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교회일치위원회가 2차 선교포럼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교회공동체 형성을 제안했다. ⓒ화면 갈무리

한국 사회 이슈에 대한 각 회원 교단의 응답과 소통을 통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협력하기 위해 NCCK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이 24일(목)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은 “기후위기 시대의 교회 공동체”라는 주제로 NCCK 교회일치위원회가 주최했다. 지난해 1차 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과 새로운 교회”에 이은 2차 포럼이다.

이번 2차 포럼은 한국 사회의 성장 신화에 매몰되어 서로 경쟁과 반목하는 교회가 아니라 함께 연대하며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하는 교회로 공생하고 공진화하기 위해 “서로 마주하기, 서로 배우기, 서로 이해하기”의 시간을 가지고 이를 통해 앞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시대의 교회공동체”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독교 내 상존하는 문제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협의함으로써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날 포럼의 발제자는 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와 양권석 교수(성공회대학교) 그리고 요한 박인곤 보제(한국정교회)가 맡았으며 발제 후 보탬과 협력으로 신악상 교수(한국교회환경연구소)와 이택규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운동본부 집행위원장)가 참여했다.

새로운 신학의 재구성 필요성 역설

김은혜 교수는 생태신학은 그동안 신론과 그리스도론, 인간론, 구속론 등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서 연구가 되었지만 가속화하는 기후변화에 가장 책임 있는 인간의 생활방식은 변화가 매우 더디고, 거대한 자본주의에 기초한 반자연적인 근대문명은 전환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자연을 파괴하거나 도외시하는 인간중심의 기계문화, 소비문화, 퇴폐문화를 근절하고, 자연을 적극적으로 회복시키는 생명문화형성은 인간의 필수적인 의무라며 새로운 인간주의는 이러한 가치를 지향하는 윤리적 주체로서의 인간이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관계적 이성을 기초로, 인간과 자연 모두에 존재 가치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인간주의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인간주의는 홀로 고립된 개인으로 존재해온 지난 근대의 인간관을 비판하고, 인간이 모든 생물과의 상호 관계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달아, 기후붕괴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인정하는 적극적 응답이라고 했다.

기후변화에 직면한 지구공동체를 보살피는 것은 중요한 몸의 실천이며, 우리는 이러한 몸 실천을 통해 반자연적인 죽음의 문화에 저항하게 되며 새로운 인간주의의 다양한 기독교적 가치들이 몸 실천으로 일상에서 실현될 때 기후붕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독교 생명문화가 형성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기독교 생태윤리적 관점에서 가장 문제가 된 교리적 이해는 인간 중심적 구원관 또는 인간의 무관심과 무관계성과 무책임을 정당화해온 구원관이었다며 하지만 관계적 삼위일체론은 개인을 넘어 영혼과 육체, 개인과 사회, 인간과 신음하는 피조물의 관계를 모두 포함하는 차원에서 구원을 이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사회가 새롭게 겪는 생태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학적 응답을 내높고 책임 있는 기독교 윤리적 담론을 재구성하기 위해 아타나시우스가 오래 전 설명한 ‘신화’의 개념을 살피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타나시우스는 『말씀의 성육신에 관하여』(On the Incarnation)에서 인간의 변화를 묘사하기 위해 ‘신화’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는데, 이 신화란 말씀의 성육신과 성령의 은총을 통해 우리가 예수 안에서 변화되고, 나아가 아버지와 관계 속에서 그분에게 동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신화신학은 인간의 신화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고, 신적인 행위로서의 창조 그리고 자연의 회복을 위한 신화신학의 적용으로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신화는 하나님의 영원한 새로운 영의 변혁적인 선물로서 성육신의 과정 가운데 그의 인간성 안의 예수는 성령의 수용자가 되고 예수는 성령을 통해 신화된다며 인간 역시 예수와 성령에 자신을 개방함으로 성령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예수는 이렇게 창조자로서 한낱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그 몸을 회복시킴으로써 우리 모두를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모든 일을 시작하셨다고 설명했다.

성서의 전통에 의하면 이러한 인간의 특별한 존재 규정은 오직 창조 공동체 안에서만 유효하며 인간은 단지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격이라고 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만물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하나님에 대한 경험이 될 것이며 삼위일체적 생태신학은 신화와 성육신의 의미를 재정립함으로써 피조세계의 신성을 회복시키고 인간에게 보다 적극적인 윤리적 책임과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위기의 시대는 교회론 위기의 시대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공회대학교 양권석 교수는 ‘생태계 안에 있는 교회: 인간중심적이고 본질주의적 교회론을 넘어서기 위하여’라는 발제를 통해 우리가 다른 모든 피조물들과 맺고 있는 생태적 관계, 그리고 우리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의 문제가 위기와 재난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며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겪고 있는 사회적 위기와 생태적 위기는 산업화 초기부터 이미 분리 불가능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은 지금까지 충분히 의식하지 못한 산업화와 식민화 그리고 사회적 문제와 생태적 문제라는 두 차원의 결합을 매우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위기는 다른 인종과 다른 종과 생태적 자산들의 착취와 남용을 당연시 해 온 우리의 생태관으로 인해서 야기된 생태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겪는 위기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바이러스에게 있지도 않고, 펜데믹 그 자체에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가 가진 인간 이해, 공동체와 사회적 관계 이해, 그리고 그것을 지탱하는 상징질서 등에 문제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는 일방적 희생자가 아니며, 교회는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정해야 설명했다.

여기에 교회의 위기는 교회론적인 반성이나 성찰, 그리고 의문과 질문이 없다는 점이 진정한 위기라고 역설했다. 교회는 결코 생태계 위에 있거나 밖에 있을 수 없다며 교회는 명확히 생태계 안에 있다고 언급했다. 생태적 관계론은 교회 안의 구성과 교회가 교회 밖의 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며 교회가 가지고 있는 계시, 전통, 교리 등에 대한 이해에 문제를 제기하는 관계론이라고 했다.

그래서 교회가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우리를 묶어 둘 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세계를 향하여 식민주의자의 태도를 갖게 하는 본질주의적이고 목적론적이고 일방향적 교회론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마지막 경고를 팬데믹이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교회론이 포함되어 들어가야 할 생태학과 경제학은 전체 하느님의 ‘집’의 생태학과 그 집을 위한 하느님의 경제학 곧 하느님의 경륜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론이 생태학과 경제학의 일부가 되는 과정은 하느님의 경제와 경륜을 증언하기 위해서 지구적 자본들이 추구하는 생태학과 그리고 경제학과 대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실현된다는 것이다. 교회 일치의 개념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상황화하려는 탈식민적 신학의 역사는 이제 생태적으로 더욱 확장된 이해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양 교수는 교회는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관계 안에 있는 것이지 폐쇄된 건물과 폐쇄된 공동체의 질서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며 교회를 사회적 관계와 생태적 관계로부터 고립시켜온 올타리와 담을 허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시 사회적 회심과 생태적 회심이 필요하고 교회를 둘러싼 세계의 사회적 관계와 생태적 관계 속으로 교회를 재맥락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재맥락화는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생태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위험, 인간 죄의 우주적 결과

세 번째 발제로 나선 요한 박인곤 한국정교회 보제는 환경문제에 대해 정교회의 가르침을 잘 요한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의 “정교회 전통 안에서 창조물에 대한 신학적 고찰”에 대해 발제를 했다. 정교회 특히, 최고의 수장인 세계 총대주교가 환경 위기에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일로 여겨질 것이지만, 세상과 하느님을 분리해서 따로 볼 수는 없으며 우리는 이중적인 시선이나 이분법적 세계관을 가질 수 없기에 인간의 안녕과 생태 보존에 대한 관심을 분리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보제는 우리가 직면하는 환경 위기는 단지 사회적, 영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는 죄의 우주적인 결과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며 참으로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모든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렇게 피조물을 보살피는 것은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관과 생활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라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바라보고 다루는 방식에 대해 말 그대로 ‘회개’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죄에 대한 전통적인 의미는 환경 남용의 죄도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구를 창조주의 선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지구를 무신론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선물을 받아들이고, 유지하고, 전달하는 것이 의무라고 강조했다. 미래의 세대는 더 좋고 전락과 폭력이 없는 세상, 관대함과 동정심의 더 밝은 세상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미래를 향해 가야할 진로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러한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이라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새로운 신학과 새로운 신학교육 및 교회

발제에 이어진 보탬과 협력 순서에서 신익상 교수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메시아 사건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취급받는 피억압자들이 겪는 강제된 희생에 응답하는 자발적 희생 사건으로 해석했다.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자발적 희생으로서의 메시아 사건이 인간 사회에만 국한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눈앞에서 보며 인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때, 하느님의 사랑이 온 우주를 대상으로 하듯, 메시아의 죽음도 온 우주를 위한 것이 된다며 메시아적 사건은 관계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며, 생태적 관계망은 바로 그러한 비대칭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정의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보탬과 협력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이택규 집행위원장은 기후위기 시대,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의 소명에서 현재의 위기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당연시 했던 산업문명에서 비롯되었다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자연환경을 인간 스스로가 파괴하며 살아온 대가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인식을 통해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106회 총회에서 ‘창조세계 회복을 위한 탄소중립 기장 선언문’을 채택하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한 ‘기후 포럼’이나 ‘생태 기장인 대회’를 계획하고 교단 산하 여러 단위들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생태환경 위기가 가속회되면서 이에 대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응답’도 활발해지고 있어 신학교에서부터 ‘생태신학’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은 과정을 수립해야 하고 총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목회자 프로그램이나 신도연합회를 비롯한 교단의 여러 기관들이 협력하여 생태목회/선교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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