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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는 빛과 ‘노숙인’이라는 빛이 만나다난민, 노숙인을 만나다 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 승인 2022.01.10 14:55
▲ 80차를 맞이한 난민과 노숙인의 만남에서 아이들이 노숙인들에게 케밥을 드리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 제공

80차 난민과 노숙인의 만남이 지난 화요일에 있었다. 80회라니,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겐 놀라움이고 감사였다. 아무 것도 없는 우리가 100명 이상의 노숙인들에게 한 주도 빠짐없이 케밥을 나눠드릴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 이외의 다른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

나눔을 위해 자기의 것을 내놓는 손길들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이렇게 이해될 수 있다. 어린 아이처럼 비우고 나누는 사람들이 풍성함을 수확하였다. 누구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 기적이 매주 ‘지금 여기서’ 일어나게 하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나님을 보고 그의 나라를 사는 분들이다.

80차 나눔은 팔순 잔치 같았다. 잔치에 아이들이 없을 수 없다. ‘하니’, ‘이소’, ‘이담’, 처음으로 아이들이 함께 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새사랑교회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존재는 노숙인들에게서 빛을 발했다. 아이들을 보는 그들의 눈빛이 따사롭고 얼굴에 웃음이 피고 입이 열렸다. 아, 아이들이란 이런거구나!

아이들과 노숙인들의 잔치였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인사를 올리고 케밥과 핫팩과 케익이 든 꾸러미를 드린다. 거기에는 길 위에서일지라도 넉넉하고 따뜻한 겨울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들이 가득 담겨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노숙인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아이들이 함께 한 것 자체이고 아이들에겐 노숙인들과의 만남일 것이다.

한 아이의 후일담이다. 생활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졌단다. 만남은 단 한 번의 경험이었지만, 많은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었다. 듣지 못한 다른 아이들도 똑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참으로 소중한 만남이다.

돌아오는 길에 플라스틱 박스에 ‘이담’이를 실었다. 울퉁불퉁해서 진동이 그대로 몸에 전해질 텐데도 즐거워한다. 모든 것이 놀이가 될 수 있는 아이들,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 늘 그렇게 유쾌한 일들로 꽉 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절로 솟는다.

핫팩에 더하여 아이들을 함께 데려오신 박 목사님과 교우들께 감사드린다. 약자들이 있는 낮은 곳을 하늘의 빛으로 따뜻하게 하려고 온 힘을 쏟는 교회다. 교회의 존재 이유를 몸으로 증명하고 사랑을 낳고 사랑으로 일하는 믿음으로 사는 교회다. 이런 교회가 있음이 혐오와 탐욕으로 썩은 내  풍기며 멸망의 길을 가는 한국 교회들로부터 기독교를 구원할 희망이다.

그날도 에스더와 양 집사님이 계셔서 케밥을 마는 일이 가능했다. ‘섬김이란 이런 거구나’를 깨닫게 하시는 분들이다. 그러한 교회와 이러한 분들을 통해 하나님은 오늘도 자기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신다. ‘YD케밥집’이 그분의 집필 장소가 되니 감사할 뿐이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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