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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반도를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미국 Time,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표지 모델로 선정해 인터뷰
챨리 캠벨(美 Time)/이정훈 | 승인 2021.06.25 15:36
▲ 미국 Time지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을 표지 모델로 선정했다. ⓒTime Internet Homepage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Time이 문재인 대통령을 2017년에 이어 표지 모델로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해 기사화했다. 6월24일 타임 인터넷 판에 게제된 인터뷰 기사에 대한 전문 번역이다. 기사 가운데 ‘South Korea’는 북한을 고려해 ‘남한’으로 번역했음을 알린다. - 번역자 주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도 그날의 함성을 잊지 않았다. 남한의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매스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 옆에 앉아 있었다. 북한의 지도자는 매스게임이 끝나고 문 대통령을 연단에 오르게 했다. “온 겨레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거대한 콜라주를 배경으로 문 대통령은 15만 관중에게 “공동의 번영과 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촉구했고, 관중은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문 대통령에겐 전환적인 경험이었다. 북한 주민들의 “눈빛과 태도”를 통해 그들 역시 “평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이 매우 달라졌으며, 발전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연설은 남한 지도자로서 북한에서 행한 첫 연설이었으며 2017년 5월 당선 이후 문 대통령이 걸어온 길고 때로는 고통스런 남북 화해 프로세스의 정점이었다. 임기 초반만 해도 문 대통령에겐 상황이 매우 불리했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은 북한의 무기 실험으로 점철됐다. 북한은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3기를 발사했고, 수소폭탄이라 주장하며 핵실험을 실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미 해군 항모선단을 한반도로 급파하고 “리틀 로켓맨”을 상대로 “화염과 분노”를 쏟아내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2013년 이후 남북 간 공식 대화도 없었고, 다혈질의 독재자, 그리고 지정학 초짜 사이에 갇힌 문 대통령은 최악을 우려했다. “실제 전쟁 직전에 와 있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를 깊은 수렁으로부터 빠져나오도록 도왔다. 김 위원장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대에 응하면서 화해는 시작됐다. 그 직후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한국전(1950-53)을 사실상 종결한 정전 합의 이후 공산주의 북한과 자본주의 남한을 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났다. 18개월 동안 외교는 엄청난 속도로 기세를 올렸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다섯 차례,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두 국가 사이의 풍성한 합의를 상징하기 위해 흰색 사냥개인 풍산개 두 마리-고미와 송강-를 선물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진 뒤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선언했다. 당시 북미 정상회담은 적대국인 북미의 정상 간 이루어진 첫 회담이었다.

그 뒤 상황은 부진했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별다른 진전 없이 끝이 났다.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마한 핵심 이슈들, 즉 비핵화와 같은 모호한 개념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등 중요한 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됐다. 당시 워싱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의회 증언이 진행되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거기에 매몰돼있었다. 한미동맹도 난관에 봉착했었다. 남한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매년 약 10억 달러 지불하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배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 규모는 28,500명이다. 북한은 2020년 6월 남북 접경 도시인 개성에 위치한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 9개월 뒤 북한은 단거리 고체 연료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했다. 김 위원장은 1월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에 대해, “누가 집권하든 …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걸림돌, 최대의 주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악관의 새 주인을 설득해 교착된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고자 5월 미국을 방문했다. 남한은 3월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연임할 수 없기 때문에 분단된 조국을 치유할 시간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분단 상황은 한국전쟁 이후 거의 그대로다. 북한과 중국이 한편, 미국, 남한, 그리고 동맹국들이 다른 한편에 서 있다. 김 위원장은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제재 완화와 같은 일방적 양보 없이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북 제재들은 북한의 석탄, 광물, 해산물을 비롯해 그 밖의 현금줄이 되는 상품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선 재고의 여지도 없다. 팬데믹과 미중 관계 약화로 인해 가뜩이나 녹록치 않은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에겐 팬데믹, 지구 온난화, 그리고 특히 중국의 부상과 같은 보다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북한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엄중한 위험이다.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의기양양하게 “북한발 핵 위험은 더 이상 없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지만, 정작 북한의 핵탄두를 단 한 기도 폐기시키지 못하고 퇴임했다. 가장 최고의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핵탄두가 60기에 이르며, 미 전역에 실어나를 수 있는 ICBM과 잠수함발사미사일을 갖고 있다. 2월 북한은 주요 핵연료 생산 공장의 일부를 재가동했으며 미국의 방어시스템을 앞지르기 위해 다탄두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CIA 선임 애널리스트를 지낸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북한은 놀랄 만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문 대통령은 보다 정치가로서 더욱 성숙한 바이든 대통령이 느리지만 조정되고 실질적으로 상황을 진전시켜 일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도 이 도전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수십억 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도 알고 있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문 대통령은 말한다.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다.”

▲ 2018년 9월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을 방문 중 점심을 나누고 있다. ⓒGetty Images

어떤 지도자든 자신의 업적을 돌아보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경우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러한 순간들이 그의 행보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와 누나는 1950년 12월 23일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북한을 탈출했다. 이 유엔 공급선은 승객 12명 탑승용이었지만 민간인 1만4천 명을 싣고 이들을 안전하게 인도했다. 이 선박은 남한의 거제도에 입항했고, 문 대통령은 2년 뒤 그곳에서 태어났다. 문 대통령 가족의 집인 이 난민수용소는 현재 기념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전시 모형들은 녹슨 비행기, 탱크들, 그리고 머리 위를 지나는 거대한 콘크리트 고가도로 주변에 배치됐다. 이 같은 격동의 시대적 배경에 따른 상처는 문 대통령을 학생운동으로, 인권변호사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청와대로 인도했다. <타임> 사진기자는 청와대에서 6월 9일 만면에 미소를 띠고 주먹인사를 하는 문 대통령을 당당하다고 느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었다. 이로써 미국이 동아시아 동맹에 다시 중점을 두고 있음이 부각됐다. 바이든 정부 출범 7주도 되지 않아 6년 유효한 한미 방위금 합의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와 인터뷰를 갖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고자 애쓰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칭찬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그는 말한다. “전 세계는 미국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말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대북 접근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을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칭하고 북한이 선호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구문이 명시된 점에 북한은 만족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의 외교정책 결정 상당수를 뒤집었지만, 트럼프 시대 맺은 모호한 합의를 향후 협상을 위한 토대로 받아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련한 협상가이자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대사를 대북 특별대표로 임명했다. 6월 13일 북한 관영언론은 최고 지도자가 노동당 회의 때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빈센트 K. 브룩스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은 “기회의 창”을 엿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미 양국 모두 진보 정부가 집권한 상황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에겐 돌파구가 마련된다는 희망을 가질 만한 이유가 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가 짧게 끝난 이후, 공화당 측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만남을 가로막는 빗장이 낮아지고 정치적으로 더 안전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역시 제재가 크게 의미가 없음을 부각시켰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에 대한 편집증적인 대응으로 스스로를 외부세계와 완전히 격리시켰고, 심지어 식량 지원도 거절했다. 교역은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 북한이 자초한 이 같은 충격은 소련 붕괴 이후 그 어떤 때보다 심각하다. 김 위원장은 경제 발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체제의 안전이 늘 우선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제재만으로 북한을 무릎 꿇게 하긴 힘들다”고 지적한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지속적인 “순환”이 결국 핵탄두, ICBM과 같은 북한의 가장 치명적인 자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어긴 전적을 감안할 때, 미국을 설득해 최고의 지렛대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협상을 위해 곧바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말한다.

북한은 과거 다섯 차례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지만, 모두 어겼다. 김 위원장은 유명한 자신의 부친과 조부와 마찬가지로 벼랑 끝 전술에 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연례 위협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인 인정과 존중을 받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다른 장애물도 여전히 존재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완료한 대북 정책 검토는 “지연 전술”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고, 테리 연구원은 말한다. 한미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회담 개최를 경시했다. 김 위원장에게 “국제사회에서 적법한 국가로서 인정을 받는 것”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김 위원장이 적법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한 것은 외교의 출발점으로는 문제가 있다. 남한은 미사일 개발 능력에 대한 제한도 해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수치스러운 이중 거래”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뒤섞인 메시지가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워싱턴 내 공통된 인식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 협상을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기꺼이 지지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지지의 대가로 그가 진정으로 초점을 두고 있는 대상인 중국에 맞선 여러 조치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했다. 남한 기업들은 반도체, AI, 전기차 배터리, 5G 및 6G와 같은 혁신 기술과 관련해 미국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혁신 기술은 민감한 공급망의 탈중국화 및 “미래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에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이른바 쿼드플러스 안보협의체에 관심이 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심지어 문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훨씬 더 우려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에너지는 심각한 중국발 위협을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2009~2017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지낸 로버트 킹은 말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의존은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 다음 달, 시주석은 북한 및 영국 주재 중국대사를 지낸 류사오밍을 약 2년간 공석이었던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자리에 임명했다. 정 센터장은 이 같은 임명은 “한반도 사안을 중재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중국의 변함없는 지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중국의 유엔 제재 이행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서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남북이 보다 긴밀해진다 하더라도, 이들의 주요 후원자들은 여전히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큰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문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반대에 선 사람들은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한국의 군사독재에 저항해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된 바 있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같은 사람과 교감한다는 것에 놀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어야 하며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했다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의 성격 등 특징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그가 “매우 솔직하고 …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주었다”면서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다.

다수의 북한 관측통은,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착각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문 대통령이 2018년 연설한 능라도 경기장에서의 집단체조는 인권단체들로부터 어린이 강제 노동으로 비판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모멘텀을 유지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에서, 오래전부터 제재 완화를 촉구해왔으며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기부 및 한국의 설탕과 북한의 술을 교환하자는, 현재는 백지화한 계획 등 여러 차선책을 모색해왔다. 문 대통령이 활동가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자, 미국 관료 출신 13명으로 구성된 한 초당적 단체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운동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비판했다.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미국 정부 고위직 중 문 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이 장기적으로 해로우며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제 문제는 더 이상 문 대통령 본인의 여러 원칙이 남북 화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희생되고 있느냐가 아니라, 성과의 일부가 의미를 상실했느냐다.

남한 부산에 소재한 동서대학교의 션 오말리 교수는 “문 대통령은 퇴임 전 북한과 상당한 외교적 승리를 거두길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여겨질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나는 꽤 확신한다”고 말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쇠퇴하고 있는 유산에 사로잡힌 나머지 애초에 그가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 5월 초 그의 국내 지지율은 급락해 35%에 그쳤다. 이는 부패한 부동산 스캔들 —서울 내 일반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59만 달러에서 106만 달러로 상승했다— 등 때문이며, 연속적인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으로 이어진 성희롱이 만연한 상황도 있다.

게다가 한국은 초기엔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거뒀지만, 현재 백신 접종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6월 중순 기준, 한국 전체 인구의 6%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월, 한국의 2대 도시에서 치른 시장 선거에서 참패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한국 유권자들은 매우 국내적인 사안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 부분에서도, 문 대통령이 문제의 일부일 수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북한 고위 관료 출신의 한 탈북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이 미국 편에 서고, 미국 스텔스기를 40대 구매한 것에 완전히 배신당했다고 느꼈으며, 임기 막바지인 정부와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결국, 2000년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비핵화 합의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에 포함시킨 직후 사실상 파기됐다. 마찬가지로, 2007년 남북 공동 선언은 일 년 뒤 새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철회됐다. “문 대통령 임기 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또 개최될 가능성은 없다”고 이 탈북자는 <타임>에 말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졌다며, 백신 외교를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힐 수단으로 제안한다.

분명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 다음번 시도가 있더라도, 권태 섞인 한숨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관한 진정한 해결책은 없다”고 테리 연구원은 말한다. “30년이 넘도록 이런 식이었다.” 결국 이것이 문 대통령의 진정한 유산일 수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그럴 수 없다는 암울한 사실을 깨닫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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