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대장지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 대선 정국의 회오리바람이 되다

부동산 문제는 한국 사회의 오늘과 미래를 덮고 있는 먹구름이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 불로소득의 폭증, 가계부채의 급증 등은 한국 자본주의 경제를 오도 가도 못 하도록 묶는 족쇄가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두 배 이상 올랐다. 불로소득 규모는 GDP의 25%를 넘나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계부채는 2021년 2분기 현재 GDP의 104.2%에 달한다.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 매입과 관련되어 있다. 주택 모기지 원리금 상환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줄여서 경제의 활력을 줄인다. 만일 이자율이 가파르게 올라서 가계부채가 부실화된다면, 신용경색과 실물경제 위축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한편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분노한 무주택자들이 정권 교체를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 투기와 불로소득을 억제하기 위해 현 정부가 수십 차례에 걸쳐 도입한 부동산 정책과 세제에 분노한 주택소유자들이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과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서 실패했다고 보고 너나없이 정부를 성토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과 야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저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당 후보는 당장 민심이반 징후마저 보이는 유권자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감면과 다주택자 종부세 부분 경감 카드를 들고 나왔고, 야당 후보는 부동산 취·등록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대폭 감면하여 부동산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를 대대적으로 철폐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는 이구동성으로 부동산 문제의 핵심이 주택 수급의 불균형에 있다고 진단하고 130만 호에서 150만 호에 이르는 대대적인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여당과 야당이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 문제의 정치경제학을 인식하고 그 문제를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해결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요인들이 서로 맞물려서 나타난다. 하나는 금융화의 효과이고, 다른 하나는 지대추구이다. 이 두 가지를 파악할 때, 비로소 부동산 문제의 정치경제학이 또렷이 드러난다.

금융화 효과

금융화는 여러 맥락을 갖는 복잡한 현상이지만, 금융화의 결정적인 측면은 연기금 자금이나 상업은행이 창출한 신용을 자산시장에 투입하여 천문학적 이익을 얻도록 금융 시스템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부동산 거래는 자산시장들 가운데 하나인 부동산시장에서 벌어지는 자산 거래이다. 부동산은 고가의 자산이기에 그것을 매입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 은행으로부터 차입하여 매입대금을 지급한다. 은행은 부동산을 담보로 삼고 대출한다. 은행의 대출은 은행이 신용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 창출한 신용은 엄연히 은행의 빚이지만, 은행은 부동산 채권을 담보로 잡아 은행의 자산을 늘렸으므로, 은행의 대차대조표에는 은행의 빚(차변)과 자산(대변)이 균형을 이룬다. 그것은 은행이 지급능력을 갖추어 언제든 빚을 청산할 수 있다면 부동산 거래를 위해 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은행의 지급능력은 중앙은행에 의해 보장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시장은 은행으로서는 엄청난 수익의 원천이고, 은행의 신용은 부동산시장에서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거나 그 가치를 증가시키는 동력이다. 은행의 신용은 부동산시장에서 주택 같은 자산을 매입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공급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이다. 부동산시장에서 지배적인 자산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아파트를 놓고 생각해 본다면, 아파트 공급은 부지확보와 사업인가, 분양, 단지 조성, 건축, 준공, 입주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기에 은행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신용을 공급받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아파트 공급 프로젝트는 거대한 금융 프로젝트이다.

금융화는 전 세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었다. 2008년 지구적 차원의 금융공황과 2020년 초에 시작한 코비드-19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를 시행했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천문학적 신용은 자산시장을 부풀어 오르게 했고,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날로 악화하는 자산 격차이다. 주식, 채권, 외화, 금 같은 자산 보유에서 나타나는 격차만이 아니라,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격차도 엄청나게 커졌다.

지대추구와 공유지 약탈

땅과 토지의 소유는 지대의 원천이다. 따라서 지대를 추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땅과 토지를 기어코 소유하고자 한다. 지대의 원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억측이 있다. 지대가 땅과 토지의 성질에서 비롯된다는 자연주의적 억측은 가장 어처구니가 없다. 비옥한 땅을 가진 사람은 비옥하지 않은 땅의 주인보다 더 많은 지대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자연주의적 억측의 한 전형이다. 땅이 아무리 비옥해도 그 땅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지대는 어디서 나오겠는가? 땅과 토지가 무한히 공급되지 않는 희소재이고, 그 희소성을 반영한 것이 땅값이고, 그 땅값의 이자가 지대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한 설명도 일종의 자연주의적 억측이다. 땅과 토지의 희귀성이 마치 땅과 토지의 속성인 양 여겨서 그것이 사회적 효과라는 점을 완전히 배제하기 때문이다.

지대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대가 사회적 생산의 성과를 가로채는 수탈적 성격을 갖는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지주는 사회적 생산과정에 땅과 토지를 생산요소로 제공하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는데, 단지 땅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앞세워 사회적 생산에서 비롯된 이윤 일부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땅과 토지를 소유한 지주가 사회적 생산을 기획하고 전개하는 자본가보다 더 큰 권력을 갖는 사회에서는 지대가 이윤의 상당 부분을 퍼낸다.

또 다른 하나는 지대가 본래 사유화할 수 없는 것을 사유화하는 데서 발생한 것임을 지적하는 것이다. 땅과 토지의 사유화는 본래 공유지의 수탈에서 비롯되었다. 공유지의 수탈은 공유지에 울타리를 친 사람들이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을 울타리 바깥으로 내쫓고 울타리 안에서 배타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어구이다. 그 어구는 내력이 있다. 공유지 수탈은 중세 말기와 근대 초기에 영국을 위시해서 유럽 대륙의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인클로저 운동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중세 말기에 플랑드르 지방에서 모직공업이 발전하면서 양털 생산이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주자, 지방의 토호세력들은 공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여 울타리를 치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내쫓고, 그 사람들이 살던 집과 농경지를 모조리 파괴한 뒤에 울타리 안에 초지를 조성하고 양을 키웠다. 공유지 수탈은 거대한 지대추구의 발판이 되었다. 그러한 인클로저 운동이 한창일 때, 토마스 모어는 “양이 사람을 잡아 먹는다.”고 개탄했다. 인클로저 운동을 ‘자본의 원시적 축적’으로 파악한 마르크스는 인클로저 과정의 폭력성을 세밀하게 묘사한 뒤에 “자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털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이 세상에 나온다고 말해야 한다.”는 섬��한 말을 남겼다.

공유지 수탈은 까마득한 옛날에 벌어지고 종결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데이비드 하비가 적절하게 지적한 바와 같이, 지금도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공유지 수탈’은 모든 사람에게 속하고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어야 할 것이 특정한 사람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을 가리키는 전문적인 용어가 되었다. 따라서 공유지 수탈이 벌어지는 곳에는 천문학적인 지대수익이 발생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정부가 공적인 자금을 투입하여 도로를 건설할 때 그 주변에 땅과 토지를 가진 사람들은 도로 개설에 따른 개발이익을 터무니없이 차지한다. 그것이 바로 공유지 수탈이다. 그런 일은 땅과 토지를 가진 사람들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자본을 투입하지도 않았는데 그 주변에 인구가 몰려들고 시가지가 형성되고, 도로, 지하철역, 공원, 도서관, 학교 등이 들어서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때도 벌어진다. 지방정부가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어느 지역의 용적률, 건폐율, 건축물의 높이 등을 조정할 때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지대수익도 공유지 수탈의 결과라고 본다.

부동산시장에 풍부하게 공급되는 은행신용과 공유지 수탈은 부동산시장을 통해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정치경제학적으로 설명할 때 놓쳐서는 안 되는 핵심 개념이다. 이 두 개념을 앞세울 때 비로소 대장동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대장동 사태의 본질

대장동 택지 개발 및 주택공급 사업은 민관 공동사업이고, 성남시가 그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민간사업자들이 그 나머지를 가져갔다. 그 사업이 ‘대장동 사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사업의 수익이 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인 데다가 그 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 가운데 지분 상위 7인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이익을 얻었고, 그 7인이 검찰, 사법부, 언론, 정당 등을 배경으로 한 기득권 카르텔의 구성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업의 이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불법, 탈법 행위가 드러나면서 수사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대장동 사태’라는 말을 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대장동 사업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앞으로 도시개발과 주택공급을 할 때 유념해야 할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그 사업을 ‘대장동 사태’로 덮어버릴 때 놓치기 쉬운 측면이다.

대장동 사업은 2008년에 개정된 도시개발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사업 주체인 성남시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여 사업 진행을 맡겼고, 사업 자금 부족의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민관 공동사업의 형식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민간사업자의 허브는 신용을 창출하여 공급하는 은행 컨소시엄이었다. 성남시의 도시개발구역 지정은 인·허가권자가 자기가 지정한 사업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내준 사업이고, 해당 지역의 용적률, 건폐율, 층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토지형질을 변경하였기에 애초부터 도시개발 사업과 주택공급을 통해서 천문학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되었던 사업이다.

그 사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전형적인 공유지 수탈에 기반을 둔 사업임을 곧바로 알 수 있다. 대장동 사업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토지를 수용하고, 이를 택지로 개발하여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었다. 토지 수용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사업은 사실상 토지에 울타리를 쳐서 지역 주민들을 내쫓고,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택지와 주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해서 돈을 버는 수익 모델을 가졌다. 아마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주택 한 채 당 토지조성 원가보다 1억 원 이상의 돈을 더 낸 사람들은 그동안 땅값이 올라서 이익을 보았으니 큰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그 땅값 상승이 전적으로 공유지 수탈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토지 수용과 울타리치기,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개별적인 시세 차익 실현하기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그 분배는 그동안 민간공급자가 중심이 된 사업이든, 공공공급자가 중심이 된 사업이든, 민관공급자가 중심이 된 사업이건 차이가 없었다.

물론 성남시가 추진한 대장동 택지 개발 및 주택공급 사업은 공공적 성격을 띠는 것이어서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사업 추진에서 거둔 이익 일부는 기부채납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출자액에 따른 배당금으로 공익 환수되었다. 대장동 사업의 관리와 감독의 책임을 졌던 전 성남 시장 이재명 씨가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라고 내세울 만큼 공익환수액은 그 어느 개발사업에서보다도 많았다. 공익환수액 5,503억 원 가운데 1,882억 원은 출자 배당금이었고, 나머지 3,621억 원은 기부채납액이었다. 기부채납액은 신흥동 제1공단 공원화 사업비와 인근 지하 통로 사업비, 그리고 도시개발구역 외부의 교통 기반 시설비로 투입되었다. 그러나 기부채납은 일종의 ‘대가성 증여’의 성격을 띤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기부채납액이 크면 클수록 그 대가로 개발사업자에게 더 큰 특혜가 주어지는 것이 상례이고, 기부채납제도의 운영과 관리의 규정이 모호해서 기부채납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에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대장동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이 민간사업자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것은 공유지 수탈이 엄청나게 벌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대장동 사업은 기부채납제를 폐지하고 개발부담금 형태로 개발이익의 공익환수를 추진할 과제를 남겼다고 본다.

공유지 수탈에서 비롯된 지대는 반드시 환수되어야 한다

공유지 수탈에 바탕을 둔 도시개발 사업 모델은 더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공유지 수탈이 이루어지지 않게 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공공기관이 토지조성을 하고, 조성원가와 기관 비용을 반영한 정도의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한다. 둘째, 공공이 개발한 토지는 매각되어서는 안 되고, 오직 임대만이 허용된다. 임대한 토지에는 임대주택이나 분양 주택을 지어 공급한다. 임대주택은 영구 임대주택으로 명토를 박아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매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분양 주택은 임대 조건부 토지에 지은 것이니 주택 부분에 대한 매매만 허용되고, 그것도 환매조건부 매매의 형식을 취한다. 셋째, 공공기관이 도시개발과 주택공급을 벌이는 데 투입하는 사업비는 공채를 발행해서 마련하고, 그 공채는 (가칭) 도시개발·주택공급 공공은행을 설립하여 그 은행이 매입하게 한다. 그 공공은행의 지급능력은 당연히 중앙은행에 의해 보장된다.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공유지 수탈과 지대추구를 방지할 수 있지만, 이미 공유지 수탈에서 비롯된 천문학적인 지대를 차지한 부동산 소유자들의 이익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공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그 이익이 공유지를 수탈한 사람들에게 특별 이익으로 돌아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축적되는 것은 정의의 원칙에 반한다. 그 이익은 반드시 환수되어야 한다. 인구증가와 도시개발, 도로, 전기, 수도, 하수도, 전철, 철도, 항만, 비행장, 공원, 학교, 공공병원 등 사회적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외부효과로 인해 그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특별한 이익을 보기 마련이다. 그 특별 이익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만일 앞에서 말한 외부효과가 없다면 인근 땅과 토지의 가격은 자연 가격에 머물었을 것이니, 외부효과로 인해 유지되는 땅과 토지의 실제 가격에서 자연 가격을 공제한 나머지가 특별 이익인 지대이다. 그 지대를 환수하여 앞에서 말한 (가칭) 도시개발·주택공급 공공은행의 기금으로 모아서 훌륭한 도시기반을 갖추고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모든 것을 본래의 상태로 돌려서 새 출발을 하도록 구상된 성서의 희년 제도의 정신에 따른다면, 부동산에서 발생한 특별 이익인 지대는 약 50년 동안에 걸쳐서 환수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지대환수 세액이 해마다 부동산 시가의 2%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대환수 세제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자본이득(양도소득)은 공익을 위해 적정하게 환수되어야 한다. 그동안 금융화의 효과와 공유지 수탈로 인해 주택 가격이 폭등했으니만큼 양도소득세 징수는 정당성을 갖는다. 세제는 단순하고 공평해야 할 것이니,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자본이득세는 인별, 가구별 주택 수에 상관없이 소득 구간별 누진세율에 따라 개별과세 방식으로 징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1가구 1주택자에게 양도소득을 전면 면제하거나 부동산 양도차익을 종합과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공평 과세의 원칙에 어긋나고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킬 여지가 있다.

강원돈(길마루글방지기/민중신학과 사회윤리)  kwdth5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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