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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섬기라(출애굽기 20:3; 여호수아 24:14~18)십계명 다시 읽기 ⑵
홍인식 목사(에큐메니안) | 승인 2021.08.23 16:09
▲ ‘나만 섬기라’는 십계명의 제2 계명은 타종교에 대한 폭력과 배제가 아니다. ⓒGetty Image

오늘의 말씀은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라는 명령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본 계명을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타종교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동기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십계명의 첫 번째 계명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철저히 미워하고 배격하고 심지어는 탄압을 해야 하는 것으로 믿게끔 만들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일들을 실천하는 과격한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십계명의 첫 명령은 이러한 매우 배타적인 명령일까요?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매우 폐쇄적인 명령이겠습니까? 그리고 이 계명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아예 상종도 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오늘과 같은 다(多)종교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 아닐까요? 당장 여러분들이 상대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매일 매순간 우리가 접하고 있는 사람들, 동료, 고객, 직원과 친구들 중에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십계명의 첫 번째 명령을 배타적으로만 해석한다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을까요? 그렇기에 오늘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신앙과 생활을 분리하여서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교인들이 점차 많아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좀 더 진지하게 당시 십계명이 선포되었던 상황을 살펴보면서 첫 번째 계명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먼저 십계명이 선포되었던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 상황은 다(多)종교 상황이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당시 고대 근동 지방의 세계관은 신으로 가득 찬 세계를 상정하고 있었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신으로 가득 찬 신적인 세계였습니다. 모든 자연적인 현상을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그러한 현상들을 크고 작은 여러 신들의 활동이라고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그 신을 섬기고 봉사하는 것을 인간존재의 의미로 알고 살아왔던 시절입니다. 어느 누구도 여러 신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시절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고 나를 섬기라고 ‘취사선택’의 명령(henotheism)입니다. 다시 말하면 첫째 계명은 다른 종교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종교들을 섬기지 말고 오직‘야훼 하나님’만을 섬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다른 종교들을 배척하고 탄압하고 그를 부정하고 없애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모세를 통하여 주신 야훼 하나님의 명령은 당시 존재하고 있는 여러 신들과 자신을 차별화 하면서 자신 만이 인간을 위한 진정한 하나님이심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야훼 하나님은 다른 신들과 분명히 구별되는 진정한 하나님이셨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신의 존재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 가에서 판가름 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여러 신들은 인간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섬기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들에게 봉사를 받고 인간들은 죽도록 신들을 위하여 일해야만 했습니다. 신들은 또 신들의 대리자인 임금들을 내세워서 백성들이 임금을 마치 신의 아들처럼 섬기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신과의 관계에서 오직 복종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신의 존재는 인간들에게 억압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들은 늘 신들에게 눌림을 받는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분명 다른 신이었습니다. 야훼 하나님은 십계명을 백성들에게 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 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2절)

다시 말하면 야훼 하나님은 당시 이집트에 존재하고 있었던 수많은 다른 신들과는 다르게 백성들을 종살이에서 구해 내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야훼 하나님은 다른 신들로부터 자신을 구별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 하나님만을 섬겨야 되는 이유는 야훼는 다른 신들과 다른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다른 신들은 너희들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종살이를 시키고 있다.  인간을 구속하고 억압하고 종살이시키는 신은 참된 신이 아니다. 그것은 거짓 신이다. 신을 가장한 악이다. 그러나 나는 너희를 해방시킨다. 나는 너희를 인간답게 살게 해준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땅에 내려가서 너희의 신음소리를 듣고 가슴아파하고 너희를 자유롭게 해주는 신이다. 인간을 해방하고 자유롭게 해주는 신만이 참된 신이다. 그러므로 나만을 섬겨야 한다.’

참된 신과 거짓 신을 구별하는 요소는 교리가 아닙니다. 종교제도나 조직체계가 아닙니다. 참된 신은 “우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내는” 하나님이 이십니다. 참된 신은 우리를 거짓으로부터 해방시켜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신이십니다. 참된 종교는 인간을 종교적 교리나 법률 혹은 일정한 체제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을 자유롭고 책임적인 존재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다른 신들이 아닌 오직 야훼 하나님만을 참신으로 인정하고 그 분만을 섬겨야 되는 것은 그 분이 우리를 억압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이집트 땅, 종살이 하던 집에서 이끌어 내시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는 이제 가나안 땅 진입을 앞두고 백성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상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오직 주(야훼)만 섬기시오.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조상들이 강 저 쪽의 메소포타미아에서 심기던 신들이든지, 아니면 여러 분이 살고 있는 땅 아모리 사람들의 신들이든지, 여러분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을 주(애훼)를 섬길 것이오.”(여호수아 24:14~15)

메소포타미아와 아모리 땅의 신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종살이 시키던 신들입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그들을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거짓 신들은 우리를 과거로 돌아가게 해서 종살이를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향하게 하셔서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자유인으로 살아가게 하십니다. 우리는 어떤 신을 선택할 것입니까? 야훼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오직 자신만을 섬기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십계명의 첫 계명은 우리에게 하나의 삶의 원리를 줍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을 억압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못하고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거짓이라는 원리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 아무리 겉으로 아름답고 수려하게 포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신들” 뿐입니다. 그것들은 거짓 신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화려함 뒤에 감추어져 있는 거짓 신들을 발견하고 그 거짓 신들을 섬기지 않겠다는 믿음의 결단을 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많은 신들로 가득 차있는 사회입니다. 경쟁에서 이기면 너를 위하여 낙원이 준비되어 있다는 감언이설로 인간들의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고 가는 경제의 신들이 있습니다. 힘만 세면 모든 것이 진리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유혹하는 ‘힘의 논리’의 패권주의적인 신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가능하고 정당하다고 하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적인 신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들은 오늘 우리들을 저 이집트의 땅, 종살이하던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이 신들을 믿는 사람들은 또 다시 종이 되어서 억압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거짓 신을 믿은 결과입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거짓 신들을 버리고 오직 나만을 섬기라고! 오늘 우리는 누구만을 섬기고 있습니까? 혹시 교회 내에서는 야훼 하나님을 섬기고 사회에서는 인간을 억압하는 다른 신들을 섬기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참신은 인간을 해방시키시고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가게끔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바로 그 야훼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십계명의 첫 계명은 우리에게 일정한 과제를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삶(신앙)의 원리의 중심은 인간해방에 있다는 것입니다. 믿으면 믿을수록 이 땅위의 종살이가 없어지고 자유의 삶이 더욱 넓어져야 합니다. 십계명의 첫 계명은 우리 믿는 사람들이 좀 더 이 사회에서 자유가 많아지도록 인간적인 삶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일에 동참하게끔 촉구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시는 야훼 하나님만을 믿고 그분만을 섬긴다고 한다면 당연히 야훼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동참해야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 교회가 이 사회에서 억압이 없어지고 사람이 사람을 사람답게 서로 대접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통하여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라는 계명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야훼 하나님만을 섬겨야 합니까? 그것은 그 분이 우리를 이집트, 우리가 종살이 하던 땅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는 참신이시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의 첫 번째 계명을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없애버리려는 데에 이론적인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인간을 해방시키시는 참된 신이신 야훼 하나님을 우리의 행동을 통하여 온 세상에 선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한다면 바로‘야훼 하나님’만이 참신이시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참 종교와 참신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인간을 모든 억압(죄, 구조 악, 개인적인 죄, 사회적 그리고 종교적인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종교와 신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신을 섬기고 있습니까? 오늘 선택 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오직 야훼 하나님만을 섬길 것입니다.

홍인식 목사(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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