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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 열사가 꿈꾸었던 세상, 우리의 영원한 현재”박현민 열사 30주기 추모행사 숭실대에서 개최
류순권 | 승인 2022.04.23 15:24
▲ 30주기를 맞은 고 박현민 열사를 추모하며 동기와 선후배들이 새로운 다짐을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류순권

고 박현민 열사 30주기 추모식이 22일(금) 오후4시 숭실대학교 ‘한경직 기념관 김덕윤 예배실’에서 진행되었다. 1부 추모예배와 2부 추모행사로 진행된 이번 추모식은 30주기 추모사업회(유족 대표 전병임 어머니), 숭실대 기독학생회동문회, 숭실대 민주동문회, 숭실대 6인 열사 연석회의, 숭실대 영어영문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등이 준비했다.

1부 사회를 맡은 장병기 목사(철학83)는 김흥겸 시인의 ‘민중의 아버지’라는 시를 인용하며 예배를 시작했다.

우리들에게 응답하소서, 혀짤린 하느님.
우리 기도 들으소서, 귀먹은 하느님.

얼굴을 돌리시는 화상당한 하느님.
그래도 내게는 하나뿐인 민중의 아버지.

하느님, 당신은 죽어버렸나,
어두운 골목에서 울고 있을까,
쓰레기 더미에 묻혀 버렸나,
가엾은 하느님.

얼굴을 돌리시는 화상당한 하느님.
그래도 내게는 하나뿐인 민중의 아버지.

숭실대 교목 고형상 목사는 “온 유족들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하나의 밀알이 일궈낸 그 풍성한 열매를 보게 하시고 나아가 열사가 그토록 꿈꾸었던 하나님의 나라가 이 나라와 이 민족 가운데 온전히 실현되는 것을 보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채수일 KSCF 이사장은 신명기 26:1-11을 본문으로 “기억과 구원”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채 이사장은 먼저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독일 뮌헨 근처 다하후 수용소에 각각 새겨진 문구를 소개했다.

“망각은 추방으로 인도하고 기억은 구원을 촉진한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여 경험하도록 심판 받았다.”

채 이사장이 이 같은 문구들을 인용한 목적은 명확했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기억 없이는 현재를 이해할 수 없고 기억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미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박현민 열사 추모식의 목적이기도 했다.

또한 채 이사장은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이유는 잘못된 과거 역사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지 단지 기념비를 세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기억과 마찬가지로 잊는다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자기 자신과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오늘 우리가 추구하는 고 박현민 열사는 어제의 역사가 바뀌었지만 오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그가 꿈꾸고 이루고자 했던 세상 오늘 함께 꿈꾸는 우리의 영원한 현재”이라고 강조했다.

▲ 추모예배를 마친 참석자들이 박현민 열사 동상이 세워진 곳으로 행진하고 있다. ⓒ류순권

이광일 전 KSCF 총무의 축도로 추모예배를 마친 후 2부 추모행사는 고 박현민 열사 추모영상, 약력소개와 추모사 등이 이어졌다. 87학번 동문인 서양호 중구청장은 추도사를 통해 “열사의 어머니이신 전병임 목사님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하면서 “그동안 힘들어서 추모식 등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가 현민이 형을 기억하는 것은 열사라든가 영웅이라든가 이런 모습보다는 20살 20대 청년의 모습”이었고, “투쟁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후배들과 뒤풀이할 때는 (전병임) 목사님의 끼를 이어받아서 항상 부흥에 전도 대회를 하시면서 좌중을 휘어잡던 20대 청년의 현민이 형의 모습이 기억에 남이 있다.”고 했다.

이어 숭실대 86동문이자 문학평론가인 강경희 교수의 추모시 낭독이 있었다.

현민아!
친구야!

괜찮다고 
괜찮다고
그렇게 말해다오

우리가 엉덩이를 부대끼고 앉을
따사로운 양달이 남아 있다고
그렇게 말해다오

현민아!
친구야!

추억으로 위로하는 
눈물 따위는 흘리지 않을게
해묵은 노역을 훈장 삼아
그대의 핏값을 더럽히는
위선 따위는 팔지 않을게

“나는 출입금지 구역에 누워 있었다”
쓸쓸했던 그대의 유고 시집을
다시 받아 쓴다
우리는 출입금지 구역에 다시 누울 것이다
우리는 출입금지 구역에 다시 누울 것이다

누군가 동의하지 않아도
그대가 옳았다.

유족을 대표해 박현민 열사의 어머니 전병임 목사는 “우리가 30년 걸어온 길은 마치 수도사의 묵언 수행처럼 누가 별 얘기를 안 해줬는데 항상 모이면 뜨겁고 모이면 정의롭고 모이면 빛나는 자리로 만들어 주신 동기, 동문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목사님들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추모행사 참석자들은 숭실대 캠퍼스에 세워진 박현민 열사의 동상에 헌화하며 추모행사를 마무리 했다.

박현민 열사의 어머니 전병임 목사의 언급처럼 “박경민 열사 30주년은 날짜를 당기든지 뒤로 미루든지 늘 이렇게 바람이 불고 춥고 그렇습니다. 아마 30년 동안에 날이 좋았던 날이 몇 번 안 되는 것 같습니다.”는 현 시국을 언급하는 것 같아 참석자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다.

▲ 고 박현민 열사의 동상 앞에 헌화하는 어머니 전병인 목사(사진 가운데). ⓒ류순권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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