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기독인연대가 탑골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연합체와 각 교단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대응 요구안을 발표하며 적극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류순권

과학자들이 현 지구를 6번째 대멸종의 시대라고 표현할 정도로 기후 위기가 심각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한국사회와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기후위기 기독인연대’가 이 물음에 “책임 있는 교단연합체들과 각 교단들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조금 늦었지만 교단과 대선후보들에게 행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4일(월) 오전11시 탑골공원에서 가졌다.

교단연합체와 각 교단들의 기후위기 대응 아쉬운 성적표

기후위기 기독인연대는 “교단 연합체 및 각 교단별 기후 위기 대응상황은 그 대응의 방법이 기후 위기 대응 지침 및 메뉴얼(가칭) 제작, 기후포럼 개최, 기후예배 동참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당장 시급한 탈석탄이나 재생에너지 확대, 더 나아가 근본적 문제인 불평등 해소와 체제전환 같은 논의까지는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의 한국교회 대응 상황을 본다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기에 이해가 가는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심각하고 촉박한 상황을 감안 하면 너무 초라한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기독인연대는 “대선 후보들을 찾아가서 정의롭고 공평한 기후 위기의 해결을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의 근본 원인인 성장과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불평등을 해소하며, 사람을 먼저 살피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며, 완전한 녹색전환의 사회를 만들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후보들에게 “기후 위기 대응과 경제 성장은 양립할 수 없다.”며 “한국 사회가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불평등은 심화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개발과 성장이 아닌 공존과 번영의 시대로 가야 한다. 그 시작은 강력한 기후 위기 대응임을 국민들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기독인연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개인의 실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소속된 교회가 기후 위기 문제에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정부에도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될 사람에게, 또는 차악에 투표하지 말고 신앙의 양심에 따라 기후 위기를 가장 잘 대응할 최선의 후보에 투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기후위기 기독인연대는 교단연합체와 각 교단의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모니터링 결과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도표화해 제시했다. ‘기후 위기 대응 종합 평가표’를 제작한 것이다. ▲ 대응을 위한 준비, ▲ 탄소 중립/비상 선언 유무, ▲ 선언 내용의 적절성, ▲ 선언에 대한 실천 등 4가지로 구성된 항목에 ○, △, X로 대응 정도를 표시했다.

먼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에 대해서 “지난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 기독교 탄소 중립 선언’을 발표하며 ‘기후 위기 비상 행동 10년 운동’을 전개하는 등 꾸준히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비상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선언 이후 눈에 띄는 활동이 있었는지 알기 어렵고, 정부와 기업에 탄소 배출 감축 계획과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진행이 되었는지 잘 확인되지 않는다.”며 “아쉽다”고 정리했다.

이어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에 대해서도 “작년 4월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탄소 배출 감소를 통한 환경 보전에 힘쓰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선언 이후 구체적인 실천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주요 교단들의 대응에 대해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은경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외에는 이렇다 할 실천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두 교단은 “작년 9월 제106회 총회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자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총회 소속 부서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며 “두 교단이 준비한 방안은 포럼, 매뉴얼 제작, 기후 예배 기획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기독인연대는 “중대한 위기 상황에 비해 아쉬운 실천”이라고 언급했다.

‘기후 위기 기독인연대’는 “기존의 활동이 교회와 단체, 활동가 중심으로 이루어져 일반 성도들이 참여할 공간이 적었다.”면서 “단체중심이 아닌 다양한 계층에서 기후 위기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소위 ‘평신도’라고 불리는 기후 위기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기후 약자들이 운동의 주체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기후위기 기독인연대가 발표한 교단연합체와 각 교단의 기후위기 대응 평가표 ⓒ기후위기 기독인연대 제공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의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야 할 것 강조

기후위기 기독인연대 문형욱은 탑골공원에서 기자회견 장소로 탑골공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곳은 3.1운동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장소로 일반 민중들이 먼저 선언을 한 의미심장한 장소이기에 이곳에서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기자회견 발언자들이 한 목소리는 기후위기 시대 종교인, 특히 교회와 기독인들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청년기후긴급행동 강은빈 대표는 “지금은 기후 위기 시대”라며 “당장 눈앞에서 재앙을 겪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잃지 않고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던 애굽의 바로 왕처럼 우리는 기회 위기라는 경고를 받아들이기까지 너무도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하면서 지역에서 겪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강 대표는 주중에 열심히 기후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포천에 있는 교회를 가서 쉼과 회복을 얻고 싶었지만 교회가 위치해 있는 우금리 바로 옆 동네 진목리에 산업단지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삼표산업의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건설자재 몰탈 공장이 진목리에 들어가게 되는데 우금리 주민분들이 반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공장은 기후 위기뿐만 아니라 환경에서 너무 큰 생태계를 파괴하는 산업인데 포천시가 허락을 해주냐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문제제기를 했지만 전혀 그런 논리들이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업에서는 진목리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줄 것이고 포천시장과 협의를 다 마쳤기 때문에 당사자도 아닌 옆 동네 사람들이 얘기하는 거에 대해서 응답할 이유가 없고 계속해서 반발하면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협박 아니 협박을 당했다고 한다.

특히 삼표산업의 포천 사업소에서는 작년에만 2건의 사망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한파 경보에 난방이 고장 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여성이 사망한 사건도 포천에서 발생했다면서 기후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폭염과 혹한에 취약한 그리고 법의 테두리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생명들을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민정희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 출범을 축하한다.”며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자원 이용이 불평등한 집중 그 다음에 경제 성장 이런 것들이 사실 기후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석탄발전소 퇴출이나 우리가 에너지 조금 더 줄이고 이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스템 전환이라고 하는 것, 즉 근본적인 체제 전환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한 고통과 진통이 따른다.”며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풀뿌리에서부터 풀뿌리 지역에서부터 아래로부터 우리가 시민들이 힘을 모아나가는 과정을 통해 정부와 산업계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우리 힘을 결집해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 사무총장은 “전국의 곳곳의 교회와 사찰 상당히 많다.”는 점에 주목하며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논의의 장에 많이 참여를 했고 거기서 다양한 종교인들을 만났는데 그 가운데 많은 분들이 기독교인이었다.”며 “그분들은 누구냐 하면은 1950년대 이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에서 가난한 자들과 함께 그들을 위해서 지원하고 함께 연대하고 협력했던 분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분들이 직접 기후위기 현장에서 그 가난한 분들이 실제로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피해를 입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이 직접 국제사회에 나와서 그 약자들의 취약한 분들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는 분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 사무총장은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 그 바탕에는 예수님이 강조하신 무차별적인 사랑, 그 사랑이 바탕이 되어 왔다고 생각한다.”며 사랑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2022 기독교대선행동 박득훈 상임대표는 “주최 측으로부터 연대 발언을 부탁받았을 때 이 운동의 취지에 150% 300% 1천% 동의하지만 전문 분야가 아니라 조금은 망설였다.”면서 이에 대한 이유로 “전문성 있는 이들이 나서주기를 희망하고 또 간절히 기대하면서도 자신은 슬쩍 피해가려고 하는 그런 유혹에 빠지곤 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기후위기 기독연대를 출범하기 위해 만든 자료를 접하면서 이제는 한 걸음 더 가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했다. 특히 “두 가지가 마음에 다가왔다.”며 “첫째는 단체와 활동가 개교회들을 넘어 일반 성도들이 참여할 공간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점과 “둘째는 운동의 주체 역시 특정한 계층이 아닌 전 분야의 사람들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호소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로마서 8장 22절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라는 말씀에서 바울은 그 “생태신학을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가 다 안다고 선언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탁월한 신학자만이 아니라 혹은 생태 전문가, 운동가뿐만 아니라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진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바울은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가 생태 신앙인이요 생태 신학자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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