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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평화의 관계“이 일을 위하여 이 때에 왔다” 2022년 한국기독교 부활절 맞이 묵상집 ㉙
NCCK | 승인 2022.03.30 01:02
▲ 정의가 없는 평화는 허상이고 평화가 없는 정의는 매마르다. ⓒGetty Image

시편 85:10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

평화는 긍정적이지만 오염되기 쉽습니다. 평화의 오염은 평화에 대한 오해, 그리고 의도적 왜곡에서 비롯됩니다. 평화를 오해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위해서는 어떤 경우든 시끄러운 일을 만들지 않고 잘못이 있어도 덮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평화를 왜곡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위해 잘못을 판단하지 말고 용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평화의 오염은 크고 작은 공동체와 사회 모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 마을, 회사 같은 공동체에서는 간혹 불미스런 일이 생깁니다.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 심각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흔히 잘못을 저지른 사람과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피해자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 잘못을 규명하는 일을 회피하거나 게을리합니다. 피해자에게는 공동체를 위해 침묵하라고 말합니다. ‘공동체의 평화’를 말하지만 그것은 평화를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서는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진실을 밝히는 목적은 잘못한 사람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할 기회를 주고,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실과 사랑의 만남이고 정의로운 평화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비슷한 일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사회 통합이나 평화를 위해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를 용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용서는 반드시 정의, 특히 피해자의 정의가 실현된 이후에 피해자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평화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정의를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평화는 정의로워야 하고, 정의가 없는 평화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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