성경의 진리가 로마에 이식되면서부터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곡해되고 헬레니즘과 혼음한 후 기독교(가톨릭)라는 옷을 입고 서양화됩니다.(上, 10) 서양에서 체계화되고 조직화된 기독교 신학은 순수한 성경의 말씀이 아니고 성경과 헬레니즘 사상을 혼음시켜 출생시킨 혼혈사생아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독교의 지도자들도 유대교의 랍비들처럼 성경을 오해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곡해하고 있습니다.(中, 315)

우리는 이 날까지 성경해석을 서구 신학자들의 방법을 무조건 답습(踏襲)했고 모방했습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신학과 교리를 소화도 하지 못한 채 포식(飽食)만 하는 어리석음을 범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교리만이 진리의 전부요 성경 해석의 방법이지 그 밖의 것은 이단으로 정죄하고 타매(唾罵)하는 경향이 농후하였습니다.

서구 기독교가 우리에게 주입한 교리와 교파의 잘못된 선입관념을 버리고 빈 마음자리에서 성경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과 교리화된 기독교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 =기독교라는 등식에서 빨리 해방되는 길만이 참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와 성신과 해후할 수 있는 첩경임을 대각해야 합니다.(上, 486)

〈피가름 교리〉 비판: “성경은 혈과 육은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고 잘라서 말하고 있다”

종교학자: 종교학에서는 ‘정통’ 종교와 ‘이단’ 종교라는 이분법적 도식으로 구별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나타난 하나의 종교현상으로 이해합니다. 한밝 선생님은 “성경은 성경으로 풀이한다”라는 해석학적 원칙을 가지고 성서를 해석하는데 이 관점을 수용한다면 성서에 준거를 둔  종교적 주장과 성서적 준거를 가질 수 없는 종교적 주장으로 구별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의상 성서를 근거로 하면서 주장하기 어려운 혹은 할 수 없는 ‘이단’적 종교 혹은 ‘이단’적 주장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

한밝 선생: 하나님의 성령과 더불어 사탄 마귀의 영들이 인간을 향해 도전해 오므로 무수한 교파가 양산되고 수많은 신흥종교가 급조됩니다.(上, 267) 이 시대 우리는 참 하나님과 적그리스도를 구별해야 하며, 참 영과 거짓 영을 분별해야 하며, 참 복음과 거짓 복음을 식별해야 하며, 참 목자와 삯군 목자를 감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上, 268) 종교꾼들은 혈과 육의 계보로 하늘나라로 가는 줄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혼음종교의 교리로 혹세무민하고 있는 거짓 선지자들도 혈과 육의 바리새적 교리로 양들을 미혹하고 있습니다.(下, 512) 

▲ 변찬린, 『성경의 원리 中』, 한국신학연구소, 2019, 26.

혈대와 육맥으로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고 하나님과 대면할 수도 없습니다.(上, 6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라는 것이 성경의 원리입니다 (요 3:6). 혈과 육은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습니다.(고전 15:50) (下, 426) 예를 들면 발람의 사건은 출애굽한 60만 이스라엘의 낡은 무리가 멸망됨으로 끝나지 않고 혼음과 우상숭배의 맥은 요한계시록까지 이어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계 2:14–15) 발람이 발락에게 귀엣말로 교시한 혼음의 밀교는 그 맥이 끊이지 않고 초대교회 때까지 면면하게 계승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니골라 당은 겉으로는 하나님을 믿으면서 혼음과 우상숭배의 밀교를 몰래 믿은 사탄의 무리였던 것입니다.(中, 307)

▲ 변찬린, 『성경의 원리 中』, 한국신학연구소, 2019, 308.

또한 바리새인의 정탐꾼들도 발견하지 못한 흔적을 오늘날 예수를 믿는 자들이 조작하여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사이를 연인의 관계로 착각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요? 더구나 사이비 종교의 교주들은 자기들의 혼음교리의 정당성을 예수에게서 찾고 있으니 그들은 저주받을 사류(蛇類)들인 것입니다.(下, 313)

종교학자: 『성경의 원리』를 보면 ‘피가름 교리’에 대해서는 ‘거짓 선지자’, ‘적그리스도’, ‘사교’, ‘사이비’ 등의 종교적 언어로서 『성경의 원리』 4부작을 통하여 냉혹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성서적으로 ‘피가름 교리’라는 구원적 기제는 성서적 언어맥락과는 관계성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일 텐데, 이런 주장의 성서적 근거는 무엇인지요?

한밝 선생: 혈과 육은 하늘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고 무익한 것입니다. 혈과 육은 하갈적 모성이 낳은 죄의 종자이며 죽음에 이르는 절망의 존재들인 것입니다.

*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요 6:63). *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 8:9). *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롬 8:14–16).

예수의 보혈이 아닌 인간의 피는 무익한 것입니다. 현재 인간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차원에 와 있으나 〈영은 피보다 진하다〉는 차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보배로운 피가 육신을 따라 난 더러운 피의 죄악을 사해 주시고 우리를 성령으로 거듭나게 할 때 〈영은 피보다 진한 차원〉이 전개될 것입니다.

▲ 변찬린, 『성경의 원리 上』, 한국신학연구소, 2019, 88.

성경은 혈과 육은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고 잘라서 말하고 있습니다. 살리는 것은 영이며 혈과 육은 무익한 것입니다.

* 혈과 육은 하나님 나라를 이어받을 수 없고 또한 썩는 것은 썩지 아니하는 것을 유업으로 받지 못하느니라(고전 15:50). (中, 217)

하늘나라는 혈과 육을 초월하여 영맥으로 이어지는 나라입니다. 이 성구(마 12:48-50)도 혈맥의 동기(同氣)보다는 영맥의 동기를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세상나라에서 맺어진 혈육의 인연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으나 하늘나라에서 맺어지는 영맥의 인연은 〈영은 피보다 진하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세상나라는 〈피의 연계〉로 이어져 있으나 하늘나라는 〈영의 연계〉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下, 550-551)

육신 재림주 현상 비판 : “재림주로 자처하는 자들은 다 〈적그리스도〉임을 알아야 한다”

종교학자: 불교적 인간은 미륵불이 탄생한 용화세계를 기다리고, 그리스도교적 인간은 재림주가 다스리는 천년왕국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역사적 종교는 모두 나름의 이상세계를 제시하는 것이 보편적인 종교현상입니다. 한국 그리스도교(계통)의 역사에는 적지 않은 재림주가 출현하여 종교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가 아닌 그리스도교에서 재림주가 육신으로 재림한다는 것은 성서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주장인지요?

한밝 선생: 재림주로 자처하는 자들은 다 〈적그리스도〉임을 알아야 합니다.(上 124) 다시 오시는 예수는 인간의 육신으로 오지 않고 영광스러운 존재로 오십니다. 적그리스도들은 재림주도 육신을 쓰고 오신다고 양들을 미혹하고 있는데 종교적 사기꾼들의 유언비어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불교의 사상은 윤회 사상이므로 부처의 출현이 다회적이지만 성경의 수육은 단 한 번 뿐입니다.

예수가 몇 번 사람의 몸을 쓴다면 이는 다신교가 될 것입니다. 초림주가 부활하여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는데 만약 재림주가 한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으로 온다면 그는 죽어 하나님 좌편에 가서 좌정한다는 말인가요? 재림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다시 온다는 사상은 성경을 정각(正覺)하지 못한 종교 사기꾼들의 무책임한 망어(妄語)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上, 223-224)

구약 4천년사에 이스라엘 민족의 최대의 소망이 메시아의 대망이었는데 그들은 초림한 메시아를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신약 2천년사에 기독교인들의 최대의 소망은 다시 오시는 재림주에 대한 대망입니다. 그러나 육적 이스라엘 민족이 초림주를 대망하면서 배반했듯이 제2의 이스라엘격인 기독교도들도 재림주를 대망하지만 참으로 재림주를 맞이할 수 있을까? 재림주는 언제 어느 곳에 어떤 모습으로 오실 것인가?

한 가지 분명히 알아 둘 사실은 초림주에 대하여는 그가 언제 어느 곳에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이 자세히 예언되어 있지만 재림주에 대하여는 이와 같은 예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초림주는 성육(成肉)되어 사람의 아들로 오셨지만 재림주는 다시 여인의 몸을 통해 수육(受肉)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성경을 잘못 풀고 있는 사람들은 재림주도 다시 육신을 쓰고 온다고 그를 믿고 있으며 이 틈을 타서 각처에서 거짓 재림주가 탄생하여 혹세무민하는 종교 사기극이 연출되고 있습니다.(上, 319)

종교학자: 성서에 초림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장소, 시기, 전도할 모양 등이 자세하게 예언이 되어 있지만 재림주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오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언이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재림주는 초림주와 같이 ‘여인의 몸을 통해’ 세상에 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셨는데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는지요?

한밝 선생: 재림주에 대하여는 구약과 같이 확실한 예언이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재림주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의 혈통으로 탄생될 것인지 전혀 예언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초림주와 재림주가 강림하는 차원이 다르고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초림주는 수육된 존재로 사람의 아들로 오시기 때문에 혈통, 장소, 시기가 자세히 예언되었으나 재림주는 영광의 존재로 오시기 때문에 혈통, 장소, 시기는 예언할 수 없는 것입니다.

초림주는 우리와 같은 〈육의 질서〉 속에 왔으나 재림주는 〈영의 질서〉 속에 오시기 때문에 초림주와 같은 예언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초보적인 진리를 모르기 때문에 육신을 쓴 형편없는 자들이 자칭 재림주로 자처하는 웃지못할 연극이 연출되고 있습니다.(上, 324) 초림 때 예수는 독생자의 영광 곧 하나님의 아들로 수육되어 왔으나 재림 시에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재림할 예수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오지 아들의 영광으로는 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마 16:27) 아들의 영광은 십자가의 고난으로 점철된 영광이었으나 아버지의 영광은 마귀를 멸하시는 심판주의 영광인 것입니다.

또 예수는 아버지 자신으로 오시므로 아들로 수육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초림주는 아들로, 재림주는 아버지로 오시는 비밀을 성도들은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초림주는 예수라는 이름으로 왔으나 재림주는 새 이름으로 오실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계시하신 〈예수〉라는 이름 속에는 속죄의 피를 흘릴 내용이 암시되어 있으나 다시 오시는 예수는 예수라는 낡은 이름으로 오지 않을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계 3:12, 계 2:17)

그러나 재림 때 먼저 적그리스도들이 이적과 기사를 행하면서 나타나는데 그들은 〈예수〉라는 낡은 이름을 도용(盜用)하여 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재림주의 새 이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마 25:5) 〈예수〉라는 이름은 이미 낡은 이름입니다. 재림을 대망하는 참 성도들은 〈예수〉라는 낡은 이름을 초월하여 새 이름을 사모해야 합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우리가 구원받았으나 이미 구원받은 자리에서는 〈예수〉라는 이름은 이미 낡은 이름이 됩니다. 재림주는 〈새 이름〉으로 오실 것입니다.(上, 322- 323)

‘시한부 종말론’ 비판⁽³⁾ : “재림의 시기는 아무도 모르는 천기(天機)이며 인봉된 비밀이다”

종교학자: 한밝 선생께서는 1981년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후천개벽」 이란 글 가운데  특히 그리스도교계 종교를 언급하면서 ‘시한부 종말론’을 비판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⁴⁾ ‘시한부 종말론’은 그리스도교적 인간에게 신앙을 각성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특정 시기를 예언한 ‘시한부 종말론’은 또 다른 부정적인 사회 문제를 초래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종말론은 어떤 종교적 의미가 있는지요?

한밝 선생: 종말의식은 성도들의 신앙의 추진력이 되어 왔음을 누구도 부인 못할 사실입니다. 성도들은 어느 때든지 종말의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때가 거의 없었으며 각 시대마다 그 시대의 위기의식은 종말관을 낳았습니다.(上, 526) 선의의 입장에서 보면 위기의식과 종말관은 성도들의 믿음을 진보시키는 추진력이 되는 동시에 많은 사교(邪敎)를 낳게 한 온상이 되어 왔음도 부인 못할 사실입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그릇된 위기의식을 조성하여 거짓 종말관을 날조하고 계시록을 잘못 풀어 혹세무민(惑世誣民)하였습니다.(上, 526)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종말이란 의미는 정치적 판도가 뒤바뀌는 종말이 아니면 국가 흥망사의 종말인데 성경에서 말하는 종말이란 이런 뜻의 종말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종말은 악한 제도의 마지막 즉 모든 죄악이 멸망당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수립되는 종말입니다. 악마가 다스리던 세상 나라가 멸망당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되는 종말이며 성도들이 모든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는 종말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성경적인 종말은 새로운 것의 시작이라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악마와 그 권세의 주구인 세상 나라들의 종말은 곧 자기들의 멸망을 의미하므로 통곡해야 하겠지만 성도들은 찬송으로 고대해야 할 희망의 종말입니다. 역사시대의 종말은 영의 시대가 개명되는 희망의 새벽이 됩니다. 지극히 낙관론적인 종말이 성경이 예고하는 종말론인 것입니다. 기대와 소망과 설렘이 뒤엉킨 신부의 심정으로 재림할 신랑 예수를 맞이해야 하는 희망에 찬 시작이 종말입니다.(上, 527) 

종교학자: 그럼 ‘재림과 종말’은 짝의 개념인데 재림주가 오는 시기는 성서에 특정되어 있는지요? 그리스도교의 자본신앙과 기복신앙에 경도된 신앙 행태와 신성모독이라고도 볼 수 있는 교회매매와 교회세습 등의 문제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해석권을 가진 오늘 날 한국 교회가 ‘재림이 당대에는 오지 않는 것을 아는 듯이’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성서에서는 재림시기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 지요?

한밝 선생: 올바른 종말관은 믿음의 추진력이 되어 성도들을 깨우치는 각성제가 되나 올바르지 못한 종말관은 믿음을 파산시키고 영혼을 병들게 하고 육신까지 망치는 아편이 됩니다.(上, 527) 재림의 시기는 하나님의 일급비밀이며 이 천기(天機)는 아무도 모르게 인봉된 비밀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섭리를 예언자를 통해 예고하였는데 왜 재림시기만은 예언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와 도적(道賊)들 때문입니다. 재림의 때를 예언하지 않으므로 하나님의 성령을 받지 못한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들은 제멋대로 재림의 때를 예고하게 되는데 그 때에 이르러 재림의 징조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들은 스스로 거짓됨을 드러내게 됩니다.

모든 거짓 선지자들의 공통점은 재림시기를 제멋대로 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上, 511-512) 모든 성도들은 재림주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수고대하는 성도들이 다 함께 재림주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유대인들도 초림주를 대망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성경의 예언대로 왔지만 완고한 바리새인들과 제사장들은 예수를 맞이하지 못하였습니다. 재림 때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청함을 받은 자는 많으나 택함을 받은 자는 적습니다.

*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마 22:14).

기독교인들은 청함을 받은 자들입니다. 그들 중에는 예복이 없는 부실교인이 대부분입니다. 재림주를 맞이할 자는 신부의 예복을 준비해야 합니다. 신부가 아니면 신랑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신랑을 맞이할 신부가 되어 믿음의 순수성, 소망의 순진성, 사랑의 순결성을 굳게 지켜야 합니다. (上 333) 초림의 시기는 다니엘 선지자를 통해 예고되었으나 재림의 시기는 아무도 모르게 인봉되어 있습니다. 이 비밀은 인간뿐만 아니라 천사들도 모릅니다.

*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마 24:36).

이처럼 재림의 시기는 아무도 모르는 천기(天機)이며 인봉된 비밀입니다. 그런데 거짓 예수들은 어떤 시기를 정하여 그 날이 재림의 날이라 공포하고 정한 그 날에 아무런 징조가 없으면 시기가 연기되었다고 속이고 있습니다. 재림주는 도적같이 번개같이 임하실 것입니다.

*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너희도 아는 바니 만일 집 주인이 도둑이 어느 시각에 올 줄을 알았더라면 깨어 있어 그 집을 뚫지 못하게 하였으리라(마 24:42–43). * 형제들아 때와 시기에 관하여는 너희에게 쓸 것이 없음은 주의 날이 밤에 도둑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알기 때문이라(살전 5:1–2). *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벧후 3:10). * 만일 일깨지 아니하면 내가 도둑 같이 이르리니 어느 때에 네게 이를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계 3:3). *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 24:27).

이처럼 재림 예수는 생각지 못한 때 도적같이 번개같이 오시므로 성도들은 깨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으면 시조(時兆)를 보아 그 시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깨어있는 자에게는 도적같이 임할 수 없고 잠든 자에게만 도적같이 임할 것입니다.

* 형제들아 너희는 어둠에 있지 아니하매 그 날이 도둑같이 너희에게 임하지 못하리니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살전 5:4-5). (上, 327-328)

종교학자: 아직도 나누어야 할 많은 얘기를 있는데 지면 한계상 다음 연재 글에서 대담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미주

(미주 1) 이 글은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에서 말한 내용을 원의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한밝 선생’과 종교학자의 가상 대화형식으로 재구성하였다. (미주 2) (下, 249)는 변찬린, 『성경의 원리 下』 (한국신학연구소, 2019), 249를 말하며 (  ,  ) 속의 , 앞의 한자는 책명의 구분이며, , 뒤의 숫자는 페이지를 가리킨다. (미주 3) 대담에서는 재림의 시기에 한정하였으며, 재림에 대하여 관심있는 사람은 다음을 참고할 것: 변찬린, 『성경의 원리 上』의 제9장에 초림과 재림론과 동일저자의 『요한계시록 신해』. (미주 4) 변찬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후천개벽」, 『증산사상연구』(7), 1981, 197-213.

이호재 원장(자하원)  injich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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