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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심방 ‘더 가까이’를 마무리하며기독청년현장심방 II: ‘더 가까이’ 참가자 증언 ⑴
강인구 | 승인 2022.01.08 16:07
▲ 영등포산업선교회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산재현장 방문을 수료한 강인구 청년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있다. ⓒ영등포산업선교회 제공
4회에 걸쳐 게재되는 “기독청년현장심방 II: ‘더 가까이’ 참가자 증언”은 영등포산업선교회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기독청년현장심방 II: 심화과정 – 산재현장을 중심으로”를 수료한 청년들의 후기입니다. 현장을 보고 들은 청년들이 남긴 글을 통해 우리 사회 노동의 현실과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글의 게재를 허락해 주신 청년들과 영등포산업선교회 실무자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 편집자 주

무더운 여름날, 동빈이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기독청년 현장심방, 발바닥으로 읽는 성서’ 25기.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이 복음과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 고, 부당한 일을 겪어 현장에서 투쟁하시는 당사자와 활동가분들의 증언도 들었다. 부 당해고 노동자 투쟁 현장에서 기도회도 했다. 전태일 기념관에 다녀왔으며, 사회적 기 업, 협동조합을 견학하고 그 가치와 생리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현장심방에 참여하기 전, 나는 신앙이 내 삶과 이 세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 다고 생각했다. 현장심방을 통해 신앙과 삶의 현장이 이어져있음을 경험하면서 신앙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편, 개인적인 고민으로 인해 우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시기였는데, 현장의 증언을 듣고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간만에 ‘생명력’을 느끼기도 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더 많은 현장을 다녀오지 못한 점, 더 많은 이 야기를 함께 나누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현장심방 심화과정’이 있다고 해 서 신청했다. 심화과정은 ‘산재문제와 노동자의 고통과 죽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고 했다. 안타깝께도 나는 다른 일정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모임에 불참하였고 ‘반올림’과 ‘포천 이주노동자 센터’ 두 곳을 방문했다.

단 두 번의 참여였지만, 현장의 증언을 듣고 현장에 방문하는 경험은 여러 감정이 교 차하도록 만들었다. 먼저는 이 세상에 이토록 ‘크게’ 고통받고 아파하는 이웃들이 ‘많 다’는 점에서 느끼는 놀라움과 안타까움, 슬픈 마음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고통을 방치하고 외면하며 그들을 고통에 빠지게 한 권력자들의 악랄함을 눈감아주는 이 세상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세상 안에 고통받는 자들을 보살피고 그 들과 연대하려는 이들은 너무 적고 약해보여서 절망스러웠다.

하지만, 고통의 현장에는 언제나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찾아가는 사람들, 고통받는 자와 함께 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삶을 보면서 어둠 가운데 반짝이 는 빛을 보는 듯 했고, 마음 속에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전태일 기념관에서 전 태일 열사의 일대기를 보며 ‘예수의 삶이 이런 것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는데, 지극히 작은 자/ 고통받는 자들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현대판 예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서 관성으로 들어오던 ‘주님의 몸된 교회’, ‘주님의 손과 발’이라는 말은 교회 건물 밖 아무도 주의깊게 살피지 않는 곳에서 참되게 구현되고 있었다.

마지막 모임에서 동빈이는 ‘현장심방 심화과정’의 이름을 ‘현장심방 더 가까이’로 하 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참 괜찮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받는 이들의 삶과 그 현장에 대해 전해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정을 느끼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더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살피게 되고, 더 진한 여운이 마음에 남았다.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현장심방이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조금씩 현실 에 안주하게 되고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관하여 무뎌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나, 이 제는 절대 모른 채 하고 살 수 없다. 그래서 함께 일정을 소화했던 분들과 더 깊이 공부하고 싶고, 기회가 될 때마다 현장심방에 참여하고 싶다.

강인구  ydpu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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