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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국면, 한국교회 역할을 묻다에큐메니칼 진영의 대선 대응 모습도 우려스럽다
류순권 | 승인 2022.02.23 12:11
▲ NCCK 신학 세미나를 통해 20대 대선이 진행 가운데 나타난 다양한 사회 현상들을 짚어보고 교회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화면 갈무리

20대 대선을 맞아 교회와 정치에 대하여 묻고 답하는 NCCK 에큐메니칼 신학 세미나가 22일  온라인 줌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사회와 교회-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WCC 제11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NCCK 신학위원회가 주관했다.

WCC 제11차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운동의 저변을 확산하고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정치권력과 종교의 관계, 기독교 신앙적 입장에서의 정치 리더쉽, 선거에 임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자세에 대한 신학적 성찰, 후보들이 제안하고 있는 정책들에 대한 예언적 입장의 성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미나는 양권석(NCCK 신학위원장,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고 페널로는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담임), 김민아 집행위원장(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인천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중점 교수)교수, 이준봉 청년(NCCK신학위 <사건과 신학> 편집위원,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이 참여했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도 미래 청사진도 없는 대선 정국

최형묵 목사는 ‘교회와 정치: 20대 대선 국면에서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첫 발제에서 이번 대선을 ‘비호감’ 대선으로 후보들의 도덕성문제, 배우자의 문제, 극언과 실언, 각종 구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도덕성 논란과 각종 구설수가 전면에 두드러진 지금 대선 국면은 중요한 판단 기준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전환기 한국사회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정책과 그 실현 방법을 둘러싼 쟁론이 부차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도 했다.

이른바 생활밀착형 공약을 빌미로 성별·세대별 편 갈라치기 양상으로 전개되는 선거전은 이후에도 큰 부담으로 남을 공산이 크며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사회의 잠재력을 갉아먹고 더 나은 미래사회를 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교회와 정치 또는 종교와 정치 사안과 관련해서도 정치와 종교의 부적절한 관계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정치의 종교화와 동시에 종교의 정치화를 배제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며 정치와 종교의 자율성을 인정함으로써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는 한편 배타적 세계관에 좌우되지 않는 투명한 민주적 헌정질서를 지향하고자 하는 뜻을 지니고 했다.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책임은 근원적으로 신앙의 요청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동시에 오늘날 민주적 헌정질서가 추구하는 정교분리의 취지에 따라 규율 받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책임과 그 표현방식은 신앙의 요청에 부합하는 동시에 오늘 민주 헌정 국가 안에서 보편적 가치와 그 소통방식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은 한국사회의 미래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할 때라며 이번 선거는 선진국으로서 선도국가의 역할을 맡아야 할 전환기에 걸맞은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상황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의 심화 극복, 한반도와 동불아시아에서의 평화 정착, 신냉전으로 일컬어지는 정세 가운데서 질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과제 그리고 이 모든 과제를 원활히 감당하기 위한 내적 조건으로서 정치적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들이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이어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은 대다수가 가장 절박하게 체감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과제라며 한국형 복지국가를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편적 복지의 확대 또는 기본소득은 양자택일의 사안이라기보다 충분히 수렴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만큼 국가 재정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 것인가 중요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불평등에 해소에 있어서도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여러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역시 심각하다며 평등법/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지 15년이 지나도록 제정되지 못하고, 혐오의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사회통합의 비전이 제시되어야 할 대선 국면에서 오히려 그 위험한 조짐이 보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이러한 과제들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내적 조건으로서 정치적 민주주의의 강화를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동시에 책임 있는 주권자로서 마땅한 역할을 감당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정치세력이 짜놓은 구도 안에서 세력을 결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구도 자체를 뒤흔드는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들도 에큐메니칼 진영도 혐오만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민아 기사련 집행위원장은 ‘대선 정국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누구에 의해 침묵되는가?’라는 발표에서 이번 대선을 ‘젠더 이슈’만 있고 ‘여성’은 없는 대선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세대는 아마 ‘이대남’ 즉 20대 남성일 것이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20대 남성의 정치적 지향을 반페미니즘으로 특징화함으로써 ‘여성 대 남성’이라는 젠더 갈등을 조장하고 이러한 구도를 이용하여 당대표에까지 당선 되었고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는 2021년 말부터 이어져온 국민의힘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젠더 이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윤후보가 젠더 갈등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수단화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행보도 윤 후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거대 양당이 대선 국면에서 젠더 이슈를 호출하는 양상은 성평등에 한 발 더 가까워지기 위한 정책 제시가 아니라 젠터 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득표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익을 누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대선 국면에서 이대남 프레임으로 인해 수렁으로부터 빠져나온 인물이 누구인지, 누가 득세하고 있는지를 보면 젠터 갈등의 궁극적 승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의 젠더 갈등 조장 혹은 편승으로 인해 여성의 목소리가 지워지고 청년의 삶의 질 개선이 미뤄지는 것에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에큐메니칼 진영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즉 윤 후보가 젠더 갈등을 조장하고 여가부 폐지 공약을 발표했을 때 에큐메니칼 진영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던 이재명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을 때에도 에큐메니칼 진영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반해 최근 들어 에큐메니칼 진영이 대선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사안은 윤석열 후보의 무속 관련 논란이라며 무속 정치에 대한 비판적 대응에는 몇 가지 우려할 점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무속 혹은 신천지에 대한 혐오 정서, ▲ 대응 이슈의 선별 문제, 즉 젠더 이슈보다 무속 이슈가 대선 이후 우리의 삶에서 더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인지에 대한 의문, ▲ 여성 혐오의 혐의 등으로 꼽았다.

김 집행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에큐메니칼 진영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지만, 현재 에큐메니칼 진영의 대선 참여가 과연 사회적 소수자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왜곡이나 편견 없이 온전하게 담아내고 있느냐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선 국면에서 양당체제의 한계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갈무리했다.

‘이대남’ 현상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이준봉 청년(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은 “이십 대 남성이 바라보는 ‘이대남 현상’과 20대 대선, 그리고 기독교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이대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정치인이나 언론, 사설 등에서 ‘이대남’이라는 용어는 “민주화 시대의 청년과는 사뭇 다른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세례를 받은 청년’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언급했다. 진보적 의제에 무관심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고 하는 우익적인 이미지로 이대남은 회자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봉 청년은 자신의 발제에서는 “이대남을 ‘공정을 중시하는 보수화된 20대 남성’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먼저 이대남의 탄생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직을 포함한 4월 7일 재보궐선거”로 보았다. 선거 결과로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의 인사들이 대거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구간은 20대 남성 연령층이었으며 각종 언론이 ‘이대남 현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대남의 특징에 대해 이준봉 청년은 “이대남에게 ‘페미니즘’이란 가히 주적과 같은 존재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대다수의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여성우월주의와 동치 관계로 생각하며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일방적인 혜택을 부여하며 여성들의 표를 얻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일부 진보계열 정치인들의 술수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20-34세 연령대의) 남성들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보다 더욱 불평등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대남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병역이다. 이대남이 병역에 대해 박탈감을 느끼는 원인은 “젠더 간의 갈등”과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대남은 페미니즘에 반발하지만,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며 이는 서로 다른 집단이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각기 상반되게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대남들의 표적은 칼날 같은 ‘공정’으로 수렴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에게 ‘유리천장’이라는 기회의 장벽이 있듯이 청년 남성에게는 ‘유리바닥’이라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기회의 균등을 문제 삼아 ‘여성 비율 할당 정책’, ‘여대에 설치된 약대/로스쿨 등의 불균형’등이 공정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대남은 ‘불공정하게 느끼는 일’에 분노하는 세대라고 규정했다.

이준봉 청년은 마지막으로 20대 대선을 앞둔 향후의 정치와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이십 대 남성이자 청년으로서 올해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단지 보여주기식의 언행과 처사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개선ㅇ르 위해 약속한 공약을 우직한 태도로 실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라의 국정을 이끌어간 사람들의 발자취이자 결과물이 이대남이다. 제발 종교 지도자나 종교 단체의 ‘눈치’를 그만 보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국가가 종교적인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교회와 목회자도 정치적 중립성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며 교회가 당회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여성과 청년에게도 의결권을 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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