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 6개 단체가 공동정책협의회를 열고 기독교사회선교운동의 방향 설정을 위해 심도 깊은 토론회를 진행했다. ⓒ홍인식

‘2021 한국기독사회운동 공동정책협의회’가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지난 6월 28일 오후 1시 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공동정책협의회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예수살기, 촛불교회, 옥바라지선교센터와 NCCK인권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정책협의회는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김민아 간사의 사회로 기조강연과 특별강연이 진행된 1부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전남병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8개 부문별 발제가 이어진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먼저 정책협의회는 옥바라지 선교센터 회원들이 인도한 떼제기도회로 시작되었다. ‘오소서 성령이여’, ‘알렐루야 7’, ‘키리에 6’, ‘두려워 말라’ 등 총 4곡의 찬양을 함께 부르며 창세기 18:22-25, 시편 103:6-18과 마태 8;18-22를 낭독되었다 침묵 기도에 이어 가진 중보기도에서 참석자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차별과 폭력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나님께 던지면서 ‘차별과 가난으로 쫓겨나는 사람들,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들과 죽음으로 내몰리는 주님의 소중한 자녀들과 차가운 거리에서 계속해서 함께 싸워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주님의 동행’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의 과거와 현재

곧바로 이어진 정책협의회 1부의 사회를 맡은 김민아 간사는 오랜만에 모인 협의회임을 언급하고 이 시간 동안 서로의 고민과 활동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책협의회의 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또한 정책협의회를 통해 힘과 에너지를 받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6개 단체가 공동주최 하는 이 모임이 주제가 서로 다르지만 차별과 폭력을 넘어서 예수 정신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한 몸임을 지적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정진우 목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前 부이사장)는 “한국기독교의 위기와 기독교 사회 운동의 새길 찾기”라는 제목으로 기독교사회운동의 역사와 전망을 다루었다. 먼저 정 목사는 한국기독교의 위기에 대한 진단을 선교 초기의 역사로부터 시작했다. 그는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2개의 흐름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그 한 흐름은 민족사와 함께하며 반제 반봉건, 민족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민족통일에 참여해 온 전통이며 다른 흐름은 몰역사적 개인주의 신앙에 기초한 친일친미로 규정되는 친 제국주의, 분단기생형 수구보수 기독교 전통이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이 두 흐름은 이 땅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래 늘 있어 왔으며 같은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불려지지만 그 역사적 역할과 기능은 서로 다른 것이었음을 주장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개의 성격을 지닌 한국기독교는 해방 후 군사독재 하에서 서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전반적으로 보수주의가 득세하고 진보적 전통의 기독교가 약화된 오늘의 현실에서도 인권 평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기독교 활동가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위기가 깊었으니 밤이 멀지 않았다는 징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 목사는 어떻게 이 위기를 돌파하여 기독교의 복음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해 내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기독교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해 낼 수 있는지 몇 가지 역사적 반성에 기초한 방향을 모색해 볼 것을 주장했다. ▲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영성 훈련 및 신학운동의 재정립, ▲ 성문 밖의 존재들과 연대하는 바닥으로의 존재 이전, ▲ 대안적 에큐메니컬 운동 조직의 재구성, ▲ 세계화의 도전에 응답하는 지구적 연대 강화, ▲ 운동의 물적 자원의 내적 조달을 제안했다.

한국기독교, 왜 혐오의 진원지가 되었나

기조강연에 이어 김형완 소장(인권정책연구소)은 ‘차별과 혐오 그리고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김 소장은 교회는 말씀의 증거(실재)이며 따라서 말씀에 귀 막고 진리에 눈감거나 혹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하고 증거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고 비판하며 오늘날 기독교 교회는 왜 혐오의 진앙지가 되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부 개신교 교회의 혐오 선동은 사실 기독교 신앙 원리에서 비롯한다기보다는, 기득권을 향한 교회의 권력 욕망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혐오에 앞장서는 한국교회에는 정작 그리스도의 사랑이 을뿐만 아니라 사랑의 하나님보다 심판의 하나님을 내세우며 공포를 인위적으로 조직하고 겁박하는 존재로 타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계속해서 세상 만물은 예외 없이 창조주의 합목적성에 의해 탄생한 것(창조질서)이라는 믿음을 조금이라도 신봉한다면,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어떤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소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혐오는 대개 증오(격분)와 경멸(멸시)로 표출되며 이런 의미에서 적대에서 공존으로, 전쟁에서 정치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차별과 혐오는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슬픔과 긍휼과 안타까움, 애석함의 대상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이런 견지에서 오늘 우리의 신앙고백은 그들의 죄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사회운동의 방향은 어디로

▲ 공동정책협의회에서 8개 부문별로 기독교사회운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협력을 모색했다. ⓒ홍인식

이어진 2부에서는 8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번 정책협의회에서는 노동 분야는 영등포산업선교회 송기훈 사무국장, 젠더분야는 기독여민회 이영분 총무, 장애 분야는 NCCK 장애인소위원회 이정훈 위원, 성 소수자/차별금지법 분야는 감리교 이동환 목사가 발표하며 부문별 첫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진 부문별 2부 발표에는 생태 분야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현아 간사, 빈곤 분야는 옥바라지선교센터 이종건 사무국장, 분단과 국가보안법 분야는 기장 평화통일운동본부 허석헌 연구위원, 아시아 민주주의•인권 분야는 NCCK인권센터 김민지 사무국장이 맡았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정책협의회는 예정시간 6시를 넘기면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발제자들 간의 열띤 토론을 통해 활동가들은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건설적으로 그리고 미래 지향적으로 사회선교의 방향을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회선교의 분야는 다르지만 다른 분야들의 연대적 성격을 강화하고 실천 방안에서 있어서도 상호 협조와 대화 소통을 통하여 기독교의 사회선교의 더 나은 미래와 방향성을 만들어 갈 수 있고 또한 실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공동정책 협의회와 같은 형식의 모임은 서로 간의 소통과 연대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내리며 올 하반기에도 또 다른 자리를 마련해 정책협의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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