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구소’(소장 홍인식)가 기후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이 세계를 향한 신학적 외침이 담겨 있는 『생태해방신학: 구원과 정치적 생태론』 (2021)을 출간했다. 본서의 저자는 미국 메릴랜드 로욜라대학교의 신학 교수 ‘다니엘 카스티요’(Daniel P. Castillo)가 저술했다. 번역은 안재형 선생이 맡았다.

해방신학의 아버지 ‘구스타보 구띠에레즈’가 서문을 쓴 이 책은 오늘날 세계의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생명계 전체가 봉착한 절박한 생존 위기들에 대해, 성경과 구원, 해방과 생태론, 정치경제학과 영적 실천을 함께 통합함으로써 신학적으로 응답한 역작이라고 평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초래한 전 지구적인 생태계 파괴와 살인적인 기후 재난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해마다 수백 만 명씩 목숨을 잃고, 심지어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받게 된 절박한 현실에서 저자는 어떻게 구원, 해방, 그리고 창조세계 돌보기를 연결시켜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런 전대미문의 비상사태들에 직면하여 저자는 떼이야르 샤르댕과 토마스 베리의 “생태적 우주론”의 한계를 비판하며, 성경의 가르침대로 “가난한 이들과 지구 모두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강조하는 “정치적 생태론”을 치열하게 전개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성서를 ‘정치-생태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구띠에레즈의 사상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확장시킨다. 성서의 인간 이해와 정치적 생태론에 비추어 인간중심주의, 약탈적 자본주의와 착취적 단일경작 농업,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 생태적 빚, 인종차별주의, 소비문화 등을 분석한다. 특히 세계화 프로젝트가 주장하는 “지속가능한 발전”(녹색성장)이라는 “거짓된 정치적 생태론”의 역사와 동력, 은폐 기술, 영향을 자세히 비판하고 있다.

카스티요 교수는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칼 폴라니, 조지프 슘페터를 비롯한 여러 사회과학자들과 특히 월터 브루그만, 월터 윙크, 레오나르도 보프, 제임스 콘, 요한 뱁티스트 메츠, 캐서린 켈러 등의 신학을 검토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신앙 공동체의 자유와 구원을 위한 생태해방영성을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세계화 프로젝트에 대한 이데올로기 비판들을 근거로 그리스도인들의 해방 실천을 위한 교회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인류는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하지만 정치-산업-교육-종교계는 그 근본 원인인 생태계 파괴를 중단시킬 절박한 노력은 별로 없이 다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준비에만 분주하다. 그래서 생명계 전체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며 각자도생에만 더욱 몰두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 책은 교회 공동체가 현재의 암담한 상황을 어떻게 시급하게 돌파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경적 비전과 실천 방법을 보여준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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