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차제연 제공

평등의 원칙을 외면하는 차별의 정치를 끊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평등의 약속을 잇고
모두를 위한 내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가 3월14일(월) 오전 11시 국회 2문 앞에서 대선 이후 시민들과 함께 국회의원들에게 그동안 방치한 국회로 돌아와 정치인으로서 평등과 존엄을 원칙을 세울 차별금지법 제정의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며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를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차제연은 “역대 가장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는 어느 쪽도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했음을 반증한다.”고 지적하며 “또 다른 한편 혐오 선동으로 얼룩진 지난 대선 기간을 돌이켜보면 새 정부가 시작되기 전 평등과 존엄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무엇보다 시급함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차별금지법 제정

이종걸 차제연 공동대표는 “그 어떤 사회 과제보다, 어떤 개혁과 정치적 과제보다 우리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정실한지 다시금 확인하고자 또한 그 과제를 많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알리고자” 단식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뒷걸음질 치는 정치를 투쟁으로 이끌어 온 시민의 힘으로 국회에 올린 차별금지법을 우리 시민의 힘으로 통과시키자.”며 행동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상의 차별로 숨죽이며 먹는 한 끼 식사보다 평등의 감각과 차별 금지의 원칙으로 모두를 위한 평등 밥상”을 차리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 달라고 동료 시민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밀며 발언을 마쳤다.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은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경제적 수치일 뿐이라면서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우리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 바로 평등의 가치”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개혁 세력이라고 말해왔던 민주당은 물론이고, 이번에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도 통합을 말하고 있는 만큼 국민을 통합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가치가 차별 없는 세상”이며 “개혁 과제로서의 차별금지법은 빠른 시간 안에 제정되어야 하고, 그것을 가로막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새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힘을 가질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 혐오 당하고 차별받는, 비정상으로 일컬어지는 모든 삶들이 존중받도록 하기 위해서 나아가 배제 받았던 우리 주변의 여성과 소수자들을 잃지 않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더 이상 사회적 합의라는 핑계 뒤로 도망치지 말라.”며 “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과 소수자가 평등하고 존중받는 삶을 누리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싸울 것“이라 다짐했다.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사무국장은 “장애인 활동 지원사로 장애인과 함께 노동하다 보니 그들이 겪는 차별에 대해서 항상 많은 걸 느낀다.”며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차별 없는 삶을 위해서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했지만, 여성 노동이 저평가 받는 현실은 그 자체가 성차별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돌봄 노동 저평가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보라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차별금지법이 15년째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은 정치인들 책임도 있지만, 종교인들의 책임 역시 크다”며 기독교의 본바탕을 흩트리고 기독교의 영성을 산산조각 내는 바로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종교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릴레이 단식 가운데에서 다시 한 번 차별과 평화의 선동 정치를 조장하는 일부 한국교회의 행태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인들도 더 이상 이러한 혐오를 조장하는 종교인들 눈치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차별을 선정하고 평화를 부추기는 교회, 여성과 소수자들을 열등한 위치에 놓는 데 성서를 왜곡하며 인용해 온 교회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등 세상을 향한 발걸음에 지치자 말 것

▲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차별금지법에 제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보수 기독교를 강하게 비판했다. ⓒ차제연 제공

기자회견 후 2022 단식행동 ‘평등한끼’ 첫 순서로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기도회와 피케팅이 이어졌다.

장예정 님은 연대발언에서 “이전에 많은 투쟁의 선배들이 보여 준 절박한 음식의 투쟁을 이제 우리 후배들이 새롭게 부활시켜 이어가려고 한다.”며 “함께 서로를 지지하고 의지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 일을 꾸준히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몸을 해치면서까지 투쟁하려는 것”을 피하고 “앞으로 4주간 함께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한 끼씩 굶어 ‘평등한끼’라고 지칭한 릴레이 단식 행동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 후 여성신학회 김혜령 목사는 “공포의 텍스트를 넘어 2022 평등세상으로”(마 14:15-27)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었다. 김 목사는 “유대 사회를 통제하던 정결법이 죄인이며 더러운 자라고 규정한 이들과 말을 섞고 병을 고치며 심지어 밥까지 같이 먹고”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정당한 일원이 되도록 초대”하신 분이 바로 예수임을 선포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서를 문자적으로 따르는 이들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자유와 해방의 길을 함께 동시대의 문제들과 실현하며 계속해서 만들어 가는 이들”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 연대발언에서 정경일 님은 “선거는 끝났지만, 선택은 계속된다. 혐오와 사랑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스도인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리스도교의 기원은 차별과 혐오가 아니라 평등과 사랑이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는 것이며 회복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나님 나라는 차별과 혐오 없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걷고 있는 우리 가운데, 지금 여기에” 있으니, 평등 세상을 향해 아니 평등 세상이 이미 시작한 이 길을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기쁘게 함께 걸어가자”라고 독려했다.

이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평등의 원칙을 외면하는 차별의 정치를 끊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평등의 약속을 잇고 모두를 위한 내일을 만들어 가기 위하여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 운동을 제안하고 실행하고 있다. ‘평등한끼’ 운동은 3월 14일(월)부터 4월 8일(금)까지 계속되며 한끼 금식은 어느 때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정리연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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