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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명체를 위한 존재하나님은 나의 빛(창세기 1,1-5; 요한1서 1,1-6)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1.06 16:27
▲ Jacopo Tintoretto, 「Creation of the Animals」 (1551-52) ⓒGetty Image

2022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길고 짙은 어둠이 새해를 가로막고 있어도 새해는 그 어둠을 뚫고 다가오며 변함없이 희망을 선물합니다. 그 어둠은 수많은 이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고 많은 생명을 앗아갔으며 우리를 슬프게 했고 우리를 우울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새해의 선물은 흔히 말하듯 일상을 멈추게 한 일찍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그 어둠이 물러가리라는 희망입니다. 아무리 깊은 어둠일지라도 어둠은 한 줄기 빛을 이길 수 없듯 코로나19의 어둠은 그 어둠의 끝을 보는 희망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치열한 성찰과 우리의 철저한 변화가 필요함을 압니다. 그 어둠은 우리가 걸어온 길의 피할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이 그 성찰과 그 변화를 이끌어가게 되기를 빕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창조주로 고백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모든 것의 근원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의 보존자이심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그가 창조하신 세상의 보존자로서 창조에 대한 책임을 지십니다. 이에 따라 그의 창조보존활동은 멈춘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어둠 속에 빛을 지으심으로 창조활동을 시작하셨고 이와 함께 영원에서 시간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빛은 시간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의 존재 기반입니다. 하나님은 시간 안에 공간을 만들고 생명들을 지으셨습니다. 그가 지으신 세상은 그가 보기에도 아름다웠기에 참 좋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이 그리 아름답고 좋았을까요?

무엇보다도 조화와 질서가 아닐까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있는 것이 그 조화와 질서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을 나누고 사람과 동물이 각각의 영역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드셨습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 다른 방식으로 지어졌지만, 그것은 인간의 우월이나 지배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에게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의 통치를 알리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그 밖의 다른 기능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다른 생명체를 위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다른 생명체들의 ‘보존’을 사람에게 맡기셨고 다른 생명체들은 사람에게서 자기들을 ‘다스리는’ 하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익숙한 성서의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사람은 청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생명체들이 하나님 앞에서 잘 살게 하는 것이 청지기의 임무입니다.

이처럼 사람과 다른 생명체들은 모두 하나님의 창조물이면서 동시에 하나님 앞에서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이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놓이지 않도록 사람에게는 씨 맺는 채소와 나무를, 다른 생명체들/동물들에게는 풀을 각각 먹거리로 주셨습니다. 이로써 모든 생명체들이 땅 위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상상하기만 해도 행복하지 않습니까? 이사야는 바로 그 세상에서 미래의 세상을 보고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새끼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풀을 뜯고, 어린 아이가 그것들을 이끌고 다닌다. 암소와 곰이 서로 벗이 되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눕고,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는다.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 곁에서 장난하고, 젖뗀 아이가 살무사의 굴에 손을 넣는다(사 11,6-8).

이런 세상이 하나님께서 정의를 펼치시고 성실로 보존하시는 세상이며, 이를 보고 크게 기뻐하시며 웃음 떠뜨리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기획하신 이 세상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과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러나 세상이 이렇게 된 것은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바로 사람 때문임을 성서는 곳곳에서 증언합니다. 평화를 훼손하고 정의를 짓밟음으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조화와 질서는 무너지고, 대신 증오와 갈등, 경쟁과 폭력, 대립과 살육이 만연하고, 자연의 신음 소리가 땅을 덮게 되었습니다.

그 끝에서 우리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의 경고를 듣습니다.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탐욕을 멈추라고,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라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생각하라고, 정의와 평화를 세우라고 하는 자연의 소리입니다.

이사야의 꿈이 아름답게 들립니까? 자연의 신음 소리가 들립니까?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어둠의 세상을 향해 빛을 비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외면한 채 우리와 동떨어져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예수를 통해 이 땅에 오신 분입니다. 처음부터 계셨던 그 분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는 위에서 본대로 이 세상을 보존하시는 생명의 하나님이요 평화의 하나님이요 정의의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이 사람으로 사람 가운데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듣고 만질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그에게서 하나님이 생명의 빛임을 알았습니다.

빛을 창조하신 그 하나님은 스스로 빛입니다. 그 안에는 어둠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둠 가운데 빛으로 오셨고 어둠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오신 예수 때문에 빛이신 그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안에 있는 우리를 통해 어둠 속에 생명의 빛을 비추고자 하십니다. 이사야가 꿈꾸는 세상을 우리를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자 하십니다.

이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우리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습니다.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생명체들은 우리에게서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의 성찰과 변화가 지향해야 하는 곳이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이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과 사귐이 있습니까? 이 형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빛 가운데 있습니까? 하나님은 나의 빛이 되고 우리는 생명의 빛을 비출 것입니다.

어둠이 덮여있는 새해이지만, 어둠 속에 빛을 비춤으로 창조활동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그 어둠을 걷어내고자 하십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우리를 통해 생명의 빛을 비추고자 하십니다.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꿈으로 하나님께 응답하기를 빕니다. 우리 삶의 가치를 바꿈으로 우리의 희망이 현실이 되게 하기를 빕니다. 그때 우리는 사랑과 진리를 행하고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사람 곧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2022년,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이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는 새해가 되기를 빕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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