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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 없이, 야훼 앞에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7.31 21:00
▲ Andrea di Lione, 「Adoration of the Golden Calf」 ⓒGetty Image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조각칼로 ‘그것’을 깍아 만들고 그것을 송아지 주조상으로 만들자 그들이 말하였다. 이스라엘아, 이것들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올린 너희 신들이다.(출 32,4)

출애굽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그의 말씀을 지키기로 하나님과 ‘구두계약’을 맺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를 확정하시려는 듯 ‘문서화’를 하려고 모세를 산으로 불러 올리셨습니다. 모세가 산에 있는 시간이 조금 길었습니다. 40일입니다. 이 기간 중 계약은 유효할까요? 그럴 것입니다. 계약은 이미 발효 중입니다.

이스라엘에게 모세 없는 40일은 너무 길었나 봅니다. 그들을 위협하는 외적인 일들이 없었는데도 모세의 장기간 부재와 무소식은 그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모세는 그들을 출애굽시킨 사람이었습니다. 이 말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계약을 맺을 때 자기가 너희를 출애굽시킨 하나님이라는 하나님의 자기소개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모세 너머의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를 대신할 ‘신들’을 찾습니다. 혹시 그들은 모세를 신격화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아론의 말대로 금귀고리들을 모아 가져왔고 아론은 그것으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본문 이해에 문제가 생깁니다. 아론이 만든 것은 한 개인지 아니면 두 개인지가 분명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조각칼로 깍아 만든 것은 단지 ‘그것’으로만 언급되고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그는 ‘그것’을 주조된 송아지상으로 만듭니다. 양자를 부드럽게 연결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 경우 사람들이 하는 말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출애굽시킨 자는 너의 ‘신들’이라고 분명하게 복수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론이 만든 것은 새기거나 깍아 만든 것과 주조해서 만든 것 두 종류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아론은 사람들이 그것들을 가리켜 자신들을 출애굽시킨 신들이라고 하자 이에 고무된 듯 ‘그것’(!) 앞에 제단을 쌓고 내일 야훼를 위한 축제가 있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이스라엘과 아론은 이렇게 하나가 되어갔고, 야훼는 그들이 만든 신상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나님 앞에서 지키기로 했던 십계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야훼’의 신상 앞에서 계속 크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모세가 없어도 염려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자신들이 만든 신상(들)과 함께 언제나 그들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불안에 인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불안을 하나님이 금지한 방식으로 이겨내려고 한 결과입니다. 옛날 마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이 금지한 나무 열매를 따먹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불안해할 수 있고 누구나 유혹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우리를 끌고 갈 수 있고 그것에 우리는 안심하고 만족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심과 만족이 그 선택을 꼭 정당화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큰 웃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절망과 탄식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불안과 유혹을 이겨내는 지혜와 용기를 얻는 오늘이기를. 사물을 의지하며 거기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려는 마음을 억제할 수 있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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