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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을 희생하며 창출해 낸 잔인한 이윤을 원치 않는다”NCCK, 제132주년 세계노동절 맞아 성명 발표
이정훈 | 승인 2022.04.30 16:41
▲ 동국제강 하청노동자 고 이동우(38)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 회원과 유가족들이 19일 오후 동국제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페럼타워 앞에서 회사의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정당한 배상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천막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정기훈 매일노동신문 기자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장기용 사제)가 5월1일, 제132주년 세계노동절을 앞두고 “노동자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온전히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NCCK는 이번 성명을 통해 노동3권 등 노동자의 기본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 못한 현실,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등을 지적했다. “노동자와 경영진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할 동반자”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기본을 잃어버렸다”고 질타했다.

특히 NCCK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온전한 적용을 강하게 촉구했다. 지난 3월 21일, 동국제강 이동우 노동자가 보수작업 중 크레인 오작동 사고로 인해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사망한 사고를 언급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며 창출해 낸 잔인한 이윤을 원치 않는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 위에 세워진 욕망의 바벨탑에 기대어 유지되는 비겁한 사회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모든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온전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동국제강 이동우 노동자는 지난 3월 21일, 크레인 보수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 오작동으로 안전벨트에 몸이 감기는 산재 사고로 사망했으나 사측은 턱없이 부족한 보상액과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면책만을 제시하며 사태를 무마시키는 데에만 힘쓰고 있다.

이에 유가족들은 동국제강 본사 앞(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5길19)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취지에 따른 제대로 된 배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NCCK는 새롭게 출범할 윤석열 정부를 향해 “생명존중과 안전제일의 가치 위에서 노동의 정당한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동절을 맞아 NCCK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노동자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합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26)

132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평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세계노동절은 기본적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 스스로가 목소리를 높인 역사를 기념하며, 오늘날 우리 사회 가운데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저들의 공헌을 인정하며 복지를 향상시킴으로써 모든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132번째 세계노동절을 맞는 오늘, 우리 사회의 노동현실을 돌아봅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의 기본 권리와 복지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습니까? 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 등 헌법에 보장된 노동삼권은 사측의 갖은 편법과 정부기관의 무관심 속에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파업에 돌입하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을 협상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무시와 고립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온갖 공작을 통해 파업을 무력화시키고 노동조합을 약화, 와해시키려고만 합니다. 이를 중재하고 노동삼권의 온전한 실현을 강제해야 할 정부기관은 손을 놓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는 내팽개쳐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의 공헌을 마땅히 인정하고 있습니까? 부끄럽게도 인정은 커녕 노동자를 업신여기고 도구화 하는 데에 더 익숙합니다. 아사히글라스 하청노동자들은 밥 한 끼 맘 편히 먹을 시간을 요구하다가 문자 한통으로 해고되어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쫓겨났습니다.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은 사측이 정부의 근로지원금 조차 신청하지 않은 채 무기한 무급 휴직을 강요하자 이를 거부했다가 해고되었습니다. 온 나라가 팬데믹 극복을 위해 희생을 감수할 때 사측은 노동자에게 희생을 전가했으며, 고용노동부의 부당해고 판정조차 무시하고 복직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쉽게 해고하는 불의한 행태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가 없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와 경영진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할 동반자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기본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충분히 존중하며 저들의 인간적인 삶을 확보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까? 어려움 끝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같이 산재 사망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난 3월 21일에는 동국제강 이동우 노동자가 보수작업 중 크레인 오작동으로 인해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사망했습니다. 안전을 지키는 도구인 안전벨트가 오히려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입니다. 그러나 안전벨트는 잘못이 없습니다. 보수 작업 중에는 당연히 멈춰있어야 할 크레인이 갑자기 작동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작동을 재빨리 감지하고 멈춰 세워야 할 안전관리자는 어디 있었습니까?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이 한 달이 넘도록 장례도 치루지 못한 채 본사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 지금 사측은, 정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유가족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는 일, 사고의 원인을 낱낱이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일, 이것이 사측의 의무입니다. 이 당연한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강제하는 것은 정부기관이 해야 할 마땅한 역할입니다. 그리고 이 당연한 역할을 강제하고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해 제정된 것이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며 창출해 낸 잔인한 이윤을 원치 않습니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 위에 세워진 욕망의 바벨탑에 기대어 유지되는 비겁한 사회를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온전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26)

사람이 먼저입니다. 이윤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새롭게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생명존중과 안전제일의 가치 위에서 노동의 정당한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32번째 노동절을 맞이하는 이 순간, 장례도 치루지 못한 채 거리에서 눈물 흘리고 있는 故 이동우 노동자와 그 유가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공의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며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어 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평화가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5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장기용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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