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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를 사랑한 며느리 룻의 이야기퀴어성서주석을 이야기 하다 ⑴
강미희 | 승인 2021.08.08 22:04
▲ “룻기”, 『퀴어성서주석: I. 히브리성서』
지난 4월 무지개신학연구소가 『퀴어성서주석: I. 히브리성서』 (퀴어성서주석 번역위원회 옮김)를 출간했다. 출간 전부터 화제를 낳았고 출간되자마자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속된 말로 위험한 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퀴어성서주석』를 각 책별로 간단하게 소개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미래의 독자들에게 어떤 책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차원이다. -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사랑교회 전도사이고, 퀴어신학아카데미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앨라이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만 생각만 너무 많이 하는 소극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룻기>라는 책은 히브리 성서 중 여자의 이름을 딴 두 권의 책 중 하나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이 룻기를 읽어보면 타자를 향한 한 여자의 사랑과 헌신을 축복하는 독특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당시의 법, 룻기에서는 두 가지 법이 드러나는데, 이 법을 어기지 않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법을 이용하는 전략이 등장합니다.

모나 웨스트(Mona West)는 이 룻기의 예술적 기교와 메시지가 책 안의 법과 서사의 상호작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술적 기교가 법의 실험적인 사례를 다룬 책으로 접근하는 순간 사라짐을 주의시키고, 오히려 법률 자료는 줄거리 전개와 성격 개발을 위한 창조적인 모형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룻기의 시작은 나오미와 며느리인 룻과 오르바의 상황을 설명함으로 시작합니다. 빠르게 그들의 처지가 어떤지를 설명해줍니다. 고대 중동 사회에서 이들의 상황은 주변부에 남겨진 자들이 됩니다.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에게 선택권은 많지 않습니다. 아버지 가정에서 결혼하지 않은 자로 남거나 남편의 가정에서 아이를 낳아 아내로 남는 것입니다.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두 며느리에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자신에게는 자식이 더 이상 없으니, 각자의 아버지의 가정에서 살아가는 것이 남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룻은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선택을 함으로 나오미를 붙잡습니다. 룻은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함께할 가족으로 나오미를 선택하고 따라갑니다. 룻의 선택을 단순히 시어머니를 향한 의리라고 보기에는 당시 룻의 처지와 국적이 다른 점, 아직 룻은 결혼할 수 있는 나이었던 점 등을 생각한다면 룻이 나오미를 우리의 생각보다 더 특별히 여겼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에 간 두 여인은 곡식을 구하기 위해 보아스의 들에 갑니다. 룻을 본 보아스는 룻을 보고 가부장적 열정을 담은 질문을 던집니다. “저 젊은 여자는 누구에게 속한 자인가?” 그러자 일꾼은 “나오미에게 속한 여자입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보아스는 나오미와 룻의 관계를 인정하고 룻을 타지의 생활에서 보호해줍니다. 보아스는 나오미와 룻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추가 곡식을 얻어가게 하고, 룻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줍니다. 그는 룻과 나오미가 가족임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룻과 나오미 사이의 관계를 인정합니다(남편을 잃은 뒤에 댁이 시어머니에게 어떻게 하였는지를, 자세히 들어서 다 알고 있소. - 2장 11절).

퀴어성서주석은 이를 오늘날 퀴어 공동체에게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룻과 보아스를 통행 우리는 최소한의 법 안에서 복지를 확보해야 하고, 우리 중 특권을 가진 이들이 그것을 이용해 억압적인 구조에 저항하고, 법으로 보호받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바를 제공 받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룻과 나오미 그리고 보아스가 한 가족이 되기 위해, 안전과 복지를 받기 위해 친족 관계의 모호함을 이용하고, 법적인 상황을 교묘히 다루어 더 가까운 친척이 권리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보아스와 아무 문제없이 자유롭게 결혼을 할 수 있게 되고 나오미와 룻 가족의 일원이 됩니다. 이들은 서로가 가족이 되고, 그 관계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제도를 이용합니다.

여전히 ‘정상가족’의 틀이 몸에 배어있는 현 사회에서 퀴어 공동체, 다양한 형태의 가족 공동체는 보다 관계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법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법과 복지는 여전히 ‘정상가족’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고, 그 안에서 사회가 원하는 가족의 형태가 아닌 가족은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하는 방법은 관계의 합법성을 부정하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법의 한계를 드러내기 위해서 하나의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퀴어성서주석 중 <룻기>가 말하는 전략은 퀴어와 앨라이가 서로 협력함으로 기존의 법과 복지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단지 ‘퀴어’라는 이유만으로 누리지 못했거나 제외된 것들을 되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권리들, 의료보험, 주거 복지 혜택, 법의 보호 등을 누리고 제공 받아야합니다.

그리고 룻기는 삶의 주변부로 밀려난 자들이 소극적이고 수동적 삶을 살아가지 말라고 말합니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나오미와 룻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을 보여줌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또한 앨라이 그리고 교회가 제도의 틈을 이용하는 퀴어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지식과 지혜, 법과 제도를 전략적으로, 상상 이상의 방법으로 교묘하게 사용할 것을 적극 지지합니다.

강미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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