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정평이 기독교민주화운동 역사 발굴을 위한 4차 집담회를 개최하고 시기별로 목회자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인식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이 주최하고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가 후원하는 기독교민주화운동 역사 발굴 2021년 4차 집담회가 지난 22일 오후 4시 종로 5가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집담회는 “목회자운동 30년(1965~94) - 목정평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주최 측이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라 최대 회집인원 29명을 넘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조치를 충분히 고려한 가운데 개최된 집담회에는 줌영상으로도 병행되에 전국에서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정진우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집담회에서 김근상 주교(대한성공회)는 개회기도를 통해 “암울했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혔고 목회하는 사람들이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 일어났던 목회자 운동을 기억한다.”며 “오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따라서 잠자고 있는 사람들이 깨어나는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주님이 이 시간 함께해 주시기를” 기도했다.

목회자 운동은 시기별로 어떻게 전개되었나

▲ 예장 통합의 임광빈 목사와 감리교 정지강 목사는 목회자 운동이 사회와 호흡하며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이바지한 바를 밝혔다. ⓒ홍인식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임광빈 목사는 1965년부터 1983년에 걸친 목회자 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60년대 419 민주혁명 이후에 사회와 마찬가지로 교계에서도 한일 수교 반대 투쟁이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것이 해방 이후에 한국 개신교가 사회 참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첫 번째 계기였다고 언급했다. 그 후 한일협정 반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한일 수교 반대 투쟁은 그동안 참여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거의 이승만 정권하고 유착관계에 있던 교회가 정부와 일정한 선을 그면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였다.”며 “이 일로 인하여 맹목적인 반공 민족주의에 편입됐던 교회와 목회자들이 민중 민족주의적 사고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으며 근본주의적인 신학에서 벗어나기 시작해서 점차 역사 신앙 사회 참여 신앙을 표현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참여 두 번째 계기에 대해 임 목사는 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 사건을 통해 본격적으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노동 문제, 도시 빈민 문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어 세 번째 시기는 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이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결론적으로 목회자 운동은 비인간화에서 인간화를, 독재에서 민주화를, 분단에서 통일을 제안해왔고, 이것은 정치적으로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 주권을 찾아가는 근대 국민국가의 실현 과정이고 분단 극복을 위한 통일 운동이었음을 강조했다. 즉 이 모든 것은 결국 목회자 운동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신앙 운동이었다고 그 성격을 규정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정지강 목사는 1984~1994년 기간의 목회자 운동에 대해 갈무리했다. 그는 목협 태동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에 대해 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 이후 무력감에 빠져 있었던 한국 사회의 상황 속에서 이 국면을 돌차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몇몇 목회자들의 움직임과 제안이 있었음을 밝혔다. 또한 당시 교회 내적 상황으로 NCC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약화가 목회자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갖게 만들었고 따라서 목회자 운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게기로 작용하였다고 설명했다.

그 후 목회자 운동은 85년 8월 ‘전국목회자시국선언’을 비롯 KBS 시청료 거부운동, 개헌서명운동, 노동자·농민·도시빈민들의 생존권 투쟁, 용공조작 철폐운동 등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4.13 조치에 반대하는 목협의 농성 및 삭발 단식 투쟁은 결국 6.29 선언을 이끌어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며, 그럼에도 90년대 들어 목협 활동이 너무 정치투쟁 편향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음을 회고했다. 그는 목협운동의 성과에 대해서는 지역목회자 운동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파를 넘어선 연대와 친교를 하게 한 점을 높이 샀다.

목회자 운동, 과거의 향수나 훈장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 예장 통합의 이근복 목사(사진 좌)와 기장의 장성룡 목사는 현장에서의 목회자 운동의 과거를 회상했다. ⓒ홍인식

시기별 목회자 운동에 대한 흐름에 대한 발표에 이어 사회 참여 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목회자 네 사람의 증언이 진행되었다. 기장의 장성룡 목사, 예장 통합의 이근복 목사, 기감의 허원배 목사 그리고 줌으로 대구 목정평의 정금교 목사들의 생생한 현장 참여에 대한 회고와 증언이 이어졌다. 발표와 증언 이후에 현장 참여자와 줌 참여자들이 함께 하는 종합토론에서는 목회자 운동에 실천적으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열띤 증언과 토론이 전개되었다.

특히 김근상 주교는 “현재 집담회 참여자 중에 다음 세대들이 거의 없음은 목회자 운동의 자연스러운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대변한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현장이 없어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주교는 목회자 운동이 “신학적으로 제대로 정립이 되어야 함”을 언급하며 오늘에 있어서 “목회자 운동은 지금쯤은 탄소 중립 운동이라든가 기후 운동이라든가 환경 운동이라든가 이런 것으로 나아갔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목회자들이 더 힘을 내고 또 열심을 내서 후배들을 현장으로 불러내는 일들을 지금 빨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마지막으로 “후손들한테 전달되지 않은 운동이라는 것은 향수가 되는 것이며, 우리의 훈장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게 아닌 것 같다.”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일들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라는 고민도 같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집담회는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상임이사)의 마무리 기도로 예정시간 2시간을 훌쩍 넘긴 6시 25분경에 폐회되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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