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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기본소득, “독이 아닌 건강한 먹거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첩경이세우 농민기본소득 전국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만났다
이정훈 | 승인 2021.07.12 15:06
▲ 농민기본소득 전국운동본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이세우 목사

지난달 22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66명의 국회의원이 농민기본소득 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소득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농민기본소득을 금전·지역화폐 등의 형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이와 관련 ‘농민기본소득 전국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달 2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발의를 환영했다.

이 법안을 위해 동분서주 했던 운동본부 5명의 상임대표 중 이세우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들녘교회)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이 목사는 법안이 발의되기까지의 어려운 순간을 회상하며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 정서가 우호적인지 않았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소위 이 법안에 대한 흑색선전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이 목사는 “꺼져가는 농업·농촌의 불씨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안이 전사회적으로 그리고 전국민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 “농민기본소득이야말로 농민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는 살림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조사된 바에 의하면 농가의 농업소득이 11,820천원으로 전년 10,261천원 대비 9.3% 증가했지만, 2018년 12,820천원 대비 8.5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농업소득 평균이 10,259천원이다.

농업을 통해서는 삶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농가의 현실인 것이다. 이를 타계하고 농민들이 삶을 꾸리고 농업에만 전념하고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그 밑바탕을 이루는 법안으로 작용할 수 있는 법안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삶이 토대가 되어 농촌으로의 유입 인구를 늘릴 수 있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또한 이번 법안이 발의되고 통과된다면 앞으로의 사회적 효과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즉 농민소득법안이 통과된다면 “국민기본소득을 추동하는 견인차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민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수 있을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농민기본소득실현의 열고개 중 그 첫 고개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농민기본소득을 제외하고 기본소득개념 자체가 사회적인 반대 여론으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반대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이 법안이 올가을 정기국회를 통해 입법이 된다면 여러 가지 형태의 기본소득법안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될 것인데 이를 예상한다면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운동본부는 현 집권여당이 당론으로 받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론으로 정면 승부를 내자는 취지이다. 올가을 국회를 통해 입법되어야 할 많은 법안들이 있지만 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농민기본소득법안인 것이다.

▲ 자기소개와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에서 맡고 계신 일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들녘교회 담임목사입니다. 운동본부에 5분의 상임대표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번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습니다. 그간의 과정과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이야기하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 정서가 우호적이진 않았습니다. 공산주의 개념이 아니냐는 질문도 많았었고요, 빨갱이 사상이라 하여 아예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전국민 재난기본소득이 여러 차례 지급되게 됩니다. 전국민적 보편적 언어로 자리 잡으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오해와 더불어 거부감도 사라지게 되었고 농민기본소득 운동의 지평이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밖에는 딱히 어려운 것은 없었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여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애쓰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 농민기본소득의 개념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농민의 사회적 기본권 보장을 위해 농민에게 영농규모 등 재산 및 소득에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을 균등하게 지급하는 농민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해 농민의 소득 안정을 도모하고 삶의 질을 향상함으로써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꺼져가는 농업·농촌의 불씨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안이 전사회적으로 그리고 전국민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농민기본소득이야말로 농민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는 살림의 정책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는 농업·농촌에 새 피를 불어넣는 정책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민기본소득은 농민이 농민으로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보장이자 농민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농민기본소득은 그동안 무시되고 깨닫지 못하던 농업의 가치, 농민의 권리를 반영하여 보편적 소득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농민기본소득은 시들어가는 농업농촌을 살리는 길입니다. 고령화로 꺼져가는 농촌에 다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젊은이들이 돌아오게 하는 대안운동입니다. 생태적 농업을 복원하고 신음하는 우리 땅과 물, 그리고 공기를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요즘 일손구하기가 얼마나 힘이 듭니까?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루기 위해 앞장서는 소농과 가족농을 보호, 육성하는 방법입니다.

▲ 지난달 6월23일 국회 앞에서 농민기본소득 국회 발의 환영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농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 제공

▲ 이번에 발의된 농민기본소득법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3가지 정도로 압축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첫째는,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지원을 보장하는 것은 가족농중심의 다기능 농업과 자연친화적인 농업으로 전환을 통해 국민먹거리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낼 것입니다. 두 번째는 지역공동체를 복원하여 국가의 균형발전을 촉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기본소득을 추동하는 견인차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입니다.

▲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언제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농민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 기본 소득이 보장 될까요?

이번 국회 발의는 농민기본소득실현의 열고개 중 그 첫 고개를 넘었다고 봅니다. 올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법안심의, 공청회 등 많은 단계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집권당인 민주당이 이를 당론으로 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촌현실을 고려할 때 늦춰져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통과 후 바로 착수해서 실시하도록 법안을 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애초 노동자들 최저생계비에 준한 지급액을 생각했으나 국민정서와 국가예산 등을 고려하여 첫해에는 30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운동본부 안을 마련했습니다. 개인당이니까 부부면 60만원, 아이가 한 명 있으면 90만원이 되게 됩니다.

▲ 발의된 농민기본소득법의 내용 중에 기본소득의 하나로 ‘지역사랑상품권’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현금성 상품이지만 실제 이것이 유발할 효과는 어떨 것으로 보고 계신지요.

중앙 집중으로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도 경제도 다 대도시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농민기본소득운동 목적에 들어 있고 이 운동을 하는 기대효과 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지역사랑상품권뿐만이 아니라 그 밖에도 다양한 지급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농업가구 평균 농업소득이 1천만원을 겨우 넘겼습니다. 농업소득만을 고려했을 때, 농업소득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젊은 귀농인들이 농촌에 들어왔다가 3년을 채 못 버티고 다시 도시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야 지속가능한 농촌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농촌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기본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빚은 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소득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 농민 중에서도 농업소득은 농민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왜 이렇게 소득 격차가 나는 걸까요?

현재의 농촌은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논농사도 개인이 만평(9필지) 정도는 지어야 이익을 가질 수 있는 현실입니다. 현재와 같은 투기목적으로 외지인과 도시인들이 점령한 농지제도에서는 도저히 그만한 땅을 대다수 농민들이 소유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몇몇 대지주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시에서 빌딩 가진 사람 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농민이긴 하지만 이들만 가지고는 농촌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농민은 땅을 임대해서 쓰는 소작민들입니다. 현대판 노예들이라고 푸념하고 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땅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농지는 농업, 농사짓는 것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안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 농민기본소득법이 농촌사회를 제외하고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기후위기 시대입니다. 무엇보다도 먹거리가 불안합니다. 식량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위기와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는 탄소중립의 실현입니다. 농민들이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신나게 농사 짓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독이 아닌 건강한 먹거리가 우리 식탁에 올라올 수 있습니다. 농지법도 개정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땅과 물을 살려야 합니다. 딴 걱정 없이 오직 농사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합니다. 약탈농법이 아닌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도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 도시 교회와 교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농민들이 아파하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농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지금 너무도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웃을 수 있도록 농민기본소득 실현되게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독려해야 합니다. 특히 소비자와 생산자,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함께 손을 맞잡고 이 일을 한다면 더욱 의미도 있고 성과도 크게 낼 수 있습니다. ‘농민기본소득법’ 제정은 곧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之地大本)’을 실현하는 것이므로 성서의 뜻인 주님나라, 하나님나라 운동이기도 합니다. 결국 하나님은 농부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며 세상은 크게 달라지고 기뻐할 것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이 일을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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