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org Pencz, 「The Parable of the Father and His Two Sons in the Vineyard」 (1534–35) ⓒGetty Image

비유의 내용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큰 아들에게 밭에 가서 일하라고 말합니다. 큰 아들은 “네, 아버지 알겠습니다. 가겠습니다.”하고서는 밭에 가지 않았습니다. 반면 작은 아들은 밭에 가서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싫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아버지의 말을 거역한 것을 후회하고 곧 바로 밭으로 가서 일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눈에는 누가 착한 아들인까요?

비유의 배경

본 비유는 예수의 여러 비유와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본 비유를 중심으로 앞뒤로 배치되어 있는 기록들을 살펴봅시다. 마태복음 21장과 22 장의 기록을 살펴봅니다.

본 비유의 편집 배경을 보면서 본 비유가 강조하려고 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는 명백해집니다. 본 비유는 말과 행실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는 이 비유를 통하여 당시 유대교의 기득권자들이었던 바리새파 사람들과 서기관 그리고 제사장들의 실천 없는 믿음의 행위를 격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화과나무에 대한 저주는 당시의 종교적 지도자들을 향하여 날린 직격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두 아들의 비유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먼저 받은 유대교 지도자들의 행태가 얼마나 악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시 부패된 종교의 핵심부를 공격하는 예수의 행위와 가르침은 결국 그를 향한 정죄와 음모의 화살로 돌아오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결국 예수에 대한 불의한 재판과 십자가에서의 처형은 예수의 이 같은 행위의 결과였습니다.

비유가 오늘의 삶에 주는 의미

1. 믿음은 실천력에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나라의 특징인 그의 실천력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천이 없는 다시 말하면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나지 않는 것은 하나님나라와는 상관없음을 말해줍니다. 하나님나라는 말이나 이론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이 삶의 직접적인 현장에서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오늘의 비유에서도 큰 아들은 겉으로 보아서는 아버지에 대하여 충성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한 번도 아버지의 말에 대들거나 어긋나게 답변하지 않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모범생입니다.

반면에 작은 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사건건 아버지에게 대들기도 했던 불량하게 보이는 아들입니다. 그는 오늘도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결코 모범생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의 비유는 큰 아들이 아니라 작은 아들을 아버지에게 충성을 다한 착한 아들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작은 아들이 말을 그렇게 하였지만 실지로는 아버지의 명령을 삶에서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형식적인 면에서 철저한 기독교인으로 살았는가가 아닙니다. 얼마나 정통 교리에 능통하고 익숙한가가 하나님나라의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 일시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정통 교리라고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고 굳게 믿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 하나님에게는 다 상대적이고 편파적이며 불완전한 것입니다. 인간들의 생각과 판단이 자신의 한계와 환경적 요인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중요한 것은 불완전한 교리를 얼마나 잘 알고 확신하고 있느냐가 아닙니다. 얼마나 하나님의 명령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비유의 실제적인 적용

1. 헌금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지의 삶에서 얼마나 정직하게 돈을 벌어서 하나님 앞에 드리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이 많은데 그것이 정당한 방법이 아닌 것으로 벌어들인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큰 아들이 아버지께 “네”라고 답변해 놓고는 실지로는 아버지의 명령을 지키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2.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하느냐가 최고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지로 그 기도의 삶을 살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겸손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 놓고 실지의 삶에서는 전혀 겸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오늘의 비유의 큰 아들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3. 그러나 반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교회 생활에도 그다지 익숙하지 못할지라도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에서 실지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양보하고 희생하고 자신을 드리는 삶을 사는 사람은 본 비유의 작은 아들과 같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것 같이 보이고 부족한 사람 같이 보이지만 실지로는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서도 그의 실질적인 삶은 전혀 그것과는 딴 판인 사람과는 다릅니다.

실지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은 이처럼 실천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무화과나무처럼 잎사귀가 무성하지만 그 잎사귀를 들쳐 보면 아무 열매도 없다고 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의 비유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하나님의 말에 늘 쉽게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교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늘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실지로 밭에 나가서는 일하지 않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을 살펴봅시다. 대답만 하고 실지로는 밭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은 아닐까요?

오늘 우리는 이 비유를 통하여 대답만 잘하는 교회 사람으로만 살아갈 것이 아니라 대답은 잘 못하더라도 실지로는 밭에 나가서 일을 하고 아버지의 명령을 실천하는 사회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사회 안에서의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은 교회 안의 사람이 아니라 사회라는 밭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 사회 안의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홍인식 목사(더처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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