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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의 우상화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10.03 15:50
▲ Jan Luyken, 「The dedication of Solomons’s Temple」 ⓒRijksmuseum.nl
세상 모든 민족들이 야훼 바로 그분이 하나님이시고 다른 이는 없음을 알게 하소서. 그런즉 너희 마음이 우리 하나님 야훼와  화평하여 오늘처럼 그의 법도를 따라 가고 그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열왕기상 8,60-61)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는 과거 없이 현재가 없고 과거를 알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과거는 말 그대로 지나간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속에서 숨 쉬고 있고 미래에 자기를 드러내는 어떤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는 현재화되어야 합니다.

성서의 상당 부분이 역사서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역사는 좀 더 구체적이고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위의 본문은 성전 건축이 완료된 후 봉헌식이 거행되었을 때 솔로몬이 한 말입니다. 다윗의 숙원 사업이었던 성전건축이 그 다음 세대에 비로소 완성되었으니 참으로 감격스런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단히 의문스러운 일이 발생합니다. 솔로몬이 기도를 하면서 성전을 창조주 하나님이 계실만한 곳이 되지 못하고 다만 하나님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곳으로서 성전을 향해 기도하는 자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해석합니다. 일종의 성전격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역사를 반성하는 성서 기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성전을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은총의 선물일 뿐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는 그곳은 이스라엘의 안전장치라고 간주했습니다. 성전은 그들의 자부심과 심리적 지지대였습니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성전이 권력에 의해 무시되거나 방치된 적도 있었지만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나님이 성전에 가려졌습니다. 성전이 하나님과 동일시되거나 대신했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상징이 실체를 대체하면 관계는 파괴되고 상징은 우상이 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그의 형상으로 만드신 것 이외에 그 무엇으로도 형상화되기를 거부하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성전이 하나님을 대신하고 성전에 만족하고 성전에 기대어 권위를 얻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것은 아마도 자신들의 안전과 이익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솔로몬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님과 평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나님과의 평화는 하나님을 수단이나 도구로 삼거나 성전과 같은 것으로 하나님을 대체하는 사람들에게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 하나님은 불편한 존재이거나 자신들이 조종할 수 있는 수호신 정도의 신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평화는 느낌이나 감정이나 생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의 법도를 따라 사는 삶 속에서 그의 명령들을 지키는 것 없이 하나님과의 평화는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면, 그것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이러한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성전이 의미 있는 것이 되려면 성전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향하게 하고 그의 말씀을 살도록 할 때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성전은 이익의 도구로 전락되고 말 것이기에 차라리 없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 그것이 본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임을 역사가는 치열한 성찰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와 함께 역사를 성찰하고 그가 찾은 하나님과의 평화에 이르는 길을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그 성찰과 그 결과가 우리의 것이 되는 오늘이기를. 하나님과의 평화! 사랑의 실천으로 그 평화를 누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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