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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밥 때문에 그가 보이지 않았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6.05 23:23
▲ 물 위를 걸어 제자들이 탄 배로 오시는 예수 ⓒGetty Image
그들이 예수를 보고 놀라자 예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셨다. 안심해라! 나다, 두려워 말라!(마가복음 6,50)

오병이어의 사건 후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서둘러 벳새다 지역으로 먼저 보내십니다. 그리고는 들판의 사람들을 돌려보내시고 홀로 기도하러 산에 오르셨습니다. 상당한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제자들은 여전히 배에 있었습니다.

새벽녘이 다 되도록 세찬 바람과 싸우며 몹시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예수와 그들 사이의 거리가 아주 먼 것은 아니었지만, 그 사이에는 물이 있었고 게다가 바람도 거칠었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입니다. 상황에 갇힌 그들입니다.

예수께서 그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어떻게 하셨을까요? 물론 보도를 통해 우리는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그들을 향해 오셨음을 압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곳에서 예수께서 바람을 꾸짖으셔서 잠잠케 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막 4,39). 지금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물 위를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왜일까요? 혹시 그만큼 마음이 급하셨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물위를 걷는다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어서 그리할 수 있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의 상황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을 돕고자 했던 마음이 그를 물로 뛰어들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예수께서 그들을 지나가기 원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그들을 향해 가신 것과 어긋납니다. 그 동사에 그런 뜻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대로는 쓸 수 없습니다. 그들 가까이 가려고 하셨다는 것으로 바꾸어서 이해해야 될 것입니다.

예수를 본 제자들은 크게 놀랐습니다. 물 위를 걸어오는 예수! 누가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고, 거친 바람보다 더 무서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두려워 떠는 그들을 향한 주님의 일성은 안심해라 입니다. 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입니다. 지나치려 했다면 나올 수 없는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이가 다른 사람 아닌 그들이 아는 바로 사람임을 확신시키기 위해 ‘나다’라고 덧붙이십니다. 그들이 본 것은 헛것이나 유령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주 예수임을 이렇게 한 마디로 하십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두려워 말라고 하십니다.

파도가 거칠게 이는 바다 가운데서 두려워 말라는 소리가 어떻게 들렸을까요? 그 말씀의 의미는 예수께서 곧이어 배에 올랐을 때 비로소 밝혀졌습니다. 바람이 잠잠해졌습니다. 제자들은 예수와 함께 하는 배 위에서 평안을 느끼며 예수를 보내신 하나님을 찬양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들은 아까와는 또 다른 놀라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예수가 누구이길래 하는 마음이었던 것같습니다.

그들은 아직 예수를 잘 몰랐습니다. 바로 직전에 오병이어 기적을 경험했음에도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서 기자는 제자들이 그 기적의 의미를 깨닫지 못해 그들의 마음이 굳어졌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그 기적이 낳은 부수물들에 취해 정재 그 기적을 베푼 예수와 그의 기도를 들어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른 눈으로 보시지 않았을까요? 여전히 자비한 눈으로 내가 여기 있다, 나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에게 자기를 맡기고 바다를 건너가셨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삶의 바다를 건너는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그와 같은 눈으로 바라 보실 것입니다.

우리를 향해 달려오시는 주님과 함께 안전하게 사나운 바다를 항해하는 오늘이기를. 우리는 언제나 주님에게서 놀라움을 경험하지만 그 놀라움을 넘어 주님을 볼 수 있고 주님에게서 깨달음을 얻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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