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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는 신뢰“이 일을 위하여 이 때에 왔다” 2022년 한국기독교 부활절 맞이 묵상집 ⑱
NCCK | 승인 2022.03.18 20:31
▲ Eugene Delacroix, 「Christ on the Lake of Gennezaret」 (1854) ⓒWikimediaCommons

마가복음서 4:38

에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우며 말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프랑스 혁명을 그린 대표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 가운데, ‘폭풍 속에 잠든 예수’(1853)는 볼수록 흥미롭습니다. 노젓기를 멈추고, 손을 들어 균형을 잡고자 아우성입니다. 예수님이 계신 뱃고물은 물이 들이치면 맨 먼저 가라앉을 곳이죠.

어부 출신들도 겁먹고서 “우리가 이제 죽게 되었구나” 비명을 지르고 있고 “스승님! 곧 죽게 생겼는데 잠이 오십니까?” 성내는 친구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한쪽 팔로 베개를 삼고 쪽잠을 주무시고 계시죠.

이 이야기가 성서에 담긴 이유는 ‘자연재해를 제압하는 예수님’이란 제목을 달고 싶어서일까요? 초자연적인 기적을 행하는 마술사 예수님을 선전하기 위한 장면일까요?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을 비롯해 이 배에 오른 모두는, 같은 공동운명체입니다. 단 한 명이라도 흥분하여 잘못 생각했다가는 한꺼번에 물에 빠져 죽고 말았을 겁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예수님은 쪽잠을 주무시다 일어나 제자들을 안심시킵니다. 이 순간 우리에게 있어야 할 오직 한가지는 예수님에 대한 의지와 믿음입니다. 인간관계도 신뢰를 잃는 순간 모든 걸 잃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살 길을 열어주신 예수님에 대한 신뢰가 앞설 때, 재난 상황에서도 허둥대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들이 비명을 지를 때 우리는 의지와 믿음, 신뢰를 갖기로 부름받은 사람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느 곳에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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