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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한 두 가지 시각NCCK, 8월의 주목하는 시선 2021
NCCK언론위원회 | 승인 2021.09.05 15:28
▲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8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8월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News1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20년 만에 철수했다.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자 이들의 보복과 박해를 두려워하는 탈출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난민 신분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기관과 관련된 업무에 함께 했던 현지인과 가족 390명을 ‘특별기여자’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부가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로 명명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다. 이번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시선>은 국가적 유·불리를 넘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정부는 난민을 폭넓게 포용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난민단체 관계자들의 말에 주목하였다.

특별기여자와 난민, 그리고 엇갈린 여론

‘특별기여자’라는 이름 때문인지 3년 전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의 상황과는 달리,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진천 군민들은 이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진천 특산물 구매로 보답했다. 선행으로 모범을 보인 가게의 매출을 늘려준다는 의미의 ‘돈쭐(돈과 혼쭐의 신조어)’을 내주러 시민들이 온라인 쇼팽몰로 몰려들자, 진천몰(진천 농특산물 쇼핑몰)은 한때 판매가 정지되었다가 회복되기도 했다.

난민 수용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난민들이 국내로 들어오면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거나 국내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 난민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는 반대 의견이 퍼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아프간 난민 문제는 안타깝고 복잡하지만, 성급하고 졸속의 인도주의를 지양(止揚)하고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국내로 이송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큰 의미가 있다. 외교부에서도 “이번 입국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 우리가 인도적 고려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력과 자산을 투입, 현지인들을 구출해 온 첫 번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친구를 잊지 않고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도의적 책무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급박한 상황에서 신속한 결정에 이은 치밀한 계획으로 전원 구출에 성공한 정부와 관계자들의 노력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특별기여자’라고 구분지어 명명한 것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정부는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감안해 기존의 보수적인 난민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을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으로 인해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자로, 출신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돌아갈 수 없어 국제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번에 내한한 아프간인들은 난민이다. 특별히 기여한 바가 있는 사람만 골라서 시혜적 대우를 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가입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의 인도적 정신과 반차별주의에 위배된다.

난민 정책과 상황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2013년에는 난민법을 시행하면서 난민 지위 인정 절차를 정비하고, 처우와 권리를 법률로 구체화하는 등 난민 문제 해소를 위한 법적 체계도 마련했다. 하지만 난민 수용을 지지하는 이들은 한국의 난민 정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뒤처졌다고 지적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 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 11년간 한국은 5만218건의 난민 지위 여부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난민 지위를 인정한 사례는 655건(1.3%)으로, 난민인정률이 G20 19개 국가 중 18번째로 최하위권이다. 이처럼 통계상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난민 인정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난민 정책을 비교할 때는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은 한국의 특수성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우리나라는 사실상 난민의 지위를 가지는 북한이탈주민을 난민협약과 상관없이 국내로 받아들이고 있다. 난민협약에 따르면 난민은 외국인이거나 무국적자이어야 하는데,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라 내국인 대우를 받기 때문에 난민 통계에서 제외된다.

통일부는 2018∼2020년 3년간 국내로 들어온 북한이탈주민 수가 2천413명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 난민 지위가 인정된 외국인은 2018년 192명이다. 최근 3년간 해외 유입 난민보다 훨씬 많은 수의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에 편입된 셈이다. 더구나 전 세계에서 유엔난민기구의 보호를 받는 북한 난민이 이 기간 2천249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북한이탈주민 수용이라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난민수용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정부의 난민 관련 예산은 매우 미미하다. 지난해 편성된 난민 관련 예산은 24억6,700만원으로, 정부의 총예산 513조5,000억원의 0.0005%이다. 현재의 난민 처우 지원은 모든 면에서 불충분하다. 난민 신청자들이 하루빨리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어렵게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도 제대로 된 정착금은 주어지지 않는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인도적 체류자들의 현실은 더 열악하다. 당장 경제적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발표한 <이주 인권가이드라인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의 ‘인도적 체류자의 취업과 노동’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사업장에서 인도적 체류자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짧은 체류 허가 기간으로 고용불안이 크다고 호소했다. 거짓 취업알선에 속은 경우도 있었다.

적정 노동시간이나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설치·정비·생산직과 건설·채굴직의 경우 대부분 주 6일 노동을 하고 있었다. 전체 여성 응답자 11명 중 10명은 시급이나 일급으로 급여를 받는다고 했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인도적 체류자들의 체류기간이 1년 혹은 그보다 짧다 보니 지위가 불안정해 근로계약 체결에도 영향을 주고, 불안정한 지위에서는 취업과 처우에서 부당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난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

북한이탈주민 수용, 지리적 문제 등의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거부감이 큰 것은 사실이다. 난민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난민신청자에게 주는 지원금이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난민신청자는 난민법에 따라 생계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지만 통과율이 낮고 지원 기간도 짧다. 2019년 한해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은 난민신청자는 609명으로 전체 신청자(1만5,452명)의 3.9%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제2차 이주인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난민신청자가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간은 평균 3개월에 불과하다. 지원금 규모도 크지 않다.

정부가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 한국 사회가 외국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난민 신청 건수도 2018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다만 2018년 이후 최근까지의 통계에서도 카자흐스탄, 이집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무슬림 국가들이 난민 신청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무슬림 난민이 늘면 범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관련 근거는 없다. 난민 최대 수용국인 독일의 경우, 2017년 중동, 북아프리카 출신 등 난민 33만 명을 수용했다. 그런데 유럽연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2017년 총 범죄발생 건수는 2016년 대비 9.6% 떨어졌다. 특히 독일 내 외국인에 의한 범죄 건수는 95만 건에서 70만 건으로 23%가량 감소했다. 난민 증가와 범죄율 급증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난민 혐오 정서는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거센 ‘난민 불허’ 여론 속에 신청자 500명 중 2명만이 난민 인정을 받았다. 범죄·테러 위험, 국민 부담 등이 반대 이유다. 강한 순혈주의 전통은 타자에 대한 반감과 공포, ‘난민=잠재적 범죄자’란 낙인으로 이어진다. 폭력과 극단주의를 피해 난민이 됐지만, 한통속으로 오해받는 셈이다. 한국인은 미국에선 아시아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면서도 비백인·유색인을 낮춰 보는 자기모순도 있다.

성경의 황금률

성경에는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복음7:12)라는 그리스도교 가르침 전체를 축약한 황금률이 있다. 이 황금률은 구약성서의 신명기에 나오는 ‘나그네를 사랑하라’는 교훈을 상기시킨다. 박해와 탄압, 재난을 피해 우리 땅에 들어온 난민은 우리가 환대해야 할 나그네들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입국은 다행스럽고, 이를 대하는 우리 시민사회의 의식도 성숙해진 듯하다. 그러나 공을 세운 이들, 혹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이들과 일반 난민을 구분하여 차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성숙한 모습이 아니다. 심지어 이번에 입국한 ‘특별기여자’에는 민간기관이나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한 직원들은 제외되었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외교부 2차관은 지난 25일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도 26일 “난민과는 다르다”고 했다. 법무부는 ‘특별기여자’라는 법적 지위를 신설하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성경은 나그네를 환대함에 있어서 어떤 조건이나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또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를 한다면 남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마태복음5:46~47절)

품격 있는 선진국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진국’이라는 단어를 총 9번 언급하며 ‘품격 있는 선진국’을 강조했다. 올해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된 우리의 위상에 걸맞게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리라.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의 기준 중 하나는 ‘세계시민주의’라고 할 수 있다. 난민에 대한 보다 진지한 사회적 논의, 난민 정책에 성숙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세계 여러 나라에 빚진 바가 크다. 우리가 폐허 더미 위에 주저앉아 있을 때, 전쟁을 피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유리방황하고 있을 때,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기꺼이 우리를 난민으로 받아주었고 그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우리는 반세기 만에 잿더미 위에서 기적을 만들어냈고, 지금도 수많은 세계시민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난민이 아니라 어제의 우리와 같은 난민들의 눈물 앞에 서 있다.

일부 한국교회의 난민 혐오현상은 전혀 기독교적이지도 않다. 오늘날 기독교가 유대인의 종교에서 세계인의 복음이 된 것은 ‘인류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라는 가르침을 따랐기 때문이다. 그 가르침과 사랑을 실천해야 할 대상에는 무슬림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들도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 교회는 이상(理想)을 꿈꾸어야 하고 이상을 지향하며 예언(豫言)을 선포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생각에서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을 8월의 주목하는 시선으로 선정했다.

NCCK언론위원회  kncc@knc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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