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성서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삶 속에 스며든 꾸밈없는 믿음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10.31 17:01
▲ 마지막 날에 있을 심판에서 양과 염소를 가르는 비유에서 삶 속에 스며든 선행과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Getty Image
이 명령의 목적은 사랑 곧 깨끗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꾸밈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다.(디모데전서 1,5)

이 서신의 저자는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며 유대교 전통을 고수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다른 교리를 가르치지 말고 신화들/이야기들이나 끝없는 족보에 정신 팔지 말게 하라고 합니다. 다른 교리는 이른바 ‘율법’입니다. 신화들은 유대교 문헌들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이며, 족보는 이스라엘과 비이스라엘을 구별하는 기록들입니다.

이야기들이란 허황된 것이라기보다 만들어낸 각종 예화들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유대인들의 우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입니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기 보다는 논쟁을 일으킬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저자 자신도 (율)법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법이 억압과 지배와 차별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또 사용되기도 했지만, 법의 목적에 맞게 사용된다면 법은 좋은 것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것처럼 법은 불의한 자나 불법한 자나 불경건한 자들을 위해 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법 이해에 있어서는 그럴지 몰라도 하나님의 법은 다릅니다. 하나님의 법은 해방의 은총을 경험한 이스라엘이 계속 하나님 앞에서 살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법은 은총에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으로서 은총으로 맺어진 관계를 지속되게 하는 장치입니다. 법이 없으면 은총은 일회적이고 우연적인 것이 되고 결국 은총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은 그리스도의 법을 낳았고 그 법은 다름 아닌 사랑의 법입니다. 사랑의 법 없는 그리스도의 은총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사랑의 법은 하나님의 법을 완성하는 법입니다. 사랑이 법을 적절하고 적법하게 사용하는 길입니다.

그 사랑이란 어떤 사랑일까요? 본문은 사랑의 삼중 근원을 말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눈길을 끕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에게는 하나님을 뵙는 복이 약속되어 있습니다(마 5,8). 하나님을 뵙는다는 것은 죽음을 뜻하기에 사람으로서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깨끗한 마음의 사람에게는 그 일이 허용됩니다. 그 마음은 욕심으로부터 자유롭고 그렇기에 세상은 있는 그대로 그 마음에 비쳐집니다. 마치 세상의 거울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담은 그 마음이 단지 거울일 뿐인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는 선한 양심이 있습니다. 바른 도덕적 판단의 토대로서의 도덕적 의식으로 바꿔 말할 수 있는 선한 양심은 바른 행동을 낳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왜 꾸밈없는 믿음이 더해지는지요? 믿음은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입니다. 믿음을 꾸며낼 수 있을까요? 진정성 없는 거짓 믿음이 가능할까요? 실제로는 이런 저런 힘들에 의존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경우들이 있지 않은지요? 겉으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인데 속으로는 믿음의 대상이 다른 경우 그 믿음은 믿음인 척하는 믿음에 불과할 것입니다. 꾸밈 없는 믿음은 하나님께 기대며 하나님의 말씀을 꾸밈없이 지키려고 합니다.

삼중의 근원들에서 흘러나온 것들이 모여 이루어낸 그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일지요? 지고지순해서 감히 감탄하게 하는 그런 것일까요? 너무 맑고 너무 커서 우러르게 되는 그런 것일까요?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쩌면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사랑입니다. 이사야 53장에 나오는 야훼의 종이 그랬고, 마태복음 25장에서 영원한 생명에 들어간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몰랐는데, 그 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랑이었는지는 더더욱 알 리가 없습니다. 삶 속에 인격 안에 스며든 사랑입니다.

마음과 의식(~양심)과 믿음이 어우려져 사랑을 빚어내는 오늘이기를. 오른 손이 한 것을 왼 손이 모르는 사랑으로 기쁨을 낳고 기쁨을 얻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목사(백합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4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