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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있다하나님께서 먼저 주신 것(신명기 30:11-14)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 승인 2021.08.08 17:21
▲ 절망 빠진 이스라엘에게 예언자들의 선포의 핵심은 하나님께로 돌아감이었다. ⓒGetty Image
11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 12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하늘에 올라가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이 아니요 13 이것이 바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네가 이르기를 누가 우리를 위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그의 명령을 우리에게로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들려 행하게 하랴 할 것도 아니라 14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오늘 본문인 신명기 30장 말씀은 바벨론 포로기가 전제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이 본문은 아마도 바벨론 포로기를 겪고 있던 이들에 의해 첨가되었을 것입니다. 신명기 30장이 회복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서 포로기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마 아직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하나님을 바라보며, 회복의 희망을 품고 기록한 말씀으로 보입니다.

신명기 30장의 가장 특이한 점은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이루어주신다는 생각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3절). 이스라엘로 돌아온 이후에 땅을 차지하게 하시는 이도, 그들을 번성케 하시는 이도 하나님이십니다(5절). 더 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시는 이도 하나님이시고, 자신을 사랑하게 하셔서 생명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6절).

하나님을 믿는 이들이 스스로 하나님께 돌이키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자신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계명을 품는 것도 아니며, 자신이 무엇인가를 했기 때문에 생명을 얻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이 일을 다 이루어주신다고 신명기 30장은 말합니다.

이는 예레미야 31장 33절의 말씀,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와 같은 의미입니다. 바벨론 포로기를 바라본 예레미야는 이제 하나님께서 직접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시며 그 계명을 그들의 마음에 새기실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돌아와 그 명령하신 것을 온전히 따르며 그 말씀을 듣는 일입니다(2절). 이 명령은 8절에서도 반복됩니다.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명령을 행하라고 말합니다. 히브리어와 우리말 문법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합쳐진 9절과 10절은 앞선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여기에는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돌이키게 만드시고, 우리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시는데, 우리가 또 하나님께 돌아오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 명령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서로 상충되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덧붙여진 말씀이 오늘의 본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돌아올 길을 만드셨고, 그 말씀을 들을 수 있게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그 말씀을 들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복을 받으려면 어떤 명령에 따라야 하는가?” “복을 준다는 그 말씀은 하늘에 있는가? 바다에 있는가?”

12-13절의 말씀과 유사한 내용은 당시의 다른 기록들에서도 발견됩니다. 아마르나 문서에도 비슷한 글귀가 나타납니다. 왕에게 카라반을 만들어 바쳐야 하는 한 인물이 카라반 제작 중에 사고가 나서 늦게 바칠 수밖에 없음을 호소하는 글인데, ‘우리가 하늘로 가야 하겠습니까? 지옥으로 내려가야 하겠습니까? 우리의 머리는 왕의 손 위에 있습니다.(Amarna Tablets EA264. 14-19)’라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왕의 손을 벗어날 곳이 없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시편 139편 8-10절도 이와 유사한 의미를 담은 구절이 나타납니다. 특히 8절은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역시도 앞선 아마르나 문서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신다는 의미로 이 말이 사용되었습니다.

예수님 승천 이후 기록된 도마복음서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타납니다. 도마복음서 어록3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천국이 하늘에 있다고 한다면, 하늘의 새들이 너보다 가까이 있을 것이요, 천국이 바다에 있다고 한다면, 물고기가 너보다 가까울 것이다. 그러므로 천국은 너희 바깥에 있지 않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아마르나 문서나 시편 139편보다는 도마복음서에 나타난 의미와 비슷합니다.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합니다. 어쩌면 하나님의 말씀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행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곳에 있는 말씀, 다른 곳에 있는 천국을 찾습니다. 그리고 손에 잡히지 않는 복을 쫓으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복도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우리 앞에 닦아놓으셨습니다. 어려운 순간에도 회복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셨습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희망의 소식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복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이루어놓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준비를 다 해놓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따라 걷지 않는 것은 우리의 잘못입니다. 더 편한 길을 찾으려는 우리의 나태함일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뜻이 내 생각과 다르기에 이를 따르지 않는 우리의 교만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본문 1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명령은 네게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것도 아니라’ 어려운 일도 아니며,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14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를 따라 살아가는 일, 우리가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오늘 본문이 우리의 잘못을 꾸짖는 말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말씀 초반에 이 말씀이 기록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신명기 30장의 말씀은 꾸짖음의 말씀이 아니라 희망의 말씀입니다. 바벨론 포로기 한복판에서 기록된 희망의 선포입니다.

“똑바로 해!”라는 명령이 아니라 “우린 회복되고, 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선포입니다. 우린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그 길을 충분히 걸어갈 수 있으며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선포입니다.

예비된 그 길을 걸어가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모든 준비를 다 해놓으셨습니다. 교회가 흩어지고 각자의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순간에도 다시 돌아와 함께 예배드릴 때를 위해 준비해주십니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있더라도 회복되고 복을 얻을 수 있도록 길을 예비해 놓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 입술과 마음에 두신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고, 그 명령에 따라 살아가심으로, 예비된 복의 길을 걸어가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멀리 있는 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받을 복을 받으며 살아가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joey8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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