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n Luyken, 「모세와 함께 한 이스라엘 12지파와 레위 지파 그리고 성막」 (1700) ⓒGetty Image

르우벤과 갓 지파는 모세에게 요단 동편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했다.(민수기 32장) 이 긴 설화에서, 그들이 요구했던 것과 모세가 대답한 것을 살펴보면 몇 가지 모순과 불일치를 발견하게 된다. 설화에서 모순되는 요소들을 분리하게 되면 두 개의 평행되는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민수기 32장은 이스라엘 12지파들 중 2지파인, 르우벤 족속과 갓 족속에게 요단 동편 땅을 분배하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의 기본적인 개요는 비교적 간단하다: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두 지파의 지도자들은 모세에게 가나안 땅 자체가 아닌 요단 동편 땅에 거주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르우벤 자손들과 갓 자손들이 모세에게 요단 동편 땅을 허락해 달라고 했을 때, 그들의 요구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즉각적인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장기적인 것이다. 그들의 장기적인 요구는 다른 이스라엘 10지파와 함께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 보다는 요단 동편 정착하는 것이었다. 단기적인 것은 전쟁을 할 수 있는 나이의 남자들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도록 나머지 이스라엘 지파들을 돕는 동안, 그들의 여자들, 아이들 그리고 가축들을 요단 동편에서 안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그들을 남겨두는 것이다. 모세는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설화의 가장 광범위한 요약을 넘어서, 민수기 32장의 서술적 일관성은 깨지기 시작한다. 이 설화 내에는 모세와 두 지파 사이의 협정에 있어 중요한 세부사항에 모순이 존재한다.

여기서 한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텍스트는 설화의 통일성이 무너질 때에만 복수의 저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 이전에는 문학적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은 신-문서가설의 방법론이다. 설화의 통일성이 무너지는 예는 등장인물이나 설화자가 그들이 이전에 했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듯 행동하거나, 등장인물의 성격이 갑작스럽게 설명도 없이 변화가 일어나거나, 혹은 설화의 시간 순서나 설화 세계에서 공간에 대한 표현의 모순 등이 나타날 때이다.

1. 르우벤과 갓 지파는 언제 그리고 누구로부터 그들의 땅을 받았나?

르우벤과 갓 지파들이 그들의 요청을 모세에게 전달한 후에 모세는 그들에게 이스라엘 자손의 가나안 정복을 도와준 후에만 요단 동편 땅을 그들이 기업(אחזה)으로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두 지파는 그들의 여자들, 아이들, 가축을 남겨둘 수 있지만, 가나안을 정복하는 것을 돕기 전까지 요단 동편 땅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권리는 없다. 더욱이,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땅을 분배할 사람이 될 것이다(민 32:28-30):

וַיְצַ֤ו לָהֶם֙ מֹשֶׁ֔ה אֵ֚ת אֶלְעָזָ֣ר הַכֹּהֵ֔ן וְאֵ֖ת יְהֹושֻׁ֣עַ בִּן־נ֑וּן וְאֶת־רָאשֵׁ֛י אֲבֹ֥ות הַמַּטֹּ֖ות לִבְנֵ֥י יִשְׂרָאֵֽל׃
וַיֹּ֨אמֶר מֹשֶׁ֜ה אֲלֵהֶ֗ם אִם־יַעַבְר֣וּ בְנֵי־גָ֣ד וּבְנֵי־רְאוּבֵ֣ן׀ אִ֠תְּכֶם אֶֽת־הַיַּרְדֵּ֞ן כָּל־חָל֤וּץ לַמִּלְחָמָה֙ לִפְנֵ֣י יְהוָ֔ה וְנִכְבְּשָׁ֥ה הָאָ֖רֶץ לִפְנֵיכֶ֑ם וּנְתַתֶּ֥ם לָהֶ֛ם אֶת־אֶ֥רֶץ הַגִּלְעָ֖ד לַאֲחֻזָּֽה׃
וְאִם־לֹ֧א יַֽעַבְר֛וּ חֲלוּצִ֖ים אִתְּכֶ֑ם וְנֹֽאחֲז֥וּ בְתֹכְכֶ֖ם בְּאֶ֥רֶץ כְּנָֽעַן׃

28 모세는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 각 지파의 가족 우두머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29 모세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모두 각자 무장을 하고, 너희와 함께 주 앞에서 싸우려고 요단 강을 건너면, 너희 앞에서 그 땅이 정복되는 날, 이 길르앗 땅을 그들의 소유로 주어라. 30 그러나 그들이, 너희와 함께 무장을 하고 요단 강을 건너지 않으면, 가나안에서 너희와 함께 재산을 받게 하여라.”(표준새번역)

그러나 모세와 두 지파 사이의 대화가 끝난 직후, 즉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이 모세의 조건에 열광적으로 동의한 후, 모세 자신이 요단 동땅을 두 지파에게 주었고, 이 사건은 이 두 지파가 가나안 땅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일어났다(33절):

וַיִּתֵּ֣ן לָהֶ֣ם׀ מֹשֶׁ֡ה לִבְנֵי־גָד֩ וְלִבְנֵ֨י רְאוּבֵ֜ן וְלַחֲצִ֣י׀ שֵׁ֣בֶט׀ מְנַשֶּׁ֣ה בֶן־יֹוסֵ֗ף אֶת־מַמְלֶ֨כֶת֙ סִיחֹן֙ מֶ֣לֶךְ הָֽאֱמֹרִ֔י וְאֶת־מַמְלֶ֔כֶת עֹ֖וג מֶ֣לֶךְ הַבָּשָׁ֑ן הָאָ֗רֶץ לְעָרֶ֨יהָ֙ בִּגְבֻלֹ֔ת עָרֵ֥י הָאָ֖רֶץ סָבִֽיב׃

33 모세는,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과 요셉의 아들 므낫세의 반쪽 지파에게, 아모리의 시혼 왕국과
바산의 옥 왕국을 주었다. 그것은 그 땅 전체와 거기에 딸린 성읍들과 주변 영토를 포함한 것이다.(표준새번역)

두 지파가 요단 동편 땅을 소유하기 전에 가나안 정복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모세의 조건은 어떻게 된 것인가? 왜 모세는 지금 요단 동편 땅을 지금 주었는가?

르우벤과 갓 지파가 요구한 요단 동편 땅이 언제 누구에게 분배되는가에 대한 문제는 여호수아 22장에 다시 등장하며, 이는 민수기 32:28-30에 따라 모세의 명령을 이행하는 것으로 서술한다. 여호수아는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의 반 지파를 불러, 그들이 자기들의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그들이 요청한 대로 요단 동편 땅에 정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후에 여호수아는 그 세 지파들에게 요단 동편 땅을 영구적인 기업(אחזה)으로 배분해 주었다. 설화의 이 부분은 모세가 민수기 32:33에 기술된 것과 같이 그 땅의 영구적인 소유권을 그들에게 이미 부여한 것이라면 거의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느 쪽인가? 여호수아는 모세의 지시를 따르고 가나안을 정복한 후에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가 요단 동편 땅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인가? 아니면 모세 그 자신이 두 지파가 도와주겠다는 약속에 따라 요단 동편 땅을 두 지파에게 바로 허락해 준 것인가?

2. 요단 동편 정복과 그로 인한 풍경

민수기 32:33에서 모세는 두 지파에게 “그 땅과 그 도시들, 그리고 주위 땅의 모든 도시들”(הָאָרֶץ לְעָרֶיהָ בִּגְבֻלֹת עָרֵי הָאָרֶץ סָבִיב)을 주었다. 그 직후, 설화자는 르우벤 지파와 갓 족이 요단 동편 땅에 도시와 마을을 건설해 그들의 여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가축 떼를 수용하는 것으로 묘사한다.(민 32:34-38) 만약 도시들이 이미 존재한다면 왜 그들은 도시를 건설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 문제는 오경 내에서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스라엘이 요단 동편 땅을 정복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민수기, 즉 21장과 31장에 등장하는 요단 동편 땅 정복에 관한 두 개의 서론 다른 설화가 존재한다.

동일한 지리적 지역을 지칭하기 위해 다른 지명을 사용하는 것은 오경 내에서 비교적 흔한 현상이다. 이러한 경우를 살펴보면, 미디안(Midian, 민수기 31장)과 아모리(Amorite, 민수기 21장) 모두가 요단 동편 지역 전체를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용어들이다.

민수기 21장: 민수기 21장에서, 이스라엘은 시혼과 옥 왕국을 정복했고, 그 왕국 내의 도시들의 거주자들을 학살했고, 그 도시들 안에 정착했다.

 וַיִּקַּח֙ יִשְׂרָאֵ֔ל אֵ֥ת כָּל־הֶעָרִ֖ים הָאֵ֑לֶּה וַיֵּ֤שֶׁב יִשְׂרָאֵל֙ בְּכָל־עָרֵ֣י הָֽאֱמֹרִ֔י בְּחֶשְׁבֹּ֖ון וּבְכָל־בְּנֹתֶֽיהָ

21:25 이스라엘은 아모리 사람의 성읍을 모두 점령하고, 헤스본과 그 주변 모든 마을을 포함한
아모리의 모든 성읍에 자리를 잡았다.(표준새번역)

요단 동편 땅 이스라엘 정착에 대한 이야기는 31절에서 반복된다. 하지만 도시들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다.

 וַיֵּ֨שֶׁב֙ יִשְׂרָאֵ֔ל בְּאֶ֖רֶץ הָאֱמֹרִֽי

민수기 21:31 이렇게 이스라엘은 아모리 사람의 땅에 자리를 잡았다.(표준새번역)

이 두 지파들이 민수기 32장에 등장하는 것처럼 모세에게 나아갈 때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은 요단 동편 땅에 살고 있었다. 따라서, 이 두 지파들은 이스라엘이 이미 정착한 도시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불과 몇 구절 전에 두 지파가 모세에게 제안한 함축과는 모순된다.

 וַיִּגְּשׁ֤וּ אֵלָיו֙ וַ֣יֹּאמְר֔וּ גִּדְרֹ֥ת צֹ֛אן נִבְנֶ֥ה לְמִקְנֵ֖נוּ פֹּ֑ה וְעָרִ֖ים לְטַפֵּֽנוּ
민수기 32:16 … 먼저 여기에다가 가축을 기를 우리를 만들고,
또 우리에게 딸린 어린 것들이 살 성을 쌓겠습니다.(표준새번역)

게다가, (이미 존재했던) 도시들에 정착하는 것이 그들에게 허락된 후에, 모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בְּנֽוּ־לָכֶ֤ם עָרִים֙ לְטַפְּכֶ֔ם וּגְדֵרֹ֖ת לְצֹנַאֲכֶ֑ם וְהַיֹּצֵ֥א מִפִּיכֶ֖ם תַּעֲשֽׂוּ
민수기 32:24 너희에게 딸린 어린 것들을 보호할 성을 쌓아라.

만약 그들이 요단 동편 도시들과 마을에서 이미 정착했다면, 왜 그들은 현재 도시들을 건축할 필요가 있었을까? 도시들을 건설할 필요성은 도시가 없는 풍경을 가정한다.

민수기 31장: 요단 동편 땅 정복에 관한 또 다른 묘사는 민수기 31장에 등장한다. 이 장면에서 이스라엘은 미디안 사람들이 거주했던 도시들과 마을들을 모조리 파괴했다.

 וְאֵ֤ת כָּל־עָרֵיהֶם֙ בְּמֹ֣ושְׁבֹתָ֔ם וְאֵ֖ת כָּל־טִֽירֹתָ֑ם שָׂרְפ֖וּ בָּאֵֽשׁ
민수기 31:10 그들이 살던 성읍과 촌락들은 다 불질렀고(표준새번역)

르우벤 사람과 갓 사람이 민수기 32:34-38에서 그렇게 했던 것과 같이 16절에서 양떼를 위한 우리와 마을을 건설했을 때, 요단 동편 땅에는 그와 같은 구조물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수기 32장의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이스라엘은 요단 동편 땅에 있는 도시들을 파괴했다.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은 그들의 여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가축 떼를 떠나 전쟁에 나가기 전에, 그들은 다시 건축해야만 했다.

라이엔 펠더만/이정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