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으로 향하신 예수 ⓒGetty Image

예수께서는 마침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아셨습니다. 때를 안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때를 따라 때에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전도서 3장 참조).

누가는 예수께서 승천하실 때 가까이 옴을 아셨다고 합니다. 그 말이 맞기는 하지만 일차적으로 그것은 십자가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죽지 않고서는 부활도 승천도 없습니다. 죽어야 할 때를 알고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렇게 하기에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했고 그 결심은 얼굴에 역력히 나타났습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마리아를 거쳐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도중에 거기 머물려고 하셨지만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가 예루살렘으로 가는 줄을 알고 숙소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마리아와 유다의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었습니다. 현재도 사마리아인들이 소수 존재하지만, 유대인과는 철저하게 구별됩니다. 역사적 골이 되었다고 해야 할 지경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이를 보고 발끈합니다. 이것도 단지 거부당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적대감정의 표현이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의 내용이 그렇게 말합니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들을 다 태워죽여야 한다. 저들의 거부가 이렇게 말할 정도의 사건일까요? 절대 권력자에게 그렇게 했다면 그는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들 두 제자는 예수를 그와 같은 권력자로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예수는 그를 경험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될 수 있고 다른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차이를 존중한다고 모든 것이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거부되어야 할 것이 있고 추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께서 걸어가신 족적과 그의 가르침에 근거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엄하게 꾸짖으심으로 그들의 생각과 기대를 부정하셨습니다. 어떤 사본에는 너희는 너희가 무슨 정신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는 예수의 말이 그 다음에 이어집니다. 주어가 ‘너희’임에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무슨 정신을 갖고 주님 앞에 있는지 모릅니다. 주님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생각에 주님을 끌어들이려 했던 야고보와 요한입니다. 동일한 잘못이 우리에게서 반복되지 않기를 빕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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