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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그것 때문에 우리를 지켜주시는 것이 아니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9.26 15:12
▲ 압살롬을 피해 도망가는 다윗 ⓒGetty Image
(다윗) 왕이 사독에게 말합니다. 보라 하나님의 궤를 성읍으로 돌려보내라. 만일 내가 야훼의 눈에서 은총을 보면 야훼께서 다시 내게 그 궤와 그 계신 곳을 보게 하실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나는 너를 기뻐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면, (나는 그에게) 제가 여기 있습니다. 그의 눈에 좋은 대로 내게 하소서 (할 것이다).(사무엘하 15,25-26)

다윗은 그의 삶이 순조롭거나 흠이 없어서 모범적인 왕으로 추앙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큰 잘못도 있고 크나큰 불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잘못과 불운에 대한 그의 태도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사람에게 다양한 류의 불운이 있겠으나 아마도 가장 큰 불운 가운데 하나는 부모와 자식의 불화와 다툼일 것입니다. 다윗에게는 어머니가 다른 여러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암논이 압살롬의 누이에게 해선 안 될 일을 했기에 압살롬은 훗날 기회를 틈타 암논을 살해하고 그술이란 곳으로 도망가 삼년을 머뭅니다. 그를 향한 다윗의 마음이 간절한 탓에 다윗은 그를 데려오게 하지만. 그를 대면하여 만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압살롬은 암논 사건 때 다윗이 화를 낼 뿐 아무 처리도 하지 않았던 것과 다윗이 자기에게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진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압살롬은 계략을 꾸며 왕이 신뢰하는 요압을 통해 왕을 만나게 됩니다. 왕과의 만남은 일상적이거나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왕자의 지위 회복과 같은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것은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의 당연한 욕구일 수 있으나 압살롬에게는 이후 그의 행적이 보여주듯 그 이상의 목표를 위한 전략적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는 왕에게 올라가는 백성의 소송을 중간에서 스스로 담당하고 왕과 백성사이에 틈을 내기 시작합니다. 공정한 판결로 정의를 세우고 점차 백성의 인심을 얻어 갑니다. 그렇게 하기를 4년이 지나고 드디어 거사를 일으킵니다. 옛날 다윗이 처음 왕좌에 올랐던 헤브론에서 쿠데타를 일으킵니다. 백성의 인심을 얻은 그가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자 다윗은 피난길에 오릅니다.

이것은 암논 사건의 미온적 처리에서 비롯된 결과로서 한 가정의 아버지가 겪을 수 있는 최대의 비극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다윗은 암논을 편애했는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암논에 대한 압살롬의 증오는 아버지 다윗에게로 향했고 아버지와 아들의 권력투쟁이 되었습니다.

이 비극적인 문맥에서 다윗의 사람됨이 드러납니다. 패배의 멍에를 안고 그가 피난길에 나선 것은 예루살렘이 전쟁터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살상을 당하고 또 성읍이 파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권력을 지키는 일에 몰두했다면 결코 선택하지 않았을 굴욕의 길입니다.

또 하나는 그 피난길에 사독과 그의 사람들이 언약궤를 갖고 가는 것을 본 다윗이 위와 같이 말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동행과 보호를 상징하는 언약궤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도로 성읍에 갖다 두라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는 사독의 시도를 하나님의 동행과 보호를 위한 인위적인 방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은총은 그러한 것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거부를 그러한 것으로 막을 수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요? 언약궤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계약을 맺고 지키기로 한 말씀을 담고 있고 또 그 계약 조건 위에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시기 위해 현현하시는 곳이므로 그와 같은 수단이 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사용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다윗은 이 점을 깨닫고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놓고 맡깁니다. 잘못들과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 그를 오늘의 다윗으로 만든 것은 이와 같은 사람됨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할 수 있고 하나님을 이용하려 하기보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에게 맡기는 오늘이기를. 분노와 한을 품고 어리석음을 택하기 보다는 자신을 사랑함으로 지혜를 택하는 이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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