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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를 당하게 하실 하나님의 유머 감각을 기대한다”마지막이 될지 모를 청와대 앞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기도회 진행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2.03.18 15:00
▲ 세월호 유족 중 박시찬 학생의 어머니 오순이 님께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기도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의 주장으로 청와대 이전이라는 흉흉한 이야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이 될지 모를 청와대 앞 기도회가 우중에 시작되었다. ⓒ홍인식

‘416생명안전공원예배팀’이 주관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기도회’가 17일(목) 저녁 7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김은호 목사(안산희망교회)는 욥기 19장 23절의 “아 누가 있어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기억하여 주었으면 누가 있어 내가 하는 말을 비망록에 기록하여 주었으면”이라는 성서 구절을 낭독해 기도회의 시작을 알렸다.

봄을 재촉하는 듯 내리는 차가운 비속에서 진행된 기도회에는 30여명이 참여해 8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기도회를 시작하며 참가자들이 함께 부른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라는 가사의 “잊지 않을게”의 노래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오순이(박시찬 학생의 어머니) 님은 기도를 통해 “진상규명을 위한 유족들의 아픔과 안타까움”을 하나님께 호소했다. 요한복음 8:14의 성서 말씀을 읽은 후 416가족 증언은 안명미(문지성 학생의 어머니)님이 나섰다. 그는 “힘이 없어 죽어야만 하는 존재들이지만 힘이 없던 과부와 재판관의 성경 이야기가 생각난다.”며 “날마다 청원하는 바보가 귀찮아 재판관이 그 청원을 들어준다는 이야”에서 “우리도 끊임없이 부르짖음으로 진실 규명이 언젠가는 이루어지길 기도해 본다.”고 고백했다. 이어 “끊임없는 외침과 몸부림만이 지난 8년의 세월을 통해 그나마 진실 규명에 가까워짐을 몸으로 터득했다.”며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아직은 붙들고 있기에 억지로라도 힘을 내봤으면 한다.”고 증언했다.

조선재(416생명안전공원예배팀) 집사는 “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미약하리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증거했다. 그는 “창세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거짓은 언제나 참을 가리고 변질시키고 죽이려 했다.”고 강조하며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참과 거짓의 싸움이며 세월호 사건 또한 그렇다.”고 지적했다. 즉 “문재인 정권은 세월호의 참과 거짓에 관심이 없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계속해서 “길이 없을 때 길을 만드시는 것이 하나님의 반전이고 절망한 자를 들어 교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역설”이라며 “윤석열과 국민의 힘이 스스로가 만든 올무에 스스로 걸려 수치를 당하게 하실 하나님의 유머 감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연대발언에 나선 한백교회 이상철 목사는 새로운 정권에서 다시 진상규명을 향해 매진하자고 독려했다. ⓒ홍인식

말씀 증거 이후 연대 발언에 나선 이상철(한백교회) 목사는 “세월호를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봤던 지난 8년 동안의 애도는 실패한 셈”이라며 참석한 이들을 놀라게 했다. “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쩌면 세월호를 연민의 마음만을 갖고 바라봤던 우리의 시선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향해 나가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동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연민보다는 여전히 배가 가라앉았던 8년 전 상황과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대한 수치심이 아닐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이제부터 세월호를 더 이상 연민의 감정 뒤로 숨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하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며 “그것을 믿으며 윤석열 정부에서의 세월호 3라운드를 다시 힘차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하자”며 연대 발언을 마쳤다.

기도회는 “약속해”를 함께 부르고 박인환(화정교회)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기도회를 진행하는 동안 유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변하는 듯이 차가운 봄비는 계속 내렸다. 어쩌면 청와대 앞에서 진행하는 기도회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참석자들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겠다는 결단을 다졌다.

▲ 김은호 안산희망교회 담임목사는 세월호 안전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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