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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종교 노동인권위,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 가져누더기 상태로 통과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비판하며 개정 촉구
이정훈 | 승인 2021.05.01 15:55
▲ NCCK, 대한불교조계종, 천주교서울대교구 등 3대 종교 노동인권위원회가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현장 화재 참사 1주기를 맞아 추모기도회를 개최했다. ⓒNCCK정평위 제공

지난해 2020년 4월29일 경기도 이천 소재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현장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화재사고는 용접과 우레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일어난 인재였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평소보다 2배나 많은 인원을 투입시켜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참사, 중대재해기업처벌 마중물 역할했지만

사고원인을 파악하던 중 임시 소방시설도 안전관리자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예방이나 피난교육도 없었으며, 피난도구와 비상구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사실도 밝혀졌다. 사망한 38명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들이었다.

이 참사를 계기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서 20여일 만에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지난 1월 국회 본회를 통과했지만 책임져야 할 ‘기업’이 법 이름에서 빠졌고 가장 취약계층인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적용대상에서 원천 배제되었다. 그야말로 ‘누더기’ 상태로 법이 통과된 것이다.

3대 종교 노동인권위, 1주기 추모 기도회

그렇게 1년을 맞은 2021년 4월29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현장 산재사망 1주기 추모기도회가 개최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한불교조계종, 천주교서울대교구 3대 종교 노동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기도회였다. NCCK정의평화국 김영주 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도회는 NCCK정평위 신복현 부위원장의 기도와 NCCK정평위 위원장 장기용 사제의 말씀 선포가 이어졌다.

장기용 위원장은 요한복음 11장 38-44절을 본문으로 “절망의 무덤 문을 열어라”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장 위원장은 “1년 전 붉은 화마와 검은 연기 속에서 숨져간 분들이 천국에서 편히 쉬기를 기도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 분들을 보내드릴 수가 없는” 것은 “아직도 가족들은 억울함과 절망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들 가족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먹먹한 가슴을 부둥켜안고 다음은 누구의 차례인가를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고 김훈 작가 한 신문에 기고한 “우리는 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넘어진 자리에서 거듭 넘어지는가. 우리는 왜 빤히 보이는 길을 가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날마다 도루묵이 되는가. 우리는 왜 날마다 명복을 비는가. 우리는 왜 이런가.”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한국 사회 노동 현실의 한 단면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계속해서 죽은 라사로 앞에서 우셨던 예수의 모습을 언급하며 “공감과 연대”를 촉구했다. 누더기로 통과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개정”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장 위원장은 “인간은 노동으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동참한다”며 “노동이 고역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해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신성한 본질을 회복하도록 노동 존중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존중 없는 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업무상 재해 사망자 882명 중 714명(80.9%)이 상시 근로자가 5명 미만(312명), 5~50인 미만 사업장(402명)에서 발생했다. 규모가 있는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다 재해로 숨진 사람은 168명으로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발생 비율이 약 2~3배 높게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은 소규모 사업장은 법이 시행되어도 적용받지 않는다. 5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전국 300만여명에 달하는데, 법 적용 범위에서 애초부터 제외된 것이다. 이러한 법의 허점을 악용할 경우 5명 이상 소규모 사업장들이 4인 이하로 사업장 규모를 일부러 쪼개 운용한다면 산업재해 피해자는 있는데, 처벌할 사업장(기업)이 없는 상황이 초래될 여지가 농후하다.

게다가 827만여명 노동자가 일하는 5명 이상~50인 미만 사업장도 공포 후 3년간 적용을 유예하기로 해 사실상 실효성 없는 누더기 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기용 NCCK정평위 위원장이 누더기가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개정을 촉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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