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 민들레학교 학생들이 난민들과 함께 수원역 부근의 노숙인들에게 케밥을 전해주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홍주민

68차 난민과 노숙인의 만남은 특별하였다.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이다. 경남 산청의 민들레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오셨다. 대안학교다. 지식의 축적보다 사람됨이 더 큰 교육 목표다. 지식은 언제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지식을 다룰 수 있고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려는 것이 대안학교의 교육이다. 소수이지만, 그들에게서 따뜻함이 흘러나온다. 따뜻한 사람이 미래 사회의 사람일 거라고 했던가? 그들은 관심이 많다. 사람에게도 사건에게도 사물에게도. 질문을 낳고 질문은 그들 앞길에 등불이 될 것이다.

그날은 전에 없던 젊은이들이 노숙인들 사이에서 눈에 띈다. 젊디젊은 시절에 그 어떤 이유로든 노숙인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기를 빈다. 산청의 젊은이들이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용기를 주고 미래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디아코니아가 이들에게 작은 교육현장이 될 수 있었으니 행복하다. 난민과 노숙인은 자신들의 삶의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귀환의 기회를 갖기가 참으로 어려운 사람들이다. 특히 노숙인은 노동의 기회마저 상실하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조차 단절되었기에 더욱더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그들에게 케밥을 나누며 산청의 젊은이들은 그 고통과 대면한다. 고통이 덜은 사회가 그들과 함께 오기를 기대한다.

코로나 백신 후유증으로 지난주 함께 하지 못했던 양 선생님이 오셨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선생님의 발걸음이 가벼워 조금은 안심이 된다. 돕는 일이 자기를 돕는 일임을 몸으로 보여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게 되기를 빈다.

수원역 광장과 구석구석을 돌고 돌아오니 오후 7시30분쯤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뒷정리를 하니 하루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진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미 디아코니아의 길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꽃들도’라는 노래를 남기고 그들은 갔다. 산청의 젊은이들이 자취를 남기고 간 한국디아코니아는 또 지금까지 함께  해오신 모든 분들은 그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디아코니이의 내일을 맞을 것이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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