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환 목사 대책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런 명분도 없이 8개월째 미뤄지고 있는 재판을 비판했다. ⓒ홍인식

지난 5월 24일  오전 11시 종로구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의 “이동환 목사 재판 지연을 규탄하고 재판기일 선정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3월 26일 오후 1시30분에 진행된 이동환 목사의 총회재판(항소심, 총회2020 총재일07 동성애찬성및동조 상소)은 재판위원장이 자신이 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는 ‘제척사유’에 해당함을 스스로 밝히고 재판을 스스로 회피함으로 인해 파행된 바 있다. 이 재판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장 조남일 목사는 감독회장에게 건의해 조속히 재판기일이 잡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5월 24일 현재까지 재판기일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는 재판 지연을 규탄하고 재판기일 선정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24일 오전 11시, 감리교회관 앞에서 진행한 것이다.

이 재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듯 다수의 언론사들이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이동환 목사의 변호를 맡고 있는 최정규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지금까지의 재판경과를 보고하며, 2020년 10월 연회재판이 선고된 이후 8개월이 경과되었지만 아직도 총회재판이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런 과정에서 분명한 재판절차상 하자가 있고, 이러한 불법적 재판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전적으로 이동환 목사와 영광제일교회의 성도들이 감당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하루 속히 재판의 절차가 진행되기를 촉구했다.

곧 이어 이어진 발언에서 박경양 목사(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는 “이동환 목사의 재판을 지켜보며 감리교회가 진정한 감리교회의 길을 걷고 있는지 회의감을 느낀다”고 전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감리교회의 목사로서 감리교회가 차별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차별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처벌하고 있는 이 현실이 부끄럽다”고 심경을 전했다. 박경양 목사는 “한국교회의 역사는 이번 재판 파행을 수치의 역사로 기록할 것”이라 말하며 발언을 마쳤다.

동조 발언에 나서 감리회 신학생, ‘알맹이’는 유년시절 축복기도를 받았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축복기도에는 사랑과 위로가 있음을 전했다. 또한 재판위원들에게 정의로운 재판진행을 촉구하며 이 재판에도 축복기도와 같은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이어 선배 목회자들에게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비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며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본 기자회견에는 이동환 목사가 사역하는 수원 영광제일교회의 여러 교유들도 참여했다. 최건희 성도는 “영광제일교회 교인들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이동환 목사가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교회의 내부 상황을 전하며 교인들의 이 목사를 향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계속해서 최건희 성도는 “감리교회의 판결과 법조항, 반퀴어집단들이 내세우는 근거가 하나님에게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확신한다”며 감독회장과 재판위원들에게 “공개된 재판을 속히 이행하고 이동환 목사의 무죄를 선고하라”고 촉구했다.

▲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는 이동환 목사와 왼쪽 옆의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홍인식

또한 이례적으로 정치인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해 연대 발언을 한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의 심정이 무엇이었을지 물으며 이동환 목사가 혐오와 차별로 고통 받는 성소수자를 위로하고 평온을 위해 기도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거듭 물었다. 배 부대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가 이동환 목사의 축복식에 대해 징계를 내린 것은 이 시대의 사회적 소수자를 외면한 결정임을 비판했다. 더구나 항소심 재판을 합리적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미루고 있는 것은 이동환 목사에 대한 괴롭힘임을 말하며 한국교회가 큰 환대와 깊은 위로를 전하는 교회공동체가 되기를 촉구했다.

당사자인 이동환 목사는 엉성하고 불의한 재판절차를 꼬집으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동환 목사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비방하고, 싸우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보다 사랑하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으며, 이 땅의 고난당하는 이들, 억울한 이들 그리고 소수자들과 더불어 하나님의 축복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 소망을 위해 공정한 재판을 호소하는 이 목사의 발언을 끝으로 약 4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은 마무리 되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는 반 동성애 진영의 기도회가 준비되고 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기도회가 시작되었는데 발언에 나선 감리교 모 목사는 죄에 대한 회개 없이는 그 어떠한 구원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모 목사는 기자가 “서로 대화를 통하여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가 묻자, 그는 “기준이 서로 다른 사람들하고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이동환 목사 재판지연 기자회견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반동성애측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홍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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