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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 정치에 눈감는 목회자들, 비겁하다”박경양 목사, 감리교 목회자 선언 이끌어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2.02.19 00:40
▲ 비선 주술 정치에 동조하는 목회자들에게 날이 서 있는 감리교 박경양 목사. 박 목사는 주술 정치에 눈감는다면 목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까지 강경하게 언급했다. ⓒ홍인식

20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모두 14명의 후보자가 참여하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여느 선거와는 달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력 후보자 2인의 배우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말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혼란한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를 둘러싸고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일명 주술, 무속 논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에 주술 무속과 관련한 문제가 도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술과 무속 문제는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라는 계명에 충실한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는 매우 예민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목회자 486인 명의의 ‘주술에 국민과 국가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선언이 발표되었다. 현직 감독 정연수 목사(중부연회)를 비롯하여 신경하 전 감독회장과 김용우 전 남부연회 감독, 김종복 전 삼남연회 감독, 석준복 전 삼남연회 감독, 안승철 전 남부연회 감독 등 전·현직 감독들도 참여한 이 선언에서 감리교 목회자들은 ‘주술에 의지해 권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주술에 의지하는 후보에게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반한다.’라는 입장을 주장했다. 감리교 목회자들이 집단으로 발표한 이 선언문은 목회자들의 집단적 주술 반대 의사 표명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에큐메니안은 이번 감리교 목회자들의 선언을 이끌어 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박경양 목사를 만나보았다.

▲ 박 목사님, ‘주술에 국민과 국가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라는 감리교 목사들의 선언문이 나왔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한국 교계에서는 최초 일이라고 보입니다. 그것도 500여 명에 가까운 목사님들이 집단으로 선언에 동참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 아닙니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렇게 모이시고 이런 선언을 하게 됐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경양 (이하 박): 네, 그렇습니다. 처음 두세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좀 더 중의를 모아서 감리교 목회자들이 집단으로 의사를 표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까 고민하다가 우선 선언 제안자들을 한번 모집해 보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주위의 목회자들과 연락해서 일단 40명 정도를 섭외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한 40명이 모여 문안을 만들고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제안부터 신경하 감독을 비롯한 몇몇 전 현직 감독들이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직으로는 정현수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전·현직 감독이 여섯 명 정도가 참여하고 또한 감리교회에서 그동안 교회 개혁이나 사회개혁에 관심이 있던 목회자들이 한 사십여 명 정도가 이름을 걸고 제안자로 나섰던 것입니다. 그리고 40여 명의 제안자들의 이름으로 구글 문서를 통하여 알렸습니다. 그러자 수 일 만에 500명 가까운 목회자들이 서명에 동참하게 되었고 선언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 주로 개혁적인 성향의 목회자들이 참여한 것이겠네요?

박: 아닙니다. 지금도 서명은 계속되고 있는 개혁 성향의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현상이 주술과 무속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 혹은 신학적 경향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보수적이지만 양심적인 목회자들이 ‘아무리 해도 주술과 무속, 이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서명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 목회자들은 주술이라고 하는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박: 그렇습니다. 저는 주술과 관련해 우리나라 정치 역사에서도 무속과 관련된 혼란의 상황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역사에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소위 사이비 종교 혹은 무속 신앙과 주술에 휘둘려서 혼란이 생겼던 시절도 있었지 않습니까. 최근에 우리가 경험했던 박근혜의 최순실과 최태민 사건이라던지.

국가의 지도자가 소위 사이비 미신에 의지해서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신앙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지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사이비 종교에 대하여 언제나 가장 강경한 태도를 표시해 왔던 개신교회가 이번 일에 침묵한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는 생각 속에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결행하게 된 것입니다.

▲ 목사님, 그런데 지금 보수적인 목회자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그런 주술과는 상관없이 정권 교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합니다. 목사님과 서명에 동참했던 감리교 목회자들의 시각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박: 저는 그분들이 아주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주술을 넘어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는 말을 하고 싶으면 우선 목사의 직책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 혹은 신앙과 같은 이야기하지 말고 자기는 신앙보다도 정치적인 이념이나 이게 더 중요하다고 그렇게 선언한 다음에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신앙이 생명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코로나 국면에서도 예배 한번 안 드리면 무슨 큰일 나는 것처럼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주술에 찌든 후보에 대하여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은 얄팍한 이념을 신앙보다 앞세운 거짓이며 이런 행위는 결코 신앙적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적인 목회자들이 독재정권에 항거해서 평화와 정의 그리고 통일을 얘기할 때 수구적이고 보수적인 그 사람들은 정교분리 얘기하면서 진보적 교회들의 정의 평화통일 운동을 다 반대했던 사람들이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주술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안수하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 주술 문제에 있어서 감리교, 특히 일반 교인들의 반응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 주술과 사이비 기독교까지 끼어들어 더 혼탁해진 대선 정국에서 오히려 평신들도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믿는다는 박 목사의 예언 아닌 예언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간다. ⓒ홍인식
박: 저는 교인들의 반응은 목사들 하고는 좀 다를 거로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신앙의 순수성이나 이런 측면에서는 건강한 신자들이 보수적 목회자들의 이런 정치적인 태도보다 훨씬 순수하리라 생각해요. 저는 신자들에게는 이번 감리교 목회자들의 선언이 상당히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주술 문제도 그랬지만 이번에 도출된 신천지 개입 사건이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한번 보십니까?

박: 저는 주술 문제와 더불어서 함께 묶여서 기독교 신자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수적인 교회들이 신천지는 ‘사탄의 자식’이라고 계속 얘기하고 교회에 출입금지 팻말 붙이고 반대해봤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주술과 신천지 관련이 있는 듯한 후보가 기독교 신자들에게 선택받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목사들보다는 신자들에게는 특히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중도층 신자들에게는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대선을 비롯한 정치 사건들이 있을 때 우리 교인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늘 종교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종교가 정치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간직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박: 종교를 통해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치라고 하는 것이 인간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인간의 일상을 책임지는 과제이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사람이 인간이 정치를 떠났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는 신자인 동시에 한 나라의 국민이고 인간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자기의 운명이나 자기 미래에 대해서 그건 책임 있게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기독교인들이 선택할 때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서 성서가 가르치는 가치들 정의라든가 평화라든가 또 사랑이라든가 봉사라든가 섬김이라든가 이런 성서의 가르침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교회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가 이제 진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므로 일부 장로나 목사들은 선거 때가 되면 제가 특정 후보 지지하는 설교를 할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한 번도 누구를 찍어라, 누구를 찍지 말아라, 이런 설교를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항상 선거에 임할 때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그리고 이 선택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말하곤 했습니다. 정치적 선택에 있어서 개인들의 독립성이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에 광주광역시의 통합 측 목사가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목사들은 다 사탄이고 지옥 갈 거라고 설교를 했습니다.

박: 저는 그런 사람들은 교단에서 치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성서하고 전혀 상관없는 자기의 개인적인 정치적인 주장을 하면서 게다가 정의롭지도 않고 또 선하지도 않고 또 사람들에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는 자기의 아집을 교인들에게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심판을 얘기하고 지옥 간다고 협박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목사들은 교단 내에서 치리를 해야 합니다. 목사의 본분을 벗어난 것에 대한 심판을 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사명에 참여한 500여 명 가까이 되는 감리교 목사님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것이죠?

박: 그럼요. 모두 각 개인이 구글 서명을 통해서 자필 서명을 다 했습니다. 누군가가 강제로 하거나 또 동의 없이 이름을 넣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명단도 발표했지만, 여기에 대해서 이의 신청을 받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 얼마 전 광주 목회자 300명이 윤석열을 지지한다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광주 목회자들이 ‘가짜 뉴스다.’라는 반박성명도 나왔습니다.

박: 저는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명자 수를 늘리려고 하는 욕심들이 종종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서명운동하다 보면 ‘이 사람은 동의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의견을 묻지 않고 이름을 넣는 일도 가끔 발생하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SNS가 발달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직하려면 선언문에 서명자의 이름을 다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목사들이 하는 거라면 더욱 그렇죠. 저는 이름을 건다는 것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술 반대 선언을 낼 때도 이름을 걸었고 이 선언을 통해서 무속 신앙은 기독교 신앙과 어긋나는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기독교인이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선언에 서명한 목회자들도 목회하고 교인들이 있을 텐데 교인들이 정치성향을 떠나서 선언 내용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선언을 통하여 목사로서 그리고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분명히 짚을 것을 짚어갔다는 생각입니다.

▲ 감리교에서 이런 선언을 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목사님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 에큐메니안에게 감사드립니다. 늘 올바른 에큐메니칼 언론으로 힘차게 일하시기를 기도하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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