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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앞장서서 ‘기본소득네트워크’를 결성하자농민기본소득제에 대한 성서적 조명 ⑸
고(故) 이영재 목사(원주영강교회, 구약학 박사) | 승인 2021.09.06 15:28
▲ 교회가 성서의 정신을 따라 기본소득의 실천이 필요하다. ⓒGetty Image
지난달 22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66명의 국회의원이 농민기본소득 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소득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농민기본소득을 금전·지역화폐 등의 형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국회에서 농민기본소득법이 통과된다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누구보다 농민기본소득에 대한 성서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애썼던 전 원주영광교회 고(故) 이영재 목사님의 “농민기본소득제에 대한 성서적 조명”을 몇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원래 이 글은 「농촌과 목회」 2020년 봄호에 게재되었다. 재게재를 허락해 주신 “농촌과 목회 편집위원회”(발행인 손인웅 목사, 편집위원장 한경호 목사)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편집자 주

기본소득을 각 교회의 사회선교의 과제로 설정하기 위하여 우선 목회자의 기도와 실천이 앞서야 한다. 목회자가 교우들과 함께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하는 가운데 교우들이 자연스럽게 기본소득의 논의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우선 성서공부를 하면서 인문학의 주제들을 성서에 비추어 공부하고, 기본소득에 열심을 내는 교우들로 하여금 ‘기본소득실천위원회’를 결정하면 거의 다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기본소득실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순전히 교우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고 목회자는 고문으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의 기본소득 실천 방향

위원회는 두 가지 방향으로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 첫째는 교회 내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방안이고, 둘째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을 대상으로 실천하는 방안이다. 위원회는 우선 기본소득에 관한 설명회를 여러 차례 열어서 그 이해와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교우들의 여론을 청취한 후에 기본소득헌금의 항목을 신설하고 시행할 것을 제직회에 제안하고 당회가 이를 인준하면 된다.

교회 내부의 실천으로서는 기본소득헌금의 일부를 매월 모아서 등록교인의 수대로 균등하게 1/n로 나누어 주되 현금을 봉투에 넣어서 분배하면 기본소득의 정신을 잘 홍보할 수 있다. 교회 바깥의 대 사회적 실천을 위해서는 교우들이 주민들과 의논하여 지역의 기본소득 단체를 결성하고, ‘한국기본소득네트워크’에 가입하여 전국적인 연대망에 참여하는 방법이 좋다. 이 방안을 위원회는 당회와 제직회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으면 좋을 것이다. 온 교회가 기본소득헌금을 바치게 되면 금방 몇 백 만원의 기금이 모일 것이고 이것으로 교회는 개혁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도 있다.

기본소득 기금을 교회 내부에서 나누어 가지는 방안으로서 은행계좌나 시장쿠폰을 사용하지 않고 위원회의 위원들이 주일예배를 위한 안내위원이 되어서 교회 문 앞에서 일일이 나누어 드리면 좋다.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급하지 않는다.

교회가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것은 원래의 기본소득 취지에 부합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본디 기본소득은 국가가 시행해야 할 경제정책으로 입안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가 예언자의 상징적 행동으로 실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예루살렘 시민들 앞에서 항아리를 깨뜨리거나 쇠사슬로 몸을 묶는 따위의 상징적인 행동을 시연하였다. 교회는 사회를 향하여 예언자의 상징적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국가의 시행에 앞서서 교회가 먼저 초대교회처럼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것은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뜨거운 사랑의 몸짓이 될 것이다. 

기본소득은 농촌교회의 선교적 과제이다

한국의 농촌교회가 사회선교의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농민기본소득 운동이다. 교회의 사회참여의 원리와 방향은 교회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선교여야 한다. 농촌교회는 도시의 권력이 주도해 온 오랜 문명사 속에서 고난을 당해온 농민의 지위를 기본소득제를 통해서 격상시키고 마침내 모든 억압에서 벗어나는 농자의 자유로운 삶으로 이끌어 올리는 과업을 실천해야 한다. 기본소득제의 국가적 실행은 이처럼 농민의 신분을 해방시킨다.

기본소득제를 개교회에서 실시한 일은 교회사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초대교회의 모습을 사회적 지평에서 실천함으로써 하나님나라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노력은 당면한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교회가 선도적으로 이행해야 할 과제이다. 이 과제는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말씀 준행의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주관하여 움직여 가시는 성령께서 현대의 교회를 통해서 활동하심을 농촌교회는 예언자의 상징적 행동을 통해서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목회자들이 교회 안에서 기본소득제를 제안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사회의 평화를 회복해 보려는 교회의 행동은 국가로 하여금 농민기본소득제를 시행하도록 하여 농촌사회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또한 농민기본소득제의 시행은 나아가 국민기본소득제의 국가적 시행을 추동하기 위해 먼저 이루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고(故) 이영재 목사(원주영강교회, 구약학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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