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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함만 드러낸 연규홍 한신대 총장의 자기변호수원지법에 제출한 총장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은 규정 위반 사실만 보여줬다
이정훈 | 승인 2021.08.12 15:40
▲ 한신대 학교 본부 ⓒ한신대 제공

연규홍 현 한신대학교 총장이 직무 해제된 사실이 11일자로 모 일간지를 통해 보도되었다. 에큐메니안을 통해서도 몇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전·현직 신학과 교수에 의한 시간강사 상습 성희롱 사건 조사와 관련 성희롱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지 못한 것 등의 이유 때문이다. 지난 9일 개최된 학교법인 한신학원 이사회에서 총 22명의 이사들 중 15명이 찬성해 이루어진 것이다.

총장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제출 이유

하지만 모 일간지에 따르면 연 총장은 이 같은 직위해제에 반발 11일 수원지법에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25일 이사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에 대한 녹취 파일을 전해 받고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다음날인 26일 감사실에 진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 인권센터 성윤리위원회에 신고해 진상규명을 지시하는 등 (성폭력) 매뉴얼에 따라 최선을 다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사건을 은폐하거나 늑장 대응했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언급했다.

연 총장은 이어 “현재 법원이 최근 치러진 총장 선임결의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심의를 진행 중이고 재임 중 법인이 한신학원 소유의 거제도 땅 50여만평을 매각해 개발하려는 것에 반대한 데 따른 보복성 징계”라고도 주장했다.

계속해서 연 총장은 모 일간지에 성희롱 사건이 알려지자 자신은 5월12일 학내 게시판에 “‘학교는 언론 보도 전에 총장의 지시로 인권센터 성윤리위원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경찰에서도 조사하는 만큼 학교는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법적 조처 의무를 다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대학 입장문을 올린 바 있다.”며 책임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연 총장의 성희롱 사건처리, 고의거나 무지하거나

하지만 이러한 연 총장의 주장은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을 뿐”이라고 관계자들은 비판했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은폐하려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먼저 연 총장이 주장한 바와 같이 3월25일 이사장으로부터 메신저를 통해 녹음 파일을 전달 받았고, 자신은 3월26일 감사실 전달하고 진위 파악을 지시했다는 것 자체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점은 감사실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학내 ‘인권센터’와 ‘성윤리위원회’만 조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구이기 때문이다.

감사실은 내부감사나 학내 비리 혐의가 제보되거나 드러나면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하는 곳이다. 설령 감사실이 조사나 수사 기법이 더 뛰어나다고 해도 감사실에 속한 담당자 중에 고충상담원을 임명하고 교육을 이수한 다음에나 가능하다. 하지만 한신대 감사실에는 현재 고충상담원도 없고 교육을 이수한 구성원도 없다. 여기에 전 감사실장 또한 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없었기에 결국 전 감사실장도 조사 권한이 전혀 없다.

그리고 학교 규정 상 성희롱 관련한 부분에 대해 신고는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이 신고를 받은 부서는 지체 없이 인권센터 상담실로 이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연 총장은 이사장으로부터 녹음 파일을 전달받았을 때, 감사실로 전달할 것이 아니라 인권센터 상담실로 전달했어야 했고, 전 감사실장도 연 총장으로부터 파일을 전달받았다고 해도 즉시 인권센터로 전달했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전 감사실장도 피신고인이 된 상태이다.

또한 인권센터 성윤리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피해자뿐만 아니라 제3자도 신고를 할 수 있으나 사건 접수 및 조사는 반드시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총장의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 총장의 지시로 성윤리위원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은 사실일 수 없다. 피해자도 이 부분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사회 직속 조사위원회에서 피해자 주장을 사실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연 총장이나 전 감사실장은 이러한 규정을 전혀 몰랐든지, 알고 있음에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세간의 평가대로 “연 총장이나 전 감사실장은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 총장의 사건 처리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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