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발을 사슴 같게 하시는 하나님 ⓒGetty Image

예언자 하박국은 바빌론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던 때에 활동했습니다. 그는 바빌론을 하나님이 일으키신 심판의 도구로 처음에는 인식했었습니다. 그럴 만큼 이스라엘 내부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법은 지키지 않고 정의는 세워지지 않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가만히 계신다고 항변했습니다.

코헬렛은 악한 일에 대한 징벌이 즉각 이루어지지 않으니 사람들이 악을 행하는데 대범해진다고 탄식합니다(8,11). 심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절박함과 심판 부재에 대한 실망을 이들에게서 엿볼 수 있습니다. 정의의 부재는 하나님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내게 합니다. 하나님은 정의의 대표이시고 정의의 토대입니다. 정의의 실종은 하나님의 부재와 같습니다.

하박국은 어느 때까지 하나님이 그러실 것이냐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는 바빌론에게서 새역사의 가능성과 하나님의 개입을 보았으나 그것은 잠시였습니다. 바빌론은 하나님의 심판 도구였으나 도구가 주인의 요구를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을 왜곡·부정하는 불량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내부의 불의와 외세의 폭력으로 갑절 고통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바국의 고민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깊었겠습니까? 아무리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불의와 폭력이 안팎으로 세력을 떨치게 되는 것이 옳은지 하나님께 또 묻습니다. 하나님은 과연 답하실지, 답하신다면 그 답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하박국의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오늘 우리의 상황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물음에 대한 답보다 그 답에 대한 태도에 더 큰 관심을 보이십니다. 그 답을 보고 듣는 사람들이 다 동일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가 기대하는 사람의 유형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는 사람 곧 의인이라면, 하나님의 말씀과 계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고 그에 따라 신실하게 살며 그때까지 인내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세상은 악인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세상이 유지되게 하는 이들은 하나님이 찾는  의인들입니다. 그들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며 나누며 악을 편들지 않고 아니오 하며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그들을 기뻐하며 그들과 함께 계시며 그들을 위해 일하십니다. 하박국이 깨달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자기에게 아무 것도 없어도 또 지극히 실망스럽다고 할 상황이어도 그의 속에서 기쁨과 희망이 솟는 것을 경험합니다. 하나님만이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그의 힘임을 발견했습니다. 풀렸던 다리에 새 힘을 주시고 마치 산길을 달리는 사슴과 같게 하셨습니다. 그는 그 힘으로 달라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다가오는 희망의 빛을 보고 사람들과 더불어 신실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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